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국내 주요 암호화폐 거래소를 통해 텔레그램 박사방 유료 회원의 신상확보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이 사용한 암호화폐 지갑 주소(모집 계좌)에 대한 분석을 마치고, 거래소를 통해 입금한 경우를 추려내 각 거래소에 해당 주소와 관련된 정보를 요청했다.
국민적 공분을 사는 사건인 만큼 암호화폐 거래소들도 적극적으로 협조한다는 입장이라, 박사방 유료회원 추적 수사에 속도가 날 전망이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경찰이 지난 23일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등 국내 주요 암호화폐 거래소에 텔레그램 박사방 유료 회원 추적을 위한 협조 공문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공문에는 유료 회원 것으로 추정되는 암호화폐 지갑주소가 해당 거래소 것이 맞는지 확인해달라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박사방 운영에 사용된 모집 계좌나 구매대행 업체 지갑으로 자금이 이동한 경우는 없는지에 대한 문의도 포함됐다.
일반적으로 거래소가 범죄 수사에 협조하는 방식은 경찰이 영장을 발부 받아 거래소에 특정 주소와 관련된 회원 정보 및 해당 회원의 거래 기록 일체 등을 증거로 요청하면 제공하는 식으로 이뤄진다.
경찰은 주범 조주빈을 검거해 박사방 운영에 사용된 암호화폐 지갑을 먼저 확보하고, 이 주소에 암호화폐를 보낸 주소들을 역으로 추적하는 방식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 과정을 통해 ▲거래소를 통해 입금한 경우 ▲구매·전송 중간책을 이용한 경우 ▲개인 지갑을 이용한 경우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이중 거래소를 이용한 경우는 비교적 빠르게 회원을 특정할 수 있다.
이에 경찰도 박사방 회원 전원 수사 방침이 정해지고 즉각 거래소에 공문을 보낸 것으로 보인다.
암호화폐 지갑추적 솔루션 업체 센티넬프로토콜의 양근우 이사는 "(현재 지갑분석 기술로) 웬만한 메이저 거래소의 지갑 주소는 대부분 파악가능하다"며 "거래소는 고객확인(KYC)하기 때문에 박사방 회원을 알아내려면 거래소를 통해 찾는 방법이 가장 빠르다"고 설명했다.
암호화계 거래소들도 이번 수사에 적극 협조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빗썸 관계자는 이번 사안과 관련해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는 사건으로 빗썸 내부에서도 어느 때보다 적극적으로 수사에 협조하겠다는 의지가 크다"고 말했다.
코인원 관계자도 "코인원 내부에서 이번 사건에 대한 분노가 상당하고 암호화폐를 범죄에 악용할 경우 결국 잡히게 된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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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미성년자를 포함해 여성 성착취물을 제작한 n번방·박사방 사건과 관련해, 주범 뿐 아니라 회원 전원을 수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20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온 '텔레그램 n번방 가입자 전원 신상공개 요청'에는 현재까지 181만명이 동의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23일 사건과 관련해 “경찰은 이 사건을 중대한 범죄로 인식하고 철저히 수사해서, 가해자들을 엄벌에 처해야 할 것”이며 “박사방 운영자 등에 대한 조사에 국한하지 말고 n번방 회원 전원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