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강자' 독일, 4차산업혁명 주도 비결은

'인더스트리 4.0 대부 헤닝 카거만, 4차산업혁명 페스티벌 강연

컴퓨팅입력 :2019/12/16 10:16    수정: 2019/12/17 07:17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4차 산업혁명이란 말을 세계에 널리 알린 것은 세계경제포럼(WEF)이었다. 2017년 1월 다보스포럼 핵심 의제로 삼으면서 ‘4차 산업혁명 바람’을 주도했다.

하지만 WEF의 ‘4차 산업혁명’은 말 그대로 담론이었다. 기술 로드맵을 담은 일종의 선언문이었다.

WEF가 제기한 4차 산업혁명을 국가 차원에서 차근 차근 실천하고 있는 나라가 있다. ‘축구와 맥주의 나라’ 독일이다. 독일은 2010년 무렵부터 ’인더스트리 4.0’이란 국가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제조업 강국’이자 ‘강력한 중소기업 파워’를 자랑하는 독일의 4차 산업혁명 프로젝트는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는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헤닝 카거만 공학한림원 회장이 2017년 3월 CeBIT 행사장에서 메르켈 총리에게 자율시스템 관련 보고서를 전달하고 있다. (사진=acatech)

독일을 통해 한국 4차 산업혁명의 중요한 힌트를 얻을 수 있는 무대가 마련됐다. 오는 17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4차 산업혁명 페스티벌’에선 독일 ‘인더스트리 4.0 대부’로 불리는 헤닝 카거만 공학한림원(acatech, 이하 아카텍) 이사회장이 ‘제조 강국 독일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란 주제로 강연을 할 계획이다. (☞ 행사 페이지 바로 가기)

'4차산업혁명 페스티벌'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가 공동 주최하고, 지디넷코리아가 주관하는 행사다. 행사는 17일부터 19일까지 사흘 동안 서울 코엑스 A홀에서 개최된다.

■ 인더스트리 4.0+스마트 서비스+자율시스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카거만은 아카텍이 2010년 독일 정부에 인더스트리 4.0을 제안하는 데 핵심 역할을 했다. SAP 회장을 역임한 카거만은 2010년 당시 아카텍 원장이었다. 지금은 이사회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독일판 4차 산업혁명'이라고 하면 흔히 인더스트리 4.0을 떠올린다. 물론 인더스트리 4.0이 핵심 개념이다. 하지만 인더스트리 4.0은 독일 제조업 부활 프로젝트의 한 부분이다.

아카텍이 독일 정부에 제안한 프로젝트에는 인더스트리 4.0, 스마트 서비스, 그리고 자율시스템 등 3개 부분으로 구성돼 있다. 이 세가지를 아우르는 개념이 바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다.

이 모든 것의 출발점은 2006년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주최한 디지털 서밋(Digital Summit 2006)이었다. 당시 카거만은 SAP 회장 자격으로 이 서밋에 참가했다.

여기서 사물인터넷(IoT)과 서비스 인터넷(IoS) 두 가지 프로젝트가 출범했다. 이 프로젝트가 커지면서 IoT와 IoS가 하나로 묶여지는 세상을 생각하게 됐다. 그게 바로 인더스트리 4.0이다.

헤닝 카거만 회장이 2017년 지디넷코리아 주최 4차산업혁명 컨퍼런스에서 토론을 하고 있는 모습.

카거만 회장은 2017년 지디넷 주최 컨퍼런스 기조연설을 위해 기자와 전화로 사전 인터뷰를 한 적 있다. 당시 인터뷰에서 카거만 회장은 “점점 더 스마트해지고, 자율적으로 움직이면서 연결되는 세상이 바로 인더스트리 4.0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인더스트리 4.0이란 명칭을 처음 사용한 건 2011년이었다. 이후 국가 차원 프로젝트로 진행됐다. 카거만 회장이 이끌던 아카텍은 2013년 메르켈 총리에게 인더스트리 4.0 보고서를 제출했다.

2년 뒤인 2015년엔 스마트 서비스 벨트 결과 보고서를 완성했다. 또 2017년엔 자율시스템 보고서를 마무리하고 메르켈 총리에게 제출했다.

