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국내 배달앱 산업, 지속 성장 이끄는 전략은?

장준경 애드저스트 한국 지사장

장준경 애드저스트 한국 지사장

클릭 한번으로 쉽고 편리하게 주문이 가능해지면서, 국내 배달 산업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업 유로모니터(Euromonitor)에 따르면 2018년 국내 온라인 음식 배달 시장 규모는 59억 달러(약 7조원)에 이른다. 시장은 더욱 복잡해지고 앱 마케터들은 가치를 높이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의 참여도 이어지고 있다. 유럽 딜리버리히어로의 우아한형제들 인수가 대표적이다. 지난 5년간 국내 음식 배달 및 테이크아웃 산업이 두 배 이상 성장한 점을 고려하면, 이번 인수는 매우 의미 있는 성장 동력을 확보한 것이나 다름없다. 유로모니터의 조사 결과, 국내 온라인 음식배달 시장 규모는 중국, 미국, 영국에 이어 네번째로 크다.

세계 마케터들이 국내 시장을 주목하는 이유다. 물론 관심이 높다고 해서 반드시 높은 수익으로 이어지는 건 아니다. 잠재 고객을 확보하고 유지하려면 주요 지표를 이용해 고객과의 연결을 강화하고 성공 사례를 벤치마킹해야 한다.

코로나19 영향으로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 소비자의 생활 방식이 바뀌고 있다. 언택트 문화가 자리 잡으면서 음식 배달 주문량이 급증하고 있다. 이런 수요에 맞춰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요기요 장보기 즉시배송 서비스를, CU는 요기요 앱을 통한 24시간 배달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러나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효과적인 데이터 분석 및 활용을 통해 확실한 마케팅 전략을 구축하는 것이 필수다.

장준경 애드저스트코리아 지사장.

■ 국내 음식 배달 열풍을 주도한 모바일

마케터들은 앱 성장에 주목하기에 앞서 잠재 고객부터 파악해야 한다. 먼저 국내 소비자들은 편의성을 추구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세계에서 손꼽힐 만큼 장시간을 근무하는 소비자들은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원한다. 이를 위해, 비마트, 나우픽 및 부룽과 같은 배달서비스 앱들이 등장했으며, 쌀, 라면, 아이스크림 등 1인 분량 생필품의 신속 배달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다.

한국은 모바일 퍼스트 시대를 연 국가다. 미국 여론조사기관인 퓨리서치센터(Pew Research Center)에 따르면 2018년 국내 스마트폰 보급률은 95%로 세계에서 가장 높다. 모바일 기기 사용 보편화와 음식 배달 앱의 간편성은 우아한형제들 같은 기업들이 성공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시장 데이터와 트렌드를 파악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최근 애드저스트는 국내 유저들의 앱 사용 습관에 대한 인사이트와 미국 등 주요 시장과 비교한 자료를 발표했다. 국내 음식배달 앱의 설치 수는 미국, 영국,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 유료 앱 설치율도 이집트, 콜롬비아, 아르헨티나에 이어 네번째로 높았다. 즉, 음식 배달 앱의 급격한 증가에도 국내 소비자들의 유료 전환이 높아지고 있다.

■음식 배달 산업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전략

유료 전환이 급속도로 증가함에 따라, 이제 음식 배달 산업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보다 강력한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

첫째, 유저 퍼널(User Funnel)의 모든 이벤트를 트래킹 해야 한다. 유저의 여정을 매핑하고 사용빈도 및 충성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파악할 수 있는 데이터를 확보하는 작업이 가장 중요하다. 가입부터 주문까지 모든 관련 이벤트의 트래킹 설정은 물론 유저가 음식점들을 탐색하거나 장바구니에 담는 등의 이벤트 트래킹도 맞춤 설정이 가능하다. 이러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마케터는 유저들이 인앱에서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이탈이 어디에서 발생하는지 보다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또한, 이를 통해 제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유저 경험을 향상시킬 수 있다.

둘째, 브랜드는 데이터를 세분화하여 유저를 효과적으로 타기팅(Targeting) 해야 한다. 유저를 세분화하는 방법은 매우 다양하다. 마케터들은 인구 및 위치뿐만 아니라 이벤트나 설치시간에 기반한 타기팅도 가능하다. 예를 들어 '유저가 탐색은 했으나 주문은 하지 않은 경우'와 '유저가 앱을 설치했으나 실제로 실행하지 않은 경우'가 있다. 또한, 세분화를 통해 가치 있는 유저와 이탈한 유저를 파악할 수 있다. 이탈한 유저가 지난주에 주문을 하지 않은 것인지, 주문 이력이 한 달 간 없는 것인지 알 수 있다. 이를 통해 다시 유저를 참여시키는 효과적인 방법이 할인인지 무료배송인지 결정할 수 있다.

셋째, 기후, 휴일, 휴가 등 계절성의 활용은 배달 브랜드가 성공할 수 있는 또 하나의 기회이다. 우아한형제들이 분석한 바에 따르면, 휴일 주문량은 평일 대비 40% 더 많고, 비가 오면 주문량이 20% 증가한다.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가 공개한 최근 3년 간 '설날 명절 시즌의 주문 데이터'의 경우, 유저의 습관을 파악하면서 연휴 기간 동안 마케팅을 최적화하는 방법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 연휴 기간동안 가장 많이 검색된 단어의 키워드는 '매운'이었으며, 가장 많이 주문한 음식은 '맵고 단' 음식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연휴에 전체 주문 수가 전년 대비 두 배 증가하였는데, 이는 고객 인사이트를 기반으로 타기팅하여 얻은 결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매각할 준비를 갖춘 스타트업이라면 이러한 데이터를 통해 장기적인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많은 스타트업 창업자들이 어느 시점에서는 새로 나아가는 데서 동기를 얻는다. 잠재 구매자들에게서 긍정적인 결과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확실한 ROI 데이터뿐만 아니라 유저를 얼마나 잘 파악하고 그 정보를 얼마나 잘 활용하고 있는지를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