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AI 범국가 위원회의 실행력

4차위의 법적 근거 부족, 범부처 협력으로 메꿔야

기자수첩입력 :2020/02/19 18:01    수정: 2020/02/19 22:33

지난 14일 3기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수장으로 낙점을 받은 윤성로 위원장이 인공지능(AI)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3기 4차위가 ‘AI 범국가 위원회’ 역할을 부여받은 만큼 AI 분야에 특히 힘을 쓰겠다는 구상이다.

AI 범국가 위원회 역할은 지난해 말 발표된 ‘AI 국가전략’에서 비롯됐다. 대통령의 인공지능 기본구상에서 범부처 차원의 발전된 정책방향이 도출된 것. 이를 실행하기 위해 3기 4차위에 AI 정책 구심점을 맡기기로 했다.

다만, 윤성로 위원장이 이끌게 된 4차위는 AI 정책 추진에 큰 기대를 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다. 4차위 자체가 여러 부처 정책을 심의 조정하고 추진하는 것보다는 민간소통 채널 역할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AI 정책은 미래세대 운명을 좌우할 것이란 고민의 산물이다. 이런 큰 고민을 해결해야 하는 범국가 위원회인 4차위가 정책 추진 한계를 갖고 있는 건 여러모로 아쉬운 부분이다.

윤성로 신임 위원장도 같은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실행력을 갖추지 못했다는 지적에 “청와대 디지털혁신비서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3인4각 체제로 협력과 소통을 강화해 내재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사진 = 이미지투데이

AI 분야에 집중하기에 앞서 실행력을 높이기 위한 고민이 먼저 이뤄져야만 한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는 셈이다.

때문에 4차위의 실행력을 강화하기 위해 법적 지위 격상 논의까지 나왔다. 대통령 직속기구로서 법적 근거를 갖추지 못하고, 모법 없이 대통령령으로만 설치되면서 범부처 정책 심의 조정도 쉽지 않은 상황에 있기 때문이다.

윤성로 위원장도 “법적 지위 격상 문제는 지난 4차위 활동에서 확인한 한계점으로, 청와대와 논의해보겠다”고 했지만 조직 출범 2년이 지나 뒤늦게 법안을 마련하는 일은 쉽지 않다. 총선을 앞둔 올해 국회에서 새로운 법안 통과를 최우선 과제로 둘 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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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위 조직 성격만 탓할 수도 없다. 정부 전체 차원에서 AI 범국가 위원회 역할을 맡겼다면 관련된 모든 부처가 힘을 모아야야 한다. 법적 근거가 명확하고 예산과 인력을 충분히 갖춘 정부조직이 있더라도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AI 정책은 매우 도전적인 과제라는 점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AI 범국가 위원회의 실행력은 4차 산업혁명 대응 정책이 그래 왔던 것처럼 한 곳의 힘만으로 해결할 문제는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