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위, B학점...실행력 높이고 AI 백년대계 짜야

[혁신성장 정책 3년 성적표]①4차산업혁명위원회

방송/통신입력 :2020/04/28 09:40    수정: 2020/04/28 15:34

지디넷코리아는 5월20일 창간 20주년을 맞아 문재인 정부의 ‘혁신성장 정책 3년’을 12개 분야로 나눠 평가하는 시리즈 기사를 준비했습니다. 이를 위해 업계와 학계의 전문가 41명으로 자문위원단을 구성해 소중한 의견을 들었습니다. 이 시리즈 기사가 문재인 정부의 혁신성장 정책을 더 알차게 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아울러 독자 여러분의 많은 성원 부탁드립니다.[편집자주]

①4차산업혁명위원회..."실행력 키우고 AI 백년대계 마련해야"(B학점)

“인공지능(AI) 기술에 대한 국가 정책과 전략을 집중 추진할 전담기구가 필요하다.”

지난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내놓은 ICT 공약 가운데 한 대목이다. AI 분야 정책과 전략을 수립하고, 관련 규제를 개선하며, 행정적 재정적 지원을 총괄하는 전담기구 설치를 검토하겠다는 약속이다.

180석을 차지한 여당의 총선 공약을 되살펴보면 무엇보다 AI 기술 개발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공약 이면에는 범정부 AI 정책 콘트롤타워 역할이 주어진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는 다소 한계가 있다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문재인 정부 혁신성장 정책 3년 성적' 이렇게 매겼습니다]

AI 기반 정책은 현재 정부조직도 상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무부처 역할을 맡고 있다. 범용 기술인 AI는 여러 분야에 걸쳐있기 때문에 기반 정책을 추진하는 과기정통부 외에도 여러 부처와 기관이 AI 정책을 내놓고 있다.

이에 따라 AI 국가전략이 마련될 당시 여러 부처의 AI 정책 구심점 역할은 4차산업혁명위원회에 두기로 했다. 3기 4차위를 이끌게 된 윤성로 위원장도 “올해부터는 AI 범국가 위원회 역할을 부여받은 만큼 인공지능 분야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취임 일성을 꺼냈다.

특히 3기 4차위는 AI 전문가를 대거 민간위원으로 위촉하면서, AI를 통한 국가 발전과 사회통합을 꾀하는데 힘을 실었다.

■ 이견 없는 AI 중요성

지난해 말 KT경제경영연구소가 발간한 ‘2020 빅체인지’에 따르면, 미래 사회를 이끌 기술로 AI와 5G 통신이 꼽혔다. 그런 가운데 한국은 5G 통신은 세계 최초 상용화를 통해 선도 국가 입지를 다졌지만, AI 국가 경쟁력은 뒤처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럼에도 국가 차원에서 AI에 거는 기대는 크다. 2030년까지 최대 455조원의 경제효과를 창출한다는 범정부 차원의 AI 국가전략을 마련했다.

AI 국가전략은 단순히 경제적 효과를 노린 것만이 아니다. 세계 각국이 AI 주도권 확보에 국가적인 노력을 기울이면서 미래 세대의 운명이 좌우될 수 있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범정부적 실행 방안을 내놓게 된 것이다.

이처럼 AI가 갖는 중요성에는 누구도 이견이 없다. 또 기술 확보부터 산업의 발전 활용과 AI를 통한 윤리 등 국가 차원에서 과제가 쌓여 있다.

AI 범국가 위원회 역할이 주어지기 이전 2기까지 활동한 4차위에서도 강조됐던 부분이다. 4차위가 출범 이후 2년 동안 활동한 결과물로 꼽히는 ‘대정부 권고안’에는 AI 기술과 데이터 주도권에 따라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국가 경쟁력이 좌우된다면서, 국가의 사활이 걸렸다는 절박감을 갖고 정부는 이 분야를 적극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실행 권한에 남는 여전한 아쉬움

AI 중요성이 이처럼 부각되고 있지만, 4차위를 둘러싼 시선이 곱지 않은 게 사실이다. 대통령 직속 기구로 마련됐지만 의결권을 갖지 못하는 법적 지위에 따라 당초 기대에 부합하지 못한 점이 가장 큰 이유다.