지디넷코리아는 지난 2017년 ‘독일 인더스트리 4.0을 통해 본 한국형 4차 산업혁명 미래모델’이란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카거만 회장은 이 컨퍼런스에서 독일 인더스트리 4.0에 대해 풍부한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내 많은 찬사를 받았다.

하지만 그 사이 사회적, 기술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었다. 특히 한국은 그 사이에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까지 설치했다. 메르켈 총리가 진두 지휘하고 있는 독일의 국가 프로젝트와 비슷한 모양새다.

■ 스마트 서비스와 자율시스템, 핵심 쟁점은

독일도 그 사이에 많은 진전이 있었다. 인더스트리 4.0, 스마트 서비스, 자율시스템으로 구성된 독일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프로젝트는 한 발 한 발 전진하면서 제조업 부활이란 큰 목표를 향해 가고 있다. 스마트 서비스와 자율시스템에 대한 연구와 적용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2년 만에 한국을 다시 찾은 카거만 회장은 ‘그 때 이후’ 이야기를 풍성하게 풀어놓을 예정이다. ‘제조 강국 독일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대한 그의 이야기들은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는 한국에 많은 시사점을 던져줄 것으로 기대된다.

‘인더스트리 3.0’을 대표하는키워드는 표준화와 자동화다. 이를 통해 대량 생산 혁명을 이뤄냈다. 반면 인더스트리 4.0은 개인화와 자율이란 단어로 요약된다.

인더스트리 4.0과 함께 독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두 축을 형성하고 있는 스마트 서비스와 자율시스템이 지향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런 부분이다.

스마트 서비스 개념도 (사진=acatech)

카거만 회장은 2017년 인터뷰 당시 스마트 서비스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스마트 서비스에서 주로 집중한 부분은 미래 비즈니스들은 서비스를 좀 더 유연하게 활용해서 새로운 시장에 진출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었다. 중소 중견기업, 스타트업들은 새로운 기술은 갖고 있지만 세계 시장에 진출하기 어려운 여건을 적지 않다. 이들이 새로운 세계시장에 좀 더 쉽게 진출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을 하자는 게 두 번째 보고서였다.”

이번 컨퍼런스에서도 독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프로젝트에서 ‘스마트 서비스’가 갖는 의미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해줄 계획이다.

자율시스템에선 인공지능(AI)이 특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인간과 기계간의 상호작용이란 미래 비전을 실현하는 실마리가 된다는 점에서 자율시스템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 한국 4차산업혁명, 독일에서 무엇을 배울 것인가

'4차 산업혁명'이란 단어는 흔히 파괴적 혁신과 동의어로 불린다. AI를 비롯한 최첨단 기술이 기존 산업의 틀을 완전히 뒤흔들어 보리는 상황을 연상한다. 알파고 충격을 겪은 우리들에겐 특히 이런 이미지가 강하다.

물론 파괴적 혁신은 중요하다. 기존 산업의 틀을 완전히 바꾸면서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가 차원의 파괴적 혁신은 말처럼 쉽지 않다. 기존 산업의 질서와 구도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점진적 혁신을 만들어내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다.

헤닝 카거만 공학한림원(acatech) 이사장

독일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프로젝트에 관심이 쏠리는 건 이런 배경 때문이다. 독일은 지금 인더스트리4.0과 스마트 서비스, 그리고 자율시스템이란 삼각축을 통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란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헤닝 카거만은 이런 국가 프로젝트의 중심에 선 인물이다. 그는 SAP 회장으로 재직하고 있던 2006년 메르켈 총리 주최 '디지털 서밋'에서 사물인터넷과 서비스 인터넷이란 두 가지 키워드를 이끌어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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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아카텍으로 옮긴 뒤에는 본격적으로 인더스트리 4.0을 비롯한 독일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프로젝트에서 핵심적인 부분을 담당하고 있다.

카커만 회장은 17일 '4차산업혁명 페스티벌' 컨퍼런스 기조 강연을 통해 독일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대해 깊이 있는 얘기를 들려줄 예정이다. (☞행사 참관신청 바로 가기)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