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가 노트북용 라이젠 4000 프로세서로 올해 노트북 시장 확대를 노린다. 3-4년전 출시된 듀얼코어 노트북을 여전히 쓰고 있는 소비자의 업그레이드 수요를 잡아 점유율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델, 레노버, HP, MSI 등 주요 PC 제조사도 이르면 다음 달부터 라이젠 4000 시리즈 탑재 제품을 국내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다. 무게 1.2kg 내외로 휴대성을 강조한 제품 뿐만 아니라 게임용 노트북 시장을 겨냥한 제품도 출시 예정으로 관심을 끈다.
■ 지난 해 국내 시장 점유율 10% 내외
AMD는 지난 해까지 국내 노트북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시장조사업체 IDC가 지난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판매된 노트북 프로세서 점유율을 집계한 결과 1분기 인텔 99%, AMD 1%에서 2분기 인텔 95%, AMD 5%, 3분기 인텔 91%, AMD 9% 등으로 인텔의 우세가 지속되고 있었다.
그러나 AMD가 올 초 CES 2020을 통해 새 노트북용 프로세서인 라이젠 4000 시리즈를 공개하며 국내 소비자들의 관심도 높아진 상태다.
당시 AMD 리사수 CEO는 "라이젠 7 4800U 프로세서는 스레드 하나만을 이용한 싱글스레드 테스트에서 인텔 코어 i7-1065G7 프로세서에 비해 최대 4% 빠르며 멀티스레드 작업에서는 최대 90% 이상 빠른 성능을 보인다"고 주장했다.
■ 원격근무·온라인 학습 수요 상당수 흡수
특히 국내 시장에서는 코로나19가 AMD 노트북의 점유율 상승에 의도치 않은 역할을 했다. 원격근무와 온라인 학습 등으로 저렴한 PC를 찾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지난 해 출시되었던 AMD 노트북 판매량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다나와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3월 3주에 가장 많이 팔린 노트북은 50만원 이하에 구입할 수 있는 레노버 아이디어패드 S340이다. AMD 라이젠 프로세서와 4GB 메모리, 128GB SSD를 탑재해 기본적인 학습이나 업무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 주요 제조사, AMD 라인업 확대
델, 레노버, HP, MSI 등 주요 PC 제조사는 6월부터 국내 시장에 라이젠 4000 시리즈 프로세서를 탑재한 노트북을 대거 출시할 예정이다.
휴대성과 배터리 지속시간을 강조한 U시리즈, 게임과 콘텐츠 제작 등 고성능 작업에 최적화된 H시리즈 등을 탑재한 노트북이 10여 종 이상 출시될 전망이다. AMD 관계자는 "지난 해와 달리 올해 주요 제조사들이 다양한 제품을 투입하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델테크놀로지스는 AMD 라이젠 4000 H 시리즈를 탑재한 제품인 G5 5505 노트북을 지난 22일부터 온라인을 통해 판매에 들어갔다. 레노버도 게임용 노트북인 리전 시리즈에 올해 처음으로 AMD 라이젠 4000 H시리즈를 탑재한 제품을 투입한다.
■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위축 등 변수로 꼽혀
AMD 프로세서 탑재 노트북 신제품이 대거 출시되며 소비자들의 선택 폭이 넓어지는 동시에 전체 노트북 시장의 활성화도 기대된다. 다만 올 초부터 불거진 코로나19 범유행이 소비 심리는 물론 공급망까지 영향을 끼치는 변수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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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일부 유통사는 지난 1분기 오픈마켓 행사를 통해 AMD 노트북을 수천 대 이상 판매했지만 중국 내 공급망과 생산 물량 제한으로 인해 실제 제품 인도에는 1개월 이상이 걸렸다. 또 카날리스, IDC, 가트너 등 주요 시장조사업체가 PC 수요 감소를 예측하고 있다.
국내에서 그동안 '가격 대비 성능'을 앞세웠던 판매 전략도 수정이 불가피하다. 신제품 출시를 준비하는 한 유통사 관계자는 "100만원 대 이상의 게임용 노트북을 판매할 때는 이런 이미지가 도움이 되지 않아 접근 방법을 고민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