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3법(개인정보보호법·신용정보법·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기업들도 분주해졌다. 수집에만 그쳤던 데이터를 분석하고 결합, 가공도 가능해진데다 유통할 수 있는 길까지 열렸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가 내건 '데이터 경제 시대'에 발맞춰 뛰고 있는 기업들의 2020년 데이터 전략을 격주에 걸쳐 소개한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① "신한은행 'CASH' 데이터로 고객 자산 가치 높인다"
② "데이터 분석 기술 내재화로 은행업무 진짜 혁신하겠다"
KB국민은행 윤진수 데이터전략그룹 전무는 경쟁력 있는 기술의 내재화와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보유한 기술을 올해 중요 과제로 꼽았다. 인공지능(AI) 기술의 발전이 나날이 빨라지고 있는 시점에, 이 트렌드를 놓치지 않고 은행업과 직접 연관된 기술을 접목하겠다는 것이다. 윤진수 전무는 "그림 그리는 AI가 은행에 무슨 필요가 있냐"며 "전격적으로 속도감을 내 은행 업무에 실질적인 도움이 있는 걸 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 AI 이젠 사업화할 시기...준비 완료
2019년 KB금융지주와 국민은행이 조직개편이 이뤄지면서 데이터전략본부는 데이터전략그룹으로 격상됐으며, AI혁신센터가 신설됐다. AI혁신센터는 아주 트렌디한 AI기술을 파악하고, 은행에 접목할 수 있는지 아이디어를 발굴하는 조직이다. 윤진수 전무는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과 허인 국민은행장께 보고드렸더니 좋아하셨고, 필요성에 대해 말할 때 국민은행 내 텍스트 데이터가 대부분인데 제대로 활용이 되고 있지 않다는 점을 전달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윤 전무는 "조직이 만들어졌고 기존 서비스에 AI를 적용해 혁신적으로 만드는 것, 이제는 정말 사업화하는 부분들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업무 효율화와 플랫폼 구축과 운영, 연구하고 내부에 전파하는 모든 것들을 아우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AI 등과 관련해 모든 회사들이 뭔가를 만들어서 투자도 하고 인력도 뽑고 했는데 이제는 결과물을 보여줄 타이밍이라고 본다"면서 "AI가 주류로 온 시점서 AI혁신센터는 제대로 추진할 있는 동력이며 올해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잘 만들어진 SW, 은행에 잘 맞는 '내재화'로
윤진수 전무는 "전격적으로 속도감을 내서 그림 그리는 AI를 연구하는게 아닌 은행업무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혁신 기술을 내재화겠다"는 목표를 정했다. 그는 "외부 시스템통합(SI)업체만 믿고 솔루션 사오고 이런 것보다는 자체로 기술 역량을 갖고 있고, 오픈 이노베이션을 동시에 가야 한다고 본다"며 "가장 먼저 본 것은 텍스트 분석 솔루션"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은행 내 텍스트 위주의 데이터가 많았지만 제대로 활용이 되지 않고 있었다"면서 "텍스트는 할 수 있는 게 많은데, 문서 요약이나 시장조사에서의 센티먼트인덱스 등의 키워드 추출도 텍스트 기반으로 이뤄진다"고 진단했다. 윤 전무는 "텍스트를 제대로 이해해야 요약과 핵심어를 뽑을 수 있는데, 여기엔 텍스트 분석 솔루션이 있다"며 "이 솔루션을 제대로 만들고 내재화하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구상에 따르면 텍스트 분석 솔루션은 대고객 단에서의 은행업무 처리의 품질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윤진수 전무는 "콜센터에 상담한 내용도 결국 음성데이터가 텍스트데이터가 돼 남는다"면서 "어떤 상담이었는지, 상담이 잘 됐는지도 알 수 있고 보험 상품 상담도 오늘 상담한 내용을 실시간, 자동으로 분석해 고객에게 전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윤 전무는 또 "자연어 처리 기술과 텍스트 분석이 핵심 기술이다. 이걸 시스템으로 만들어서 쓸 수 있게 하면 될 것이라 본다"고 덧붙였다.
올해 내로 텍스트 분석 솔루션이 붙은 시스템이 돌아갈 예정이다. 상담 요약 웹사이트를 만들어 웹 형태서도 텍스트 분석 솔루션을 활용할 수 있으며, 애플리케이션프로그래밍인터페이스(API)형태로도 활용할 수 있게 만들 예정이다.
■ 지속가능한 경쟁력 자신있어
왜 윤진수 전무는 기술 내재화를 하려는 걸까. 금융사는 기술 기업이 아니라 기술 인력 확보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윤 전무는 "자연어 처리 깊이있는 학문 영역인데 딥러닝 덕에 데이터 전 처리(Pre-training)만 잘 하면 성능을 낼 수 있는 오픈소스도 많이 생겼다"며 "알고리즘 오픈소스가 굉장히 많고 필요한 걸 알맞게 쓰면 된다고 봤다"고 답했다.
특히 그는 기술 내재화는 두 가지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자신만의 철학을 밝혔다. 윤 전무는 "기술을 만들 당시 무조건 경쟁력 있는 기술을 만들어야 한다는 게 첫 번째고, 2~3년이 지나서도 경쟁력이 있어야 지속가능한 경쟁력이라는 게 두 번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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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그는 "내재화는 남의 손을 안 빌리겠다는 건데 오픈소스덕에 할 수 있다고 생각했고 자신있다"면서 "단순히 기술 내재화가 아니고 시스템화해서 쓸 수 있게 만드는게 나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윤진수 전무는 "경쟁력을 확보할 자신도 있고 경쟁력 유지할 자신이 있다"며 "실제로 쓰이는 기술들을 풀어낼 수 있도록 하고 플랫폼적으로 데이터도 다양하게 쌓이고 보관할 수 있도록 올해를 꾸려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