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CASH' 데이터로 고객 자산 가치 높인다"

[응답하라! 데이터 2020] ①신한은행 김철기 빅데이터센터 본부장

금융입력 :2020/02/11 14:42    수정: 2020/05/12 13:54

데이터 3법(개인정보보호법·신용정보법·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기업들도 분주해졌다. 수집에만 그쳤던 데이터를 분석하고 결합, 가공도 가능해진데다 유통할 수 있는 길까지 열렸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가 내건 '데이터 경제 시대'에 발맞춰 뛰고 있는 기업들의 2020년 데이터 전략을 격주에 걸쳐 소개한다. [편집자주]

신한은행 김철기 빅데이터센터 본부장.(사진=지디넷코리아)

신한은행 김철기 빅데이터센터 본부장은 2020년 데이터 전략 과제를 소개했다. 2017년 데이터 관련 외부전문가로 신한은행에 영입된 이후 2년여 간 데이터 분석 기반을 갖추고 데이터를 찾는 문화를 만들어왔다면, 올해는 이를 기반으로 신한은행 데이터 기획력의 강점을 보여주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 노하우·기획력 강점...신한은행 데이터 산업 경쟁력 확보

김철기 본부장은 "2년 동안 빅데이터센터를 이끌면서 올해 물꼬를 튼 것도 있고,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는 것도 있다"며 "2020년의 화두는 온·오프라인, 대면·비대면 연결과 같은 통합 경험을 상품과 마케팅·기획 등 모든 서비스서 제공하는 것"이라고 운을 뗐다.

그동안 사안에 따라 대면과 비대면 채널을 통합해 상품을 만들고 마케팅을 진행했다면 이제는 대면과 비대면의 프로세스를 통합한다는 것이다.

김 본부장은 "조직도 디지털과 개인그룹이 합쳐져 디지털개인부문이 됐다"며 "앞으로 지점을 방문이나 모바일 유입 고객에게 고객 경로 분석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인화된 서비스를 대면과 비대면서 제공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올해 3월 데이터 거래소가 시범운영되고, 신용정보법 개정안도 8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김철기 본부장은 신한은행 빅데이터센터가 갖고 있던 노하우와 기획력의 강점을 내보일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그는 "비식별화 가이드라인에 따라 비식별화를 단행해봤다. 그 과정서 법적 자문도 받고 금융위원회에 수 차례 문의하면서 노하우가 생겼다"며 "데이터 거래소가 열리면 아마 차별화에는 속도가 변수가 될 거다. 시각화도 하고 비식별화 노하우도 있기 때문에 각종 데이터 산업 대응력이 높아졌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데이터 거래소가 개설되는 즉시 유통은 물론이고 자문 서비스도 시행한다는게 김 본부장의 계획이다.

신용정보법 개정안에 포함된 '마이데이터' 사업도 준비 중이다. 김철기 본부장은 "오픈뱅킹 얘기하면서 계좌 수를 말한다. 답답한 노릇"이라면서 "은행에 많은 상품과 서비스가 있으니 본연의 플랫폼을 가져가야지 계좌 수는 중요하지 않다. 마케팅 비용 쓰면 계좌 수는 늘고 안 쓰면 준다"고 일침을 가했다. 김 본부장은 "계좌 수보다는 계좌의 질을 봐야 한다"고 부연했다.

김 본부장은 오픈뱅킹과 동시에 타 은행, 카드, 증권 등 자산을 종합 관리하는 신한은행의 '마이자산'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현재는 자산 내역을 스크린 스크래핑으로 가져오지만 이 역시도 오픈 애플리케이션프로그래밍인터페이스(API)로 열릴 것"이라며 "마이데이터 인가를 은행에도 내줄 수 있다고 가정하고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은행만이 갖고 있는 데이터를 충분히 활용하면 차별화한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다고 봤다.

신한은행 김철기 빅데이터센터 본부장.(사진=지디넷코리아)

김철기 본부장은 "은행 데이터 뭐가 있을까 봤더니 소득, 저축, 소비가 있더라"며 "이를 'CASH'로 명명했다. 고객(Customer)·자산(Asset)·영업점(Store)·자금의 역사(History of money)를 압축한 단어로 우리의 강점은 자금의 역사에 있다"고 했다. 그는 "예를 들어 어느 지점서 어떤 대학생이 체크카드를 냈다고 하면 추후에 어떤 서비스를 이용할지 자산은 어떻게 움직일지를 예측하는 것"이라며 "서울시와 데이터 협업 작업으로 데이터 분석의 시각화, 다른 데이터와 결합 시 어떤 것을 도출할 수 있는지를 해본 경험이 있어 더 큰 가치를 만들어낼 것으로 보인다"고 예견했다.

■ 반도체서 쓰는 프로세스 마이닝·데이터 교육...내부 DT 가속화

김철기 본부장은 데이터를 쓰는 문화,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문화를 만들어왔다면 현재는 내부의 디지털 전환을 이루기 위한 작업도 병행 중이다. 그는 "프로세스 마이닝이라고 있다. 제조분야 중 공정이 최적화해야 하는 반도체에선 이미 쓰고 있다"며 "신한은행도 사람을 요소로 보고 적용해보자는 안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인터넷 모바일 뱅킹에는 로그가 남는데 로그에 프로세스 마이닝을 접목하는 것이다. 병목 현상은 없는지 들어가는 인원에 비해 나오는 결과는 얼마인지를 봐서 문제가 있는 절차에는 분석이나 인공지능을 도입해 효율화를 꾀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2월 중순부터 은행 직원을 대상으로 데이터의 감각을 일깨우는 '빅데이터 커리어 개발 프로그램'도 진행할 예정이다. 그는 "레벨 4개 과정이며 빅데이터센터 직원 6명이 직접 데이터 이해와 시각화 분석, 빅데이터 플랫폼 이해와 실습 등과 같은 과정을 진행할 것"이라며 "데이터 분석만이 아닌 업을 아는 이들을 빨리 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봤다. 직원들의 반응이 폭발적"이라고 귀띔했다.

빅데이터를 다루고 이해하는 직원들이 쉽게 쓸 수 있는 빅데이터 거버넌스 운영도 올해 계획 중 하나다. 김 본부장은 "빅데이터 통합 분석 플랫폼이 2019년 12월말 완성됐는데, 이 안에 고급 분석가가 아닌 일반 분석가도 쓸 수 있는 데이터 포털도 구축했다"면서 "데이터 포털에 가면 클릭 몇 번 만으로 분석이 가능하고, 자신이 자주 쓰는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큐레이션하는 기능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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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빅데이터센터를 2년 여 간 이끌면서 디지털 분야를 이끄는 상급자들이 '예전에 우리가 해봤던거야' 라는 식의 사고 방식을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본부장은 "우리가 예전에 했던건데라고 하는데 그럼 뭐할거냐. 그런 사고방식은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것을 끊어버린다"며 "그때는 다르고 지금은 다르다고 생각하며 디지털 시대에 금기어가 돼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