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진 쇼미더웹툰] 소년소녀 외모차별 고민담...'외모윤리'

작가 이아영 작품, 55화로 완결

인터넷입력 :2020/01/12 09:40

대중문화는 현재를 사는 우리들의 이야기다.

그 중에서도 웹툰은 요즘 사람들에게 익숙한 디지털 디바이스인 스마트폰을 통해 주로 전달되면서도, 드라마나 예능 등 쉴 틈 없이 연속적으로 진행되는 콘텐츠와 다르다. 감상할 때 차분히 생각을 정리하거나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여백의 미학을 갖고 있다.

이런 공감과 반추의 매력 때문에, 정서적 위안과 위로를 원하는 이들이 웹툰을 많이 찾고 있다.

이에 지디넷코리아는 레진엔터테인먼트의 레진코믹스와 지친 일상을 잠시 잊을 수 있는 다양한 웹툰 속 이야기를 소개하고자 한다.

레진코믹스 '외모윤리'(작가 이아영), 자료제공: 레진엔터테인먼트

지난해 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2030 직장인 10명 중 9명이 '외모도 경쟁력'이라는데 동의한다고 밝혔다고 한다. 뜻하지 않게 혜택을 받거나 피해를 경험하는 등 '사회생활 중 외모로 인한 차별을 경험했다'는 직장인도 5명 중 3명꼴로 높게 나타났다. 최근 알바생을 대상으로 '꾸밈 노동'을 주제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알바 근무 중 외모에 대한 품평을 경험한 적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55.8%의 알바생이 '있다'는 응답결과가 나왔다.

레진코믹스 '외모윤리'는 외모에 대한 편견이 여전히 존재하는 사회에서 획일화된 외모기준으로 차별을 받는 소년소녀들의 이야기다. '미나'는 뚱뚱하다는 외형적 특징으로 중학교 때부터 친구 하나 없는 외톨이였다. 혼자인 학교생활은 고등학생이 돼서도 이어져, 다른 아이들이 삼삼오오 모여 대화하는 쉬는 시간에도 조용히 만화를 볼 뿐이었다. 그런 미나에게 어느 날 같은 반 학생인 '동주'가 말을 건네 온다. '지금 무슨 만화를 보고 있느냐'고, '너랑 나랑 취향이 비슷할 것 같다'면서 말이다.

미나는 이 상황이 낯설고 불편했다. 반에서 제일 잘생긴 동주가 자신에게 말을 건네는 것 자체가 반 아이들의 놀림감이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만화를 본다는 이유로 대화 한번 해보지 않은 채 자신을 덕후라 단정지은 아이들이, 만화를 좋아한다는 동주에게는 귀엽다고 하는 모습을 보니 다소 억울한 생각도 들었다. '내가 보던 만화를 동주도 보는 것뿐인데 도대체 뭐가 달라진 걸까?'

그런 미나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동주는 만화이야기에 신이 나 자꾸만 말을 건다. 미나는 이에 아이들이 수군거리는 게 불편하지만 한편으로는 등교 이후 처음으로 자신에게 말을 걸어주는 그가 고맙기도 했다. 그래서였나보다. 만화책을 빌려주겠다며 집으로 초대하는 동주의 제안을 쉽게 거절하지 못한 미나는 그의 집을 방문하게 된다.

동주의 외모에 어울리는 동화 속 왕자님 같은 방을 기대했던 미나. 그런데 예상과 달리 그의 방은 수많은 피규어와 만화책으로 가득 찬 이른바 덕후의 방이었다. 순간 미나는 동주가 덕후라는 사실에 실망하고 동주도 다른 아이들처럼 못생긴 자신이 만화를 좋아하니 덕후라 생각했다고 오해한다. 안 그래도 반 아이들에게 자신은 못생겼기 때문에 덕후 소리를 듣고, 동주는 잘생겼기 때문에 만화 보는 게 그냥 취미로 보이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레진코믹스 '외모윤리'(작가 이아영), 자료제공: 레진엔터테인먼트

미나는 '진짜 덕후는 동주 너 아니냐'며 화를 내는데, 동주는 자신을 덕후라 부르는 미나에게 되레 고맙다며 기뻐한다. 사실 동주는 어려서부터 오타쿠, 즉 좋아하는 일에 몰두하는 덕후가 되고 싶었다. 동주 입장에서 덕후는 좋은 것이었다. 덕후가 지닌 몰입의 경험은 자산이요, 무언가를 좋아할 때 생기는 긍정의 에너지는 삶의 원동력이기 때문이었다. 동주는 그래서 스스로가 덕후라는 것이 좋았고 당당했는데 그의 생각과 달리 주변 사람들은 덕후에 대해 편견을 갖고 있었다. 동주가 덕후라고 해도 믿지 않는 것은 물론, 무엇보다 덕후라 오해받는 아이들이 동주 때문에 상처받는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후 동주는 자신이 오타쿠라는 말을 더는 하지 않게 됐다는 것. 그런데 미나가 먼저 덕후라 알아봐 주니 기쁘다는 얘기였다.

미나는 그간 외모지상주의의 수혜자로만 생각했던 동주 역시 또 다른 형태의 외모 차별을 받으며 살아왔다는 것을 알게 된다. 무엇보다 미나 자신도 '잘생긴 동주는 이럴 것'이라며, 자신이 생각하고 싶은 대로 동주를 정의하고, 덕후에 대한 편견마저 심했음을 깨닫고 부끄러워한다. 외모로 함부로 사람을 평가하고 자신을 따돌렸던 반 아이들과 선입견을 갖고 동주를 대한 자신이 뭐가 다른지 스스로를 돌아본다.

이제 그녀는 자신과는 다른 세계에 살고 있을 것만 같아 멀게 느껴졌던 동주와 진심으로 친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두 사람은 같은 취미를 공유하며 가까워지고 미나의 일상에도 조금씩 변화가 생기기 시작하는데…

관련기사

미나와 동주의 이야기로 출발한 '외모윤리'는 두 사람의 이야기 뿐 아니라 동주 친구들이 외모로 인해 겪는 오해와 차별 경험도 들려준다. 남학생 중에서도 유난히 작고 왜소한 체격의 동주 친구 '다준'이 겪은 상처, 동주의 쌍둥이 여동생인 '복이'가 겪는 오해와 부침 등 주변의 많은 이들이 각기 다른 형태로 외모 차별을 받고 있었던 것. 이 과정에서 미나는 다른 사람의 시선에 묶여 외형적으로 아름답지 않다는 이유로 움츠려 들고 사람들과 거리를 두었던 과거의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작가는 미나와 동주 뿐 아니라 외모 때문에 오해받고 상처 입은 소년소녀들의 이야기를 섬세하게 보여주고 있다. 외모지상주의가 만연한 세상에서 내면의 아름다움을 알아볼 수 있고 이를 추구하는 사회를 만나고 싶게 만드는 '외모윤리'는 55화로 완결돼 서비스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