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능·저전력을 내세운 인텔 새 프로세서 '레이크필드'(Lakefield) 장착 PC 출시가 잇달아 지연되고 있다.
코로나19로 붕괴된 중국 내 공급망 정상화 시점은 물론 제품 개발 과정의 시행착오가 주요 원인으로 보인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원격근무 등으로 클라우드 수요가 증가하며 듀얼 스크린을 장착한 서피스 네오 출시를 연기했으며 레노버 역시 이 달 안에 씽크패드 X1 폴드 출시가 불가능해졌다.
삼성전자는 지난 해 하반기부터 개발해 온 레이크필드 탑재 갤럭시 북S의 개발을 거의 마쳤지만 소프트웨어 관련 문제로 제품 출시가 지연되고 있다.
■ 10nm·14nm 칩 조합한 '레이크필드'
2018년 말 처음 공개된 인텔 레이크필드는 성능과 소비 전력의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된 칩이다.
가로·세로 12×12mm 공간에 10nm(나노미터) 싱글코어 칩과 14nm 쿼드코어 칩, 그래픽 코어 등을 한데 넣었다. 10nm·14nm 칩 아래에는 저장장치인 UFS가, 칩 위에는 D램이 탑재된다.
고성능이 필요한 작업은 10nm 칩으로, 일반적인 작업은 14nm 쿼드코어 칩으로 처리해서 성능과 절전의 균형을 추구했다. 10nm 칩은 지난 해 인텔이 출시한 10세대 코어 프로세서와 동일하며 14nm 쿼드코어 칩 역시 지난 해 10월 공개한 저전력 칩인 트레몬트(Tremont) 기반이다.
지난 달 말 기준으로 레이크필드 탑재 PC 출시 의사를 밝힌 주요 제조사는 마이크로소프트(서피스 네오), 삼성전자(갤럭시 북S), 레노버(씽크패드 X1 폴드) 등 총 3개 회사다.
■ "듀얼 스크린 서피스 네오, 올해 출시 없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해 10월 빌드(BUILD) 행사를 통해 윈도10X를 탑재한 듀얼스크린 PC인 서피스 네오를 공개하고 올 연말 경 출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9일(현지시간) 미국 지디넷은 내부 관계자를 인용해 "마이크로소프트가 서피스 네오를 올해 출시하지 않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지디넷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 최고제품책임자 파노스 파나이(Panos Panay)는 지난 8일 팀원들에게 이와 같은 내용을 통보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이런 결정은 코로나19로 중국 내 공급망이 타격을 입은데다 원격근무로 투인원이나 슬림 노트북 등 전통적인 '싱글 스크린' 기기의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서피스 네오에 기본 탑재하는 것을 목표로 개발중이던 새 운영체제인 윈도10X 역시 출시 시기가 불투명해졌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올 한해 동안 자체 제작한 PC 뿐만 아니라 외부 PC 제조사에도 윈도10X를 공급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레노버 씽크패드 X1 폴드, 코로나19로 출시 지연
레노버는 1월 CES 2020에서 실제로 작동하는 씽크패드 X1 폴드를 시연하는 등 가장 빠른 속도로 제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었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4월 중, 늦어도 5월 초에는 제품이 출시되어야 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영향으로 중국 내 공급망이 타격을 입으면서 출시가 지연된 상황이다. 한 PC 제조사 관계자는 "화면이 접히는 폴더블 PC 특성상 일반 노트북 PC와 다른 부품을 써야 하는 데 현재 조달이 쉽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적어도 올 상반기까지는 출시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일부 벤치마크 사이트를 통해 씽크패드 X1 폴드로 보이는 제품의 성능 측정 결과가 공유되고 있다. 3D마크를 통해 측정된 이 제품의 프로세서 성능은 퀄컴 스냅드래곤 835, 그래픽 성능은 엔비디아 지포스 MX250과 동등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단 이 성능 측정 결과는 실제 제품과 차이가 있을 수 있다.
■ 갤럭시 북S, 상반기 출시 위한 마무리 단계
레이크필드를 탑재한 PC 중 실제로 시장에 가장 먼저 풀리는 제품은 삼성전자 갤럭시 북S가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 말 SDC19를 통해 레이크필드를 탑재한 갤럭시 북S를 공개한 후 제품 개발을 진행해 왔다.
갤럭시 북S는 올 초만 해도 1분기 내 출시가 예정되어 있었지만 코로나19와 개발 중 발생한 문제로 출시 시기가 지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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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복수 관계자들에 따르면 현재 레이크필드 탑재 갤럭시 북S는 외부 디자인이나 내부 기판 설계 등을 모두 마무리하고 출시를 위한 막바지 작업중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갤럭시 북S의 하드웨어 관련 설계는 모두 끝난 상황이다. 현재는 드라이버 등 소프트웨어 관련 문제를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이르면 5월 중순, 늦어도 6월 안에 갤럭시 북S를 출시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