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국 택배용 초소형 전기차가 아파트 내 보행자 전용 구간에서 과격하게 운행한 사실이 영상으로 포착돼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아파트 주민들의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세종시의 한 아파트에 거주하는 A씨는 7일 과격한 운전을 하는 우체국 초소형 전기차의 주행모습을 영상으로 담아 지디넷코리아에 보내왔다.
당시 우체국 초소형 전기차는 크게 원을 돌고 휠 스핀을 일으키며 아파트 보행 전용 구간을 빠져나갔고 뒤이어 우체국 소속 초소형 전기차 두 대가 따라갔다. A씨는 이 영상을 지난 4일 촬영했다고 밝혔다.
A씨가 거주하는 세종시 아파트 보행구간 내 우체국 초소형 전기차 통행 문제는 약 2개월 간 이어졌다.
당시 A씨는 국민신문고에 우체국 초소형 전기차의 아파트 보행구간 출입을 막아달라는 내용을 국민신문고에 보냈다. “안전은 양보할 수 없다”는 내용과 함께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이 A씨의 요구다.
A씨의 국민신문고 민원을 받은 세종우체국 관계자는 “앞으로 우편문 배달을 위해 전기차량 운행 시 아파트 내에서 지상운행하지 않도록 전 집배원 대상 안전교육을 정기적을 실시해 동일사항이 발생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불과 채 2개월도 지나지 않아 초소형 전기차의 아파트 지상 보행 구간 운행이 반복되면서, 우정사업본부 차원의 강화된 안전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세종우체국 관계자는 8일 지디넷코리아와의 통화에서 “집배원들의 편리한 우편물 배송을 위해 관내 아파트 단지마다 초소형 전기차의 지상 보행 구간 진입을 허가해달라는 공문을 보냈다”며 “이중 허용한 단지가 있고 안전을 우려해 허용하지 않은 단지도 있다”고 말했다.
세종우체국은 자체적으로 초소형 전기차 안전교육을 강화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보행 구간 진입 시 시속 30km/h 내외로 운전하는 것이 핵심이라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원래 아파트 단지마다 두 대 이상의 초소형 전기차들이 함께 이동해 우편물 배송하는 일은 없다”면서 “하지만 4월 4일 당시에는 선거 공보물을 빠른 시간 내에 배송해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세 대의 초소형 전기차들이 함께 모여 주행을 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A씨는 “현재 살고 있는 아파트의 경우 초소형 전기차와 오토바이 등의 지상 보행 구간 통행을 허가하고 있지 않다”며 “지하주차장으로 모든 동이 출입이 가능하고 무인택배함도 다 지하에 있는 만큼 우체국도 이를 활용해 안전하게 지하를 통해 우편물을 배송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세종우체국 관계자는 “원칙 상 지하에 있는 무인수납함을 사용하는 것 보다는 1층에 있는 우편물함을 통해 우편 배송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같은 원칙을 지키려면 지상 보행 구간을 활용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세종우체국 관계자는 “초소형 전기차의 경우 가상 주행음이 없기 때문에 저속 운전을 하더라도 보행자가 이를 눈치 못채는 경우가 많다”며 “집배원들이 안전운전을 해도 가상 주행음이 없어 항상 불안해하면서 운전해야 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아직 국내에서는 아파트 단지내에서 자동차 관련 접촉사고 등이 날 경우, 도로교통법을 근거로 처벌을 내릴 수 있는 규정이 없다. 아파트 단지는 공용도로가 아니기 때문이다.
관련기사
- 유명무실된 양재 전기차 집중형 충전소...1년 만에 접근차단2020.04.08
- 테슬라 모델 3, 3월 수입차 판매 1위...국산 전기차보다 많이 팔렸다2020.04.08
- 비야디, 600km 달리는 전기차 배터리 양산2020.04.08
- 3월 수출 감소했지만 선방…OLED·전기차 등 고부가 품목 호조2020.04.08
세종우체국은 현재 총 25대의 초소형 전기차를 운행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25대의 초소형 전기차들이 업무에 투입될 때 최대한 주민들의 안전에 위협이 되지 않도록 안전규칙을 강화해나가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