4차위는 정부가 내세운 소득주도성장과 별도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따른 혁신성장 전략의 중심축을 맡아야 한다는 의미에서 시작됐다.

하지만 4차위에 주어진 기능과 권한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예산조정권이나 장관급 부처 정책 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어려운 위상에 머물렀다.

개별부처 또는 부처 합동으로 이미 마련된 계획을 심의하는 쪽에 논의가 머무른 점에 4차위 만의 구체성이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도 피하기 어려웠다. 규제혁신 해커톤으로 가명정보 개념을 공론화시켜 데이터 3법이란 성과를 끌어내는 초석을 마련키도 했지만, 승차공유 서비스와 택시산업의 갈등에서는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3기 4차위에서는 그간의 지적을 개선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청와대에 디지털혁신비서관이 신설됐고, 과기정통부와 소통을 더욱 강화해 내재적 한계를 극복한다는 의지도 강하다. 다만 여전히 실행력에 대한 우려는 줄지 않고 있다.

■ AI 백년대계 밑그림은 그려야

윤성로 4차위원장은 AI 국가전략에 대한 다양한 플랜 가운데 이를 구체화하고 실행하는 역할을 맡았다고 강조해왔다. 특히 국민이 체감할 수 잇는 AI 청사진을 그리겠다는 단기 목표를 설정했다.

이에 따라 2기 4차위가 내놓은 ‘4차 산업혁명 대정부 권고안’을 넘어서는 AI 청사진을 제시해야 한다는 주문이 쏟아졌다. 국가의 미래 전략을 준비하는 차원에서 사명감을 가져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주문이다.

이와 함께 4차위의 활동이 단발적 논의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많았다. 4차위의 제 기능을 위한 걱정 어린 조언이다.

안정상 더불어민주당 수석전문위원은 “3기 4차산업혁명위원회는 정부 출범 이후 임기 후반부에 해당하는 시점에 와있기 때문에 부처 별로 마련했던 프로젝트의 실행 방안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종합 점검을 통해 그간 일군 논의 중에서 선택과 집중을 통해 시급하고 중요한 내용은 진두지휘해야 한다는 바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4차산업혁명위 설치 규정이 담긴 대통령령 2조 내용에 따라 충실하게 운영된다면 향후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4차산업혁명위원회에 대한 자문위원단의 평가는 실행력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데이터3법 등의 사회적 합의 도출에 기여한 점과 상당히 강력한 대정부 정책 권고안을 제시한 점이 평가돼 지난해 D학점보다 훨씬 좋은 B학점을 받았다.

■ B학점...포스트 코로나 시대도 고민하라

4차 산업혁명, 그 중에서도 AI 중심의 혁신은 피할 수 없는 선택이다. 압도적인 민간 경쟁력을 갖춘 미국, 거대 자본으로 집중 투자에 나서는 중국 외에도 해외 각국은 AI 전쟁에 이미 뛰어들었다.

영국은 앨런튜링연구소, 캐나다는 캐나다첨단연구소 등을 내세워 공공과 민간의 AI 개발 역량을 한데 모으고 있다. 일본은 인공지능기술전략회의를 내세워 별도 재정 지원까지 총괄하는 전담기구를 내세우고 있다.

당장 AI 범국가 위원회를 내세운 4차위의 임무가 가볍지 않다는 설명이다.

AI 외에도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고민해야 한다. 예상치 못했던 환경에 대비하는 것도 4차 산업혁명 대응 조직이 해야 할 임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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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는 전 세계적으로 기존의 산업경제와 생활양식의 변화를 전면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본질적으로는 위기다. 하지만 기회의 측면이 분명히 존재한다. 위기와 기회가 공존하는 것은 4차 산업혁명과 본질적으로 같다.

때문에 4차위 역할로 코로나19로 인한 새로운 혁신성장 전략을 내세우거나 방향성은 제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