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헬로비전이 모회사인 LG유플러스의 알뜰폰 가입자를 모집하기 위해 차별적인 정책을 시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타사 가입자 모집 시 보조금을 적게 지급하거나, 타사 상품에 대한 안내를 소홀히 하는 방식이다.
문제는 차별적인 가입자 모집이 정부의 인가 조건에 어긋난다는 점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해 12월 LG유플러스의 LG헬로비전(구 CJ헬로) 인수 당시 ‘알뜰폰 가입자 전환을 위한 부당한 차별을 금지한다’고 명시한 바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LG헬로비전은 LG유플러스망 알뜰폰 가입자를 유치하면 타사 망 가입자에 비해 과도한 리베이트(보조금)를 제공하거나, 차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프라인 매장에 전달된 정책자료에 따르면 LG헬로비전은 LG유플러스 망 가입자 모집 시 상당한 리베이트를 지급하고 있다. 더욱이 기존 자사 알뜰폰 가입자가 KT나 SK텔레콤 상품으로 이동할 경우, 리베이트를 차감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유통점 입장에서는 같은 상품을 판매하더라도 LG유플러스 망 가입자 유치 시 더 많은 리베이트를 받을 수 있는 셈이다. 이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LG유플러스 망 상품에 대한 가입자 유치가 적극적으로 이뤄지는 배경으로 작용한다.
이에 대해, LG헬로비전 측은 "본사에서 해당일에 정책지를 내려보낸 적이 없기 때문에 대리점이 자체적으로 마련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포기된 리베이트 차감 내용도 KT와 SK텔레콤 가입자가 LG유플러스망으로 이동할 경에만 해당되기 때문에 오히려 KT와 SK텔레콤에 유리한 정책"이라고 해명했다.
온라인 사이트에서는 타사 망에 대한 프로모션을 소개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LG헬로비전의 온라인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LG유플러스의 망을 활용한 상품만 추천하고 있다. 최근 KT가 내놓은 최대 100GB 데이터를 추가 제공하는 프로모션에 대한 내용은 표기돼 있지 않다. KT 망 요금제인 LG헬로비전의 ‘The 착한 데이터 USIM 10GB’ 요금제 가입자도 매월 100GB의 추가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지만, 이를 알리지 않는 셈이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이번 프로모션은 KT가 가입자 1명당 만원 정도를 더 부담하는 정도의 조건인 탓에 알뜰폰 사업자 입장에서 마케팅 1순위인 요금제”라며 “LG헬로비전이 해당 프로모션을 홍보하지 않는다는 것은 LG유플러스 망으로의 가입자 전환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LG헬로비전 측은 "기존 고객 대상에게는 개별 MMS로 사전 안내를 진행했고, 신규 고객에 대해서도 다이렉트몰 요금제 페이지에서 포로모션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며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억울함을 토로했다.
이런 영향 탓인지 LG유플러스의 알뜰폰 가입자는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지난 2월부터 3월까지 LG유플러스 알뜰폰의 번호이동 건수는 월평균 1만2천여건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1월부터 12월까지 월평균 1천7백여건에 비해 7배가 넘게 증가한 수치다.
이에 대해,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유통망에 차별적인 보조금을 지급하거나 이용자의 알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는 LG유플러스의 LG헬로비전 인가 조건에 위반되는 행위임은 물론이고, 방송통신위원회의 사후 규제 조건에도 부합한다”며 “실제 부당 행위가 있었는지 여부를 전체적으로 판단해 문제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LG헬로비전 측은 가입자 부당 전환 의혹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다시 한 번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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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헬로비전 관계자는 “LG유플러스의 알뜰폰 가입자 증가는 KB국민은행의 리브M 가입자 견인 효과가 반영된 것"이라면서 "올해 헬로모바일 가입자와 번호이동 수치는 순감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어, "차별적인 리베이트를 지급한다는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면서 “온라인에도 팝업창에 LG유플러스를 홍보하는 이벤트 내용이 있기는 하지만, 세부 항목을 보면 3사 상품을 모두 동일하게 취급하고 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