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독일 4차산업혁명 정책을 진두 지휘하고 있는 전문가 세 명이 한 무대에 올랐다.
헤닝 카거만 독일 공학한림원(acatech) 회장과 송희경 자유한국당 의원, 그리고 주영섭 중소기업청장은 29일 지디넷코리아와 국회 4차산업혁명포럼 주최로 열린 '독일 인더스트리 4.0을 통해 본 한국형 4차산업혁명 모델' 컨퍼런스 라운드테이블에서 의견을 나눴다.
특히 세 전문가는 4차산업혁명시대의 교육을 비롯해 다양한 정책 방안에 대해 날선 토론을 벌였다. 이들은 때론 격하게 공감하고, 또 때론 서로 다른 의견을 제시해 행사장을 찾은 800여 관람객들의 열띤 호응을 이끌어냈다.
이날 토론회 사회는 김은 한국ICT융합네트워크 상근 부회장이 맡았다.
■ 제레미 리프킨에 힌트…사이버물리시스템 등이 4차헉명 촉매
김은 부회장(이하 사회) : 송희경 의원과 주영섭 청장께서 기조 발제를 통해 4차산업혁명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주셨다. 카거만 회장께선 독일 상황에 대해 잘 설명해주셨다. 먼저 카거만 회장께 질문드리겠다.
독일 인더스트리4.0은 세계경제포럼(WEF)의 4차산업혁명과 어떤 차별점이 있는지 설명해달라. 4차산업혁명이란 용어도 독일에서 인더스트리4.0 그룹이 만들어지면서 처음 사용한 것으로 알고 있다.
헤닝 카거만 회장(이하 카거만) : 2011년부터 여러가지 현상을 관찰해왔다. 그 무렵 제레미 리프킨은 '3차산업혁명'이란 책을 통해 시장에 대한 여러가지 현상을 묘사했다. 그 때부터 여러 논의를 시작했다. 제레미 리프킨은 재생에너지가 새로운 현상이라고 얘기했다. 하지만 우린 재생 에너지가 패러다임을 바꾼 건 아니라고 생각했다. 새로운 산업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생긴 정도라고 봤다.
3차산업혁명은 자동화를 통해 천천히 시작됐다. 더 큰 변화는 사이버물리시스템(CPS)이나 자동화시스템, 사물인터넷이 서로 융합되면서 생겨났다. 변화가 워낙 커서 혁명이라고 부르게 됐다.
인더스트리4.0을 제시한 건 제조업에 초점을 두고 혁신하기 위해서다. 아무래도 제조업 혁신이 다른 부분까지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보기 때문에 그 쪽에 초점을 잡고 시작했다. 나중에 가서 다른 부분까지 확산됐다. 경제 4.0, 사회 4.0 이름으로 나와 있지만 우린 제조업 변혁에 중점을 두고 시작했다.
주영섭 중기청장(이하 주 청장) : 4차산업혁명과 인더스트리4.0과는 사실상 그 맥락이 같다. 인공지능(AI)과 알파고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유명해졌지만 4차산업혁명은 기술 혁신으로만 보면 안된다. 사업 모델 혁신이라고 이해를 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4차산업혁명 지향과 인더스트리 4.0가 지향점과 가는 방향은 똑같다고 보면 될 것 같다.
송희경 의원(이하 송 의원): 클라우스 슈밥 다보스포럼 회장께서 화두를 던진 4차산업혁명은 좀 더 거시적인 경제 담론을 얘기했다고 본다. 그 안의 얘기를 보면 어떤 단계를 밟아야 하지, 주된 이슈는 뭔지에 대한 화두를 던진 것이다.
독일 인더스트리4.0은 국가, 산업, 경제적 위기상황에서 해법을 찾은 것이다. 어떤 혁명도 법이나 제도가 먼저 갈 순 없다. 산업이 먹거리를 찾아서 극대화시키고 남는 잉여분이 있으면 사회에 기여하고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 필드에서 경험했다. 굉장히 작은 차이점 있지만 추구하는 바는 같다고 생각한다.
