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문화는 현재를 사는 우리들의 이야기다.
그 중에서도 웹툰은 요즘 사람들에게 익숙한 디지털 디바이스인 스마트폰을 통해 주로 전달되면서도, 드라마나 예능 등 쉴 틈 없이 연속적으로 진행되는 콘텐츠와 다르다. 감상할 때 차분히 생각을 정리하거나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여백의 미학을 갖고 있다. 이런 공감과 반추의 매력 때문에, 정서적 위안과 위로를 원하는 이들이 웹툰을 많이 찾고 있다.
이에 지디넷코리아는 레진엔터테인먼트의 레진코믹스와 함께 지친 일상을 잠시 잊을 수 있는 다양한 웹툰 속 이야기를 전한 쇼미더웹툰 시즌1에 이어, 쇼미더웹툰 작가에게 직접 듣는 시즌2를 마련했다.
세 번째 인터뷰는 '이별 리프'의 장대현 작가다. 웹툰은 이별 여행을 떠난 오래된 연인의 이야기다. 긴 시간동안 서로에게 익숙해져 편안함을 넘어 무감해진 시기의 연인은 이별의 끝점에 다다른 후에야 그간 잊고 지낸 중요한 사실을 떠올린다. 오래된 연인의 감정선을 섬세하게 묘사한 작가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참고기사 : 쇼미더웹툰 '이별 리프']
다음은 장대현 작가와의 일문일답
Q. 작품 제목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 있나요? 이 작품을 구상하시게 된 배경은 어떻게 되나요?
“이별 리프는 6년의 연애 끝에 프랑스로 이별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입니다. 제목에서 리프(leap)는 도약을 의미하며 주인공 구현지가 이별 여행을 통해 성장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죠. 그리고 작품 내 장치의 중의적 표현이기도 합니다. 이별 리프는 실제 저의 장기 연애 경험을 바탕으로 잠시 프랑스에 머물렀을 때 구상한 작품입니다. 저는 이별 여행을 떠나본 적이 없지만, 만약 오랜 연애 끝에 이별을 맞게 된다면 이런 감정이겠구나 하는 상상을 해본 거죠. 마침 프랑스 내에서 자료 수집을 할 수 있었기에 오랜 연애 끝에 이별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그들이 프랑스로 이별 여행을 떠나게끔 만들었습니다.”
Q. 작가에 대한 간략한 소개와, 웹툰 작가가 된 배경과 계기 등이 궁금합니다.
“많은 작가들이 그렇듯 저 역시 어린 시절부터 만화가가 꿈이었습니다. 오랜 기간 만화 잡지들을 매주 사 보았죠. 그렇게 성장하여 대학에서 만화를 전공했고, 졸업 직전 다음 웹툰에서 ‘고마워 다행이야’로 데뷔를 했습니다.”
Q. 작가님이 평소 작품 활동에 영감을 받게 되는 영화나 드라마, 웹툰 등을 그 이유와 함께 소개해주세요.
“저는 작업할 때 드라마를 많이 보는데요, 최근에 ‘동백꽃 필 무렵’이 너무 재밌었습니다. 드라마가 갖고 있는 긴 호흡 속에서 오는 켜켜이 쌓인 감동을 좋아해요. 웹툰은 ‘Ho!’를 참 재밌게 봤어요. Ho!는 처음부터 많은 정보를 노출하는데, 거기까지의 도달 과정에서 쌓여가는 장면들을 보는 것이 좋았어요. 아마 이쯤에서 제가 좋아하는 장르들이 드러났을 거라 생각되는데요, 사실 가장 사랑한 작품은 국내 드라마 ‘네 멋대로 해라’입니다. 제 작품에서 대사를 그렇게 쓸 수 있다면 여한이 없을 것 같아요.”
Q. 연재 과정에서 어떤 점이 제일 힘들었나요. 그 시간을 어떻게 극복했나요?
“역시 주간 마감 속 건강관리인데요, 당시 저는 한국에서 작업을, 애인은 프랑스에서 공부를 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매년 프랑스를 방문했는데 연재 중간에 프랑스에 가서 작업하다 팔꿈치에 탈이 났죠. 그게 상당히 오래가더라고요. 한번 집중하면 오래 앉아있곤 했는데 중간중간 운동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Q. 작가가 꼽은 이 작품의 하이라이트는 어떤 장면인가요?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첫 장면에서 잠깐 노출하는 이별 여행의 끝에 서는 장면입니다. 프랑스에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장소가 그 배경의 장소인데, 취재할 때부터 이곳 밖에 없다고 생각했어요. 이 장면에서는 오랜 연애, 거기서 오는 익숙한 행동들, 지난 추억들 등이 지나가고 그런 것들이 쌓여 오는 감정의 변화를 표현하는 것이 좋았어요. 그것을 위해 진행을 매우 느리게, 컷도 크게 크게 썼지요. 덕분에 분량이 많아 힘들었지만 정말 그리고 싶었던 장면이기에 열심히 그렸던 것 같아요.”
Q. 이 작품의 비하인드 스토리나 공개한 적 없었던 에피소드 있을까요?
“있습니다. 구현지와 엄마의 장면을 더 그리고 싶었는데 분량 상 아쉽게 빠졌습니다. 이 작품은 로맨스 물이니 두 주인공 간의 감정이 더 우선시 될 필요도 있었고요. 그리고 번외로 한지우의 프랑스 시험 내용도 그리고 싶었는데 후반 내용이 길어져 그러지 못했네요. 시험 관련 인물이 앞에 살짝 나오긴 합니다만 뒤에 출연시켜주지 못했어요.”
Q. 이 작품을 꼭 읽었으면 하는 독자는 누구인가요. 독자들에게 어떤 작품으로 기억되길 바라시나요.
“이 작품의 테마가 그렇듯, 오랜 연인, 그 연애 과정 속에서 고민하시는 분들, 이별 후 공감이 필요한 분들이 읽어주셨으면 좋겠어요. 이별 리프를 읽음으로써 자신의 지난 삶을, 연인을 돌아볼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감동스러울 것 같습니다. 그렇게 독자분들의 시간을 잠시나마 과거로 돌려주는 작품으로 남았으면 좋겠습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이별 리프를 완결한 후 오랜 연인과 결혼도 하고 연재 전 등록했던 대학원의 학위도 따고 했습니다. 이제 교육에도 몸담으며 작품을 하려 하는데요, 차기작은 다방면으로 구상 중에 있고 동료 글 작가와의 협업도 계획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개중에 또 로맨스도 있고 전혀 다른 장르도 있는데 다음 작품이 무엇이 될지 아직은 모르겠군요. 다른 작가분들도 그렇듯 작업 준비 중 불발이 되는 경우가 많은데, 올해는 꼭 연재를 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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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독자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 더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이별 리프를 읽어주신 독자분들께 감사드리고, 아직 읽지 않으셨어도 웹툰을 사랑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기회가 되신다면 이별 리프 속 구현지에게 많은 공감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이별 이야기에 관심을 가질 필요 없이 사랑하고 계시다면 그게 최고이겠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