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악재 겹친 포뮬러 E 코리아, 정상 개최 '깜깜'

리더십 교체, 행사 취지 왜곡 비판 등 삼중고

카테크입력 :2020/03/15 11:19    수정: 2020/03/15 11:20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진행될 포뮬러 E 전기차 레이싱대회(서울 E-Prix) 준비가 순탄치 않다. 행사의 취지가 왜곡되고 있다는 지적에 이어, 리더십 교체와 코로나19 악재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이대로 가다가 포뮬러 E 레이싱 대회가 국내서 무산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포뮬러 E 코리아측은 13일 오전까지 대회 정상 운영을 위한 준비에 전념했다. 대회 의사결정 기구인 영국 포뮬러 E 홀딩스가 당시 서울 대회 운영에 대한 특별한 입장을 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영국 포뮬러 E 홀딩스 측이 13일 오후 4시 30분께 “서울을 포함한 5개 대회 일정 연기 발표를 진행하겠다”라고 하자 포뮬러 E 코리아 내부 직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포뮬러 E 코리아 관계자는 “우리 스스로 대회 일정을 재조정할 수 있는 권한이 없기 때문에, 무조건 상위 의사결정기구에 따라야 한다”며 “그런데 의사결정기구가 우리와 구체적인 상의 없이 갑자기 대회 연기 발표를 진행하겠다고 결정했다”고 말했다.

포뮬러 E측은 우선 서울을 포함한 5개 대회 일정을 2개월 중지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포뮬러 E는 서울 대회가 오는 7월 개최되는지에 대한 정확한 일정을 공지하지 않았다. 현재 코로나19가 세계적 대유행 단계이기 때문에, 운영 주체가 스스로 구체적인 일정을 섣불리 공개할 수 없는 것으로 분석된다.

포뮬러 E 서울 기자간담회에서 공개된 Gen2 레이싱카 (사진=지디넷코리아)

포뮬러 E 코리아 관계자는 “대회 연기로 인해 경찰과 서울시 등과 도로 임시 사용 허가 등 일정 조절을 해야 할 부분은 있다”며 “하지만 주관 방송사와의 협력 등 대회 운영에 필요할 모든 부분들의 차질은 없다”고 설명했다. 대회 연기로 인한 포뮬러 E 코리아 차원의 금전적인 손해가 없다는 것이다.

15일 오전 0시 현재, 일각에선 국내 코로나19 사태가 진정세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23일만에 확진자 수가 100명 이내로 접어들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코로나19는 북미와 유럽 지역 등에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만약 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 단계가 장기화되고 참가 선수들의 건강에 문제가 생길 경우, 대회 운영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포뮬러 E 코리아 관계자는 대회 취소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못 박았다. 그는 “향후 2개월 간 모든 일정을 재조정하는 수준”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리더십 교체로 한 때 논란, K-POP 행사 전념한다는 비판도

포뮬러 E 코리아는 지난해 7월 2일 서울 신라호텔에 기자간담회를 열어 대회 성공개최를 다짐했다. 이 자리에서 미세먼지의 심각성과 아시아 3개국 전기차 배터리 시장 중요성이 언급됐다.

하지만 이후 K-POP 부대 행사로 인한 생산유발 효과가 주로 언급되면서 “너무 K-POP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닌가”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이 나왔다. 여기에 K-POP 행사 개최로 인한 생산유발 효과가 1천990억원에 이른다는 통계발표도 논란을 키우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포뮬러 E 코리아는 이후 5개월 넘게 대회 행사와 연관된 학술대회나 컨퍼런스 개최 소식 등은 전하지 않았다.

포뮬러 E 코리아는 기자간담회 진행 후 리더십이 갑자기 변경되는 파행도 겪었다.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던 윤은기 당시 포뮬러 E 코리아 대표가 일신상의 이유로 사임한 것이다. 알레한드로 아각 포뮬러 E 회장과 함께 대회 성공 개최를 위한 별도 협약식을 진행한지 불과 며칠 안돼 대회 운영에 손을 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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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포뮬러 E 코리아는 문재식 JSM홀딩스(국내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업체) 회장이 이끌 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문재식 회장이 실질적인 포뮬러 E 코리아에서 실질적인 업무를 하고 있는지 아직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결국 포뮬러 E 코리아는 현재까지 세 차례 넘도록 대회 내 조직 구성원 문제와 행사 취지 왜곡, 코로나19 등 삼중고 속에서 운영되고 있다. 확실한 대안이 없으면 정상개최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알베르토 룽고(Alberto Longo) 포뮬러 E 공동회장 및 부대표, 윤은기 포뮬러 E 코리아 대표이사, 이희범 Seoul E-Prix 2020 대회운영위원장, 알레한드로 아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