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지 40일이 지난 시점에 국내 10대 그룹 총수 보유 주식종목 주가가 평균 14.1% 하락, 지분가치는 4조5천억원 넘게 증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주식재산은 2조7천억원 넘게 증발한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소장 오일선)가 ‘코로나19 첫 확진자 발생 40일 후 국내 10대 그룹 총수 주식평가액 변동 분석’ 결과 이같이 도출됐다고 2일 밝혔다.
■ 10대 그룹 핵심 계열사 10곳 주가 평균 16% 하락
조사 결과에 의하면 국내 10대 그룹 핵심 계열사 10곳의 지난 1월 20일 대비 2월 28일 주가는 평균 16% 떨어졌다.
10대 기업 중 ‘롯데쇼핑’(-29.2%)과 ‘신세계’(-23.6%)가 20% 넘게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유통업체가 가장 큰 융탄폭격을 맞았다는 의미로 풀이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어 조선항공화학 업종에 속하는 ‘한국조선해양’(-19.1%), ‘대한항공’(-16.9%), ‘한화’(-15%) 등도 주가가 15% 이상 주가가 떨어졌고, 건설 업종인 ‘GS건설’도 14.4% 하락했다.
국내 핵심 산업인 전자업을 이끌어가는 ‘삼성전자’(-13.1%), ‘SK하이닉스’(-12%), ‘LG전자’(-15.2%) 세 곳의 주가도 10% 넘게 주가가 내려앉았다.
국내 자동차 산업의 대표주자인 ‘현대차’는 -2.5%로 10대 기업 중 그나마 주가 하락률이 소폭에 그쳤다. 하지만 현대차와 같은 계열사에 있는 ‘기아차’(-12.9%)와 ‘현대모비스’(-14.6%)는 10% 넘게 주가가 하락해 자동차 분야도 코로나19를 빗겨가지 못했다.
이와 관련해 오일선 소장은 “코로나19 사태는 국가적 혼란을 불러일으킴은 물론 주식 시장에서도 업종에 상관없이 주가 폭락이라는 대형 폭풍을 몰고 왔다”며 “문제는 코로나19가 세계 여러 국가에서 홍역처럼 동시 다발적으로 겪고 있어서 우리나라가 역량을 집중해 상반기 전에 회복 국면으로 전환하더라도 여러 국가 등과의 수출 교역량 등을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는 데는 하반기 이후부터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 10대 그룹 총수 주식재산 40일 만에 4조5천억 증발
이번 조사에서 국내 10대 그룹 총수가 보유한 주식재산은 32조5천650억원(1월 20일)에서 27조9천727억원(2월 28일)으로 40일 사이에 4조5천922억원(14.1%↓) 증발했다.
가장 많은 지분가치가 사라진 그룹 총수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다. 이 회장의 지난 1월 20일 당시 주식평가액은 19조2천607억원으로 올해 처음으로 19조원을 넘어서며 최고점을 달성했던 시점이었다.
코로나19로 인해 이 회장의 주식재산에도 큰 변동이 찾아왔다. 삼성전자와 함께 삼성생명 주가가 20.7% 떨어지며 지난 2월 28일에는 16조5천417억원으로 고꾸라졌다. 불과 40일새 이 회장의 주식재산이 2조7천190억원(14%)이나 사라져버린 것이다.
같은 기간 SK 최태원 회장은 3조1천225억원에서 2조4천929억원으로 6천296억원(20.2%↓) 주식재산이 증발했다. 현대차 정몽구 회장도 3조8천544억원에서 3조4천196억원으로 4천346억원(11.3%↓) 쪼그라졌다.
10대 그룹 중 주식재산 하락폭이 가장 큰 총수는 롯데 신동빈 회장이었다. 신 회장은 8천736억원이던 주식평가액이 6천511억 원으로 25.5%(2224억 원↓) 줄었다. 불과 40일 사이에 신 회장의 주식재산 중 4분의 1이 없어져 버린 셈이다. 롯데쇼핑을 비롯해 롯데지주(23%↓) 역시 20% 이상 주가가 하락한 것이 결정타였다.
신세계 이명희 회장은 주식재산 1조 클럽에서 탈락하고 말았다. 1조1천665억원이던 지분가치는 9천568억원으로 40일 사이에 2천97억원(18%↓) 상당의 주식재산이 사라졌다.
이번 조사 대상자 중 한진 조원태 회장만 코로나19 사태에도 주식재산이 60% 이상 불어나 눈길을 끌었다. 조 회장의 1월 20일 주식재산은 1천617억원 수준이었다. 이후 40일이 지난 2월 28일에는 2천596억원으로 978억원 정도가 주식평가액이 뛰었다. 60.5% 수준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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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회장 주식재산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것은 한진칼(보통주) 종목이다. 한진칼의 주가는 1월 20일 4만1천800원에서 2월 28일 6만7천200원으로 60.8% 급등했다. 최근 조원태 회장과 누나인 조현아 전 부사장과의 경영권 분쟁 이슈 중심에 한진칼 주식이 있다 보니 단기간에 주가가 폭등했다.
한편, 조사 대상 주식종목은 국내 10대 그룹 총수가 보유하고 있는 33개 상장사 주식(우선주 포함)이다. 주가 증감 비교 시점은 코로나19 첫 확진 환자가 발생한 1월 20일과 지난달 28일이다. 주식평가액은 총수가 보유한 보유 주식 수에 해당일 종가를 곱해 산출했다. 이와 함께 10대 그룹 핵심 계열사 10곳(총수 미보유 주식 포함)의 주가 변동 현황도 별도 조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