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준 효성 회장, 국민연금 반대 뚫고 사내이사 재선임

주총서 70% 이상 찬성...'글로벌 경영' 성과 평가

디지털경제입력 :2020/03/20 11:28    수정: 2020/03/20 13:51

효성그룹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총괄사장이 지주회사 ㈜효성 사내이사에 재선임됐다.

효성은 20일 서울 마포구 공덕동 효성 본사에서 열린 제65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2019년도 재무제표 승인의 건, 이사 선임의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등이 모두 원안대로 통과됐다고 밝혔다. 이날 조 회장과 조 사장은 70% 이상의 찬성률로 사내이사에 재선임됐다.

국민연금은 지난 19일 발표한 대로 조 회장과 조 사장의 선임안에 반대 의결권을 행사했다. 전날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는 회의를 통해 조 회장의 기업가치 훼손 이력, 기업가치 훼손 감시의무 소홀, 과도한 겸임을 했다는 이유에서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국민연금의 지분은 약 10% 정도다.

이날 오전엔 공공운수노조 국민연금지부와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 등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주주총회가 열리는 본서 건물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 회장의 연임 안건이 부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조 회장의 횡령, 배임 혐의를 문제 삼아 이같은 의견을 제기하고 지배구조 개선해 투명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현준 효성 회장.(사진=효성)

그럼에도 이사 선임의 건이 통과된 것은 조 회장의 우호지분이 절반 이상을 차지해 반대 의견이 큰 영향력을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조 회장과 조 사장, 부친 조석래 명예회장 등 최대 주주와 특별관계자 지분은 약 55% 수준이다. 글로벌 경영성과도 영향을 미쳤다는 평이다. 지난해 효성그룹은 매출 18조119억원, 영업이익 1조102억원을 기록했다. 2016년 이후 3년 만에 영업이익 1조원대에 진입한 것이다.

앞서 효성은 조 회장의 재선임 추천 사유에 대해 "회장으로서 검증된 경영능력을 바탕으로 효성그룹 글로벌 비즈니스 성장을 견인해왔다"며 "그룹 전반의 고객중심경영, 책임경영 강화에 기여했고 고객과 주주, 시장 신뢰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김규영 효성 대표이사 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올해 글로벌 무역분쟁 장기화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둔화, 통화정책의 불확실성 등으로 성장세 둔화가 지속될 전망"이라며 "고객과 함께 성장하는 효성으로 도약해 주주 가치를 높여 나가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또 김 사장은 VOC(고객의 소리) 기반의 경영활동과 기술 혁신, 책임경영 실천, 첨단 기술을 적용한 업무 시스템, 지속가능 경영체제를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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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기존 제품의 획기적 개선과 신제품 생산 기술을 개발하고 당사만 가능한 차별화된 고부가 제품과 서비스로 성과를 내겠다. 고수익·저비용 사업전략을 수립하고 투명한 소통으로 책임경영을 실천하겠다"며 "효성의 미션인 ‘최고의 기술과 경영역량을 바탕으로 인류의 보다 나은 생활을 선도한다’를 실천하기 위한 지속가능 경영체제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효성은 이날 주주총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맞물리면서 현장 방역에도 나섰다. 주총 입구에는 열화상 카메라를 설치해 주주들의 체온을 확인하고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했다. 주총장 안에서는 참석자들이 지그재그 형태로 앉을 수 있도록 좌석을 배치했으며 발언대 앞에는 비말 확산방지용 칸막이를 설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