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 총재 "디지털 통화 발행 검토"

르가르드 "빠르고 수수료 적어....현금 사용 감소 대비"

금융입력 :2020/01/09 10:57

유럽중앙은행(ECB) 크리스틴 르가르드 총재가 디지털 통화 발행을 검토 중이며, 적극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8일(현지시간) 외신 '디크립토' 등은 프랑스 경제잡지 '챌린지'와 르가르드 총재가 인터뷰한 내용을 인용 보도, 유럽중앙은행이 디지털 통화 발행에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르가르드 총재는 유럽중앙은행이 현금 사용의 감소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이며, 현금 이용이 줄더라도 중앙은행은 돈을 계속 사용할 수 있도록 디지털 통화의 타당성과 장점을 조사하고 있다고도 부연했다. 또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내용은 유럽중앙은행 공식 트위터 계정에도 게재됐다.

그가 지칭하는 디지털 통화는 중앙은행이 발행한 디지털 통화로 'CBDC(Central Bank Digital Currency)'로 개별 기업이 발행하는 암호화폐와 다르다.

인터뷰에서 르가르드 총재는 "더 빠르고 지불 수수료가 적다는 점"을 언급했다. 현금 이용도 줄어든다는 점도 제기했다. 2019년 국제통화기금(IMF)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 이외의 국가를 포함한 11개국의 평균 현금 사용률은 2.2%에서 1.3%로 하락했다. 젊은 층의 현금 이용이 줄어든 인구통계학적 변화에 기인한 것으로 보고서는 분석했다.

다만 르가르드 총재는 디지털 통화에 대한 냉정한 시각도 제시했다. 그는 "디지털 통화가 성공하기 위해선 그것을 쓸 인센티브가 있어야 한다"며 "디지털 통화는 은행 직불카드만큼 편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CB 르가르드 총재는 지난해 유럽연합 회원국의 중앙은행과 협력해 다양한 형태의 디지털 통화의 실현 가능성을 평가하는 전담반을 설립했다.

한국은행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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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은 디지털 통화 발행을 공식화하진 않았지만, 디지털 통화 발행의 유인 등을 살펴보기 위한 전담 조직을 이달 중 구성할 예정이다. 한국은행은 그간 디지털 통화 발행의 유인이 없다며 2018년부터 2019년까지 1년 여 운영했던 '가상통화연구반'을 해체하기도 했으나, 현금 이용의 감소와 글로벌 동향을 직시할 필요가 생겨 새 조직을 만드는 것이다.

한국은행 측은 "조직 개편이 이뤄지는 내년 1월 께 CBDC연구조직이 구성될 수 있게 준비하고 있다"며 "기존 금융결제국 내 디지털혁신운영반이 다소 넓은 범위의 연구를 진행했다면 새로운 조직은 CBDC에만 역량을 집중하도록 꾸려질 예정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