좌절 맛본 머스크의 스페이스X, 이틀 뒤엔 성공할까

악천후로 유인우주선 발사 취소…30일에 재도전

과학입력 :2020/05/28 10:07    수정: 2020/05/28 13:46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모든 준비는 끝났다. 코로나19 대비까지 완벽했다. 그런데 한 가지. 날씨가 협조해주지 않았다.

2002년 스페이스X를 설립하면서 키워왔던 일론 머스크의 유인 우주선 발사 꿈이 일단 좌절됐다.

27일 오후 4시33분(미국 동부 시간 기준)으로 예정됐던 스페이스X의 유인 우주선 크루드래곤 발사가 악천후로 연기됐다.

이날 발사 현장을 보기 위해 플로리다 주 케네디우주센터를 찾았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허탕을 쳤다.

더글러스 헐리와 로버트 벵컨 등 두 우주비행사가 발사 전 우주선 조작을 하는 모습. (사진=스페이스X)

■ 날씨 문제로 계속 고민…결국 17분 전 취소 결정

이번 프로젝트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스페이스X가 공동 추진했다. 데모-2로 불린 이번 프로젝트는 미국이 9년 만에 발사하는 유인 우주선이란 점에서 각별한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많은 시선을 받은 것은 스페이스X를 이끌고 있는 일론 머스크였다. 머스크는 2002년 화성에 인간을 보내 식민지로 만들겠다는 야심찬 목표로 스페이스X를 설립했다.

그 때 이후 머스크는 유인 우주선 발사를 위해 많은 공을 들였다. 크루드래곤은 우주 정복이란 머스크의 꿈이 총집결된 프로젝트였다.

더글러스 헐리와 로버트 벵컨 등 두 비행사를 태운 크루드래곤은 이날 케네디 우주센터 39A 발사대에서 발사될 예정이었다. 발사대를 떠난 뒤엔 400km 상공에 있는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향하게 된다.

발사대 앞에서 포즈를 취한 두 우주 비행사. (사진=NASA)

발사를 앞두고 걱정거리는 적지 않았다. 특히 코로나19로 거리두기를 해야 했기 때문이다.

NASA는 일단 지상 관제센터 출입자들의 체온을 측정했다. 또 관제센터에선 가급적 물리적 거리두기에 신경을 써서 인력을 배치했다.

서로 다른 작업 공간에 배치한 뒤 안전유리를 설치해 긴밀하게 협조할 수 있도록 했다. 작업장도 수시로 소독하면서 코로나19 안전 대책에 만전을 기했다.

발사 며칠 전부터 날씨도 순조롭진 않았다. 하지만 스페이스X와 NASA는 발사 45분 전까지는 취소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면서 주변의 우려를 일축했다.

스페이스X의 우주선.

이런 준비에도 불구하고 결국 날씨가 발목을 잡았다. 인근 사우스캐롤라이나 상공에서 열대성 폭풍우가 발생한 것. 고민하던 스페이스X와 NASA는 결국 예정 시간 17분 전인 4시16분에 발사 연기를 결정했다.

■ 제갈량에게 동남풍 선사했던 하늘은 머스크에겐 어떤 선물?

‘화성 정복’이란 원대한 꿈의 시발점에서 날씨 때문에 좌절한 일론 머스크. 그에겐 아직 두 차례 기회가 더 남아 있다.

스페이스X와 NASA는 30일 오후 3시22분과 31일 오후 3시를 예비 발사일로 예약해 놨다.

관련기사

적벽대전을 앞둔 제갈량과 주유는 결정적인 순간에 불어준 ‘동남풍’ 덕분에 멋지게 승리할 수 있었다.

과연 일론 머스크도 이런 행운을 맛볼 수 있을까? 그 해답은 이틀 뒤 같은 장소에서 접할 수 있을 것 같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