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준 기자의 e게임] 콜오브듀티: 워존, 블록버스터 배틀로얄이 주는 재미

단순히 템포가 빠른 배틀로얄이 아닌 기존 장르 아쉬운 점 보완한 게임

디지털경제입력 :2020/03/27 12:30

액티비전이 콜오브듀티 워존(이하 워존)의 기세가 엄청나다. 처음 공개됐을 당시만 하더라도 콜오브듀티 모던워페어의 신규 모드 추가 정도로 여겨졌던 이 모드는 출시 열흘만에 이용자 수 3천만 명을 넘어서며 올해 가장 뜨거운 게임으로 부상했다.

워존은 최대 150명의 인원이 하나의 맵에서 최후의 생존자를 가리기 위해 경쟁하는 과정을 즐기는 게임이다.

넓은 맵 곳곳으로 흩어져 아이템을 파밍하고 상대를 제압해 장비를 갖추면서 게임을 진행한다는 점과 점점 안전지역이 좁아짐에 따라 교전이 잦아지고 긴장이 고조되는 구조는 기존 배틀로얄 게임이 갖춘 요소와 동일하다.

워존은 기존 배틀로얄의 구성요소에 콜오브듀티 시리즈 특유의 느낌을 강조한 게임이다. 이용자가 원하는 일종의 패시브 스킬을 선택할 수 있는 퍽 시스템과 각종 무기 시스템에 콜오브듀티 시리즈의 장점인 속도감을 강조한 게임 플레이가 어우러졌다.

덕분에 이용자는 규칙은 동일하지만 전혀 새로운 감각으로 배틀로얄을 즐기게 된다. 기존 배틀로얄 게임이 긴장감을 강조한 스릴러에 가까운 느낌이라면 워존은 블록버스터 액션에 가까운 감각을 강조한 셈이다.

특히 무장투하, 굴라그 패자부활전, 약탈전 등 요소를 더해 워존은 단순히 템포가 빠른 배틀로얄 게임이 아닌 기존 게임에서 아쉬운 점을 확실히 보완하는 모습을 나타낸다.

게임이 시작되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공중에서 보급물자가 이용자 주변으로 떨어진다. 파밍에 긴 시간을 할애하거나 초반 파밍에서 쓸만한 아이템을 얻지 못한 이용자가 본격적으로 전투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요소다.

또한 이는 그때까지 제대로 파밍을 하지 못해 숨어있던 이들도 적을 향해 달려드는 계기가 된다. 반대로 숨어 있던 이들이 장비를 갖추기 위해 밖으로 나오는 타이밍을 노려 이들을 향한 공격도 늘어나기 때문에 게임의 교전 빈도가 크게 늘어나는 분수령이 된다.

굴라그 패자부활전은 한번의 사망이 게임 종료로 이어지는 스트레스를 크게 완화하는 장치이자 그 콘텐츠만으로도 재미가 훌륭한 요소다. 배틀로얄 중 사망한 이용자는 굴라그로 모여들게 되며 여기서 순서대로 교전을 펼치게 된다. 교전을 하는 이는 맵의 크기가 작고 한번만 승리하면 다시 배틀로얄에 뛰어들 수 있기 때문에 더욱 게임을 집중해서 하게 된다. 또한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는 이는 다른 이들의 경쟁을 내려다보며 이를 관람할 수도 있다.

약탈모드는 배틀로얄의 규칙에 FPS 장르의 가장 기본이 되는 데스매치 규칙을 더한 모드다. 게임 중 퀘스트를 수행하거나 땅에 떨어진 돈을 찾아다니는 식으로 돈을 모을 수 있으며 다른 이용자를 쓰러트려 해당 이용자가 지닌 돈을 모두 가져올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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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지역이 좁아지지도 않고 죽는 즉시 얼마든지 횟수에 관계 없이 부활할 수 있기 때문에 아이템 파밍의 재미는 유지하면서도 스트레스 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배틀로얄 장르는 재미있지만 스트레스가 심해 게임을 시작하기 버겁다고 여기는 이들에게 워존은 굉장히 좋은 선택지다. 다만 장기 흥행을 위해서는 핵 이용자에 대한 강력한 제재가 필수다. 이미 지난해 돌풍을 일으켰던 에이팩스레전드가 핵으로 인해 모멘텀을 완전히 상실한 바 있다. 콜오브듀티 시리즈를 오랜 기간 서비스하면서 핵 이용자에 대한 대응을 효과적으로 선보인 바 없었던 액티비전이 과연 워존에서는 어떤 운영 정책을 펼칠 것인지가 워존 장기 흥행의 척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