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근무와 온라인 강의, 온라인 개학과 봉쇄령으로 국내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노트북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외 주요 PC 제조사들은 급증하는 수요를 충족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국 등 공급망 회복이 더뎌지며 프로세서나 SSD, 디스플레이 등 핵심 부품이 아닌 주변 부품 수급이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은 인텔과 AMD 등 주요 프로세서 제조사의 출시 일정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단 중국과 대만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지속적으로 줄고 있어 공급망 회복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 코로나19 영향으로 세계 PC 수요 증가세
국내 시장에서는 2월 말부터 각급 기업과 기관이 원격근무를 장려하고 주요 대학교가 온라인 강의를, 각급 학교가 온라인 개학을 시행하면서 노트북 완제품과 데스크톱 PC 수요가 크게 늘었다. 이런 현상은 이미 세계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NPD 리서치는 지난 3월 말 미국 내 노트북과 키보드, 마우스 등 판매량이 예년 대비 10% 가량 늘었다고 밝혔다.
인도에서는 전 지역 봉쇄령이 시행되기 1주일 전인 3월 24일경부터 크롬북과 노트북 판매량이 급상승했다. 오는 5월 초까지 필수적인 업종을 제외하고 휴업을 시행하는 싱가포르에서도 크롬북과 보급형 노트북 판매량이 늘어나고 있다.
■ "핵심 부품 아닌 주변 부품이 발목 잡는다"
그러나 주요 PC 제조사들이 이렇게 늘어나는 수요를 감당하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중국·대만 등의 공급망과 물류 정상화가 지연되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엔비디아는 지난 달 24일 실적발표를 통해 "중국 내 공급망이 회복을 시작해 3월 말까지 80%에 달하는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그러나 국내외 PC 제조사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중국 내 공급망 가동률은 현재 70%에 못 미친다.
현재 PC 제조사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프로세서나 디스플레이 패널, SSD나 메모리 등 핵심 부품이 아닌 기구물이나 케이스(섀시),스피커 등 노트북을 구성하는 주변 부품이다. 구성 부품 중 하나만 빠져도 완성품으로 출하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인텔 프로세서 수급난으로 노트북 생산량을 조절해야 했던 지난 해와는 상황이 다르다.
글로벌 제조사 관계자 T씨는 "디스플레이 패널 수급 상황은 느리지만 꾸준히 나아지고 있다. 그러나 주요 부품이 아닌 다른 부품의 수급 상황이 더 문제다. 평소에 수급이 쉬웠던 부품들이 오히려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 "대만 내 주요 노트북 ODM 업체 출하량 늘어날 것"
이런 상황은 인텔과 AMD 등 주요 프로세서 제조사의 출시 일정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인텔은 당초 노트북용 10세대 코어 H시리즈 프로세서를 지난 달 중순 미국에서 공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미국을 포함한 전세계 각지에서 코로나19 확산 상황이 악화되며 이를 온라인 브리핑으로 전환했다. 이를 탑재한 제품도 일부 시장을 위주로 특정 모델만 공급될 것으로 보인다.
AMD 역시 지난 1월 CES 2020에서 새 노트북용 프로세서인 라이젠 4000 시리즈를 공개했지만 제품 출시는 한 달 정도 지연된 상황이다. 국내를 포함한 전세계에 공급되는 물량도 제한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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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3월 말을 전후해 중국과 대만 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어 공급망 회복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대만 디지타임스는 8일 "대만 소재 배터리·냉각팬 생산 업체의 3월 실적이 노트북 생산량 증가에 따라 개선됐다"고 보도했다. 또 9일에는 "주요 PC 제조사의 물량을 위탁 생산하는 ODM 업체들의 2분기 실적이 두 자릿수 이상으로 향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