■ 한국과 독일, 노조-비정규직 문화 다른데…
카거만 회장께 한 가지 질문하겠다. 한국도 제조업이 침체되면서 일자리가 줄어들고 산업 발전에 고민이 있다. 독일은 변혁하기 위해서 각 기업 노조와 먼저 협의를 했다고 했다. 한국의 일자리는 노조와 비정규직 일자리 계층, 정규직이라도 일자리 소멸을 걱정해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다. 이런 해법을 좀 더 자세히 그때 경험을 좀 설명해 주십사 부탁드린다.
카거만 : 운도 따랐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 총리와 혁신과 관련된 대화를 했는데, 그 때 함께 참여한 분이 노조 관련 단체 대표다. 그 분이 절 초청해줬다.
2011년 처음 인더스트리4.0 채택했을 때는 저항감과 부정적인 피드백이 많았다. 그래서 초기에 노조를 참여시켰다. 덕분에 협력을 할 수 있게 됐다. 60~70명이 모여서 권고안을 마련했는데 (노조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밖에 없다. 각 권고 사항에 대해서 하나의 안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노버에서 장관과 같이 발표할 때 재계 대표자들과 함께 노조 단체장도 기자회견에 같이 참여했다. 노동자들에 이 개념을 설명하고 설득해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노조도 내부적으로도 실무 그룹을 만들고 사업과제를 이행했다.
(인더스트리4.0의 후속 프로젝트인) 스마트 서비스 프로젝트를 추진할 땐 3대 노조 단체장을 다 초청했다. 서비스 노조 단체도 초청했다. 결국 이 세 개 단체들이 협력을 해서 권고안의 내용을 만들었다. 그들의 목소리가 반영된 것이다. 정부가 노조와 직접 접촉하는 것보다 학계에서 노조를 초청했던 게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 같다. 정부는 정당과 관계가 있을 뿐 아니라 정치적인 문제가 개입할 수도 있는 반면, 우리는 중립적인 학자이기 때문에 노조가 적극적으로 참여해 줄 수 있었다. 건설적인 방법으로 참여해줘서 매우 놀랐던 기억이 있다.
사회 : 중립적인 단체인 한림원이 중요한 역할을 한 것 같다. 어떻게 노조들의 합의를 이끌어냈나. 아무래도 일자리 상실에 대한 두려움이 없지 않았을 것 같다.
카거만 : 독일은 노조 단체와 건설적인 관계가 형성되어 있다. 정치적인 견해가 다를 수 있겠지만 나라의 미래를 위해서라면 건설적인 대화를 할 수 있다는 자세로 참여한다. 최종적으로 모두를 위한 일자리 해법을 찾으면 되는 것이라고 합의했다. 당장 일자리가 줄어들 수도 있지만, 노동 숙련도를 높이는 데 투자할 것이고 결국 노조 근로자에게 더 좋을 것이라고 설득했다. 하지만 이렇게 건설적인 논의를 거쳐서 합의에 이르게 되면 그 이후에는 어렵지 않다. (노조도) 함께 미래를 구축하는 주체 중 하나가 될 것이고 여기에 동참해달라는 메시지를 계속 전달했다.
주 청장 : 이런 이슈를 하기 위해서 노동자의 역량강화에 투자했던 게 큰 효과가 있었던 것 같다. 노조는 어떻게 재훈련에 대해 수용할 수 있었나?
카거만 : 노조는 굉장히 현명하다. 생산성을 높이고 고용을 높이기 위해서는 혁신이 필요하다는 것을 다 알고 있었다. 그 지점부터 시작했고 그 다음 단계는 어렵지 않았다. 국가경쟁력이 여기에 달렸다고 설득했다. 지금의 현상을 유지한다면 우리는 5년~10년 후에 위기를 맞을 수 있지만, 지금 혁신한다면 5년~10년 뒤엔 위기를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얘기했다. 구조의 변화는 피할 수 없지만 근정적인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사회: 입법부 차원에서 송 의원께서 하실 말씀이 있을 것 같다. 독일의 경우 신뢰를 바탕으로 잘 진행 됐는데 우리는 상황이 다르지 않나.
송 의원 : 정부가 장기간 변혁을 주도하고 계획을 제공한 것이 독일 인더스트리4.0 핵심 키워드인 것으로 알고 있다. 많은 규제가 있을 수밖에 없다. 아까 카거만 회장께선 로보틱스, 데이터 정보 얘기하면서 보안, 신뢰도가 중요하다고 말씀하셨다.
그런데 한국에는 규정이 너무 많아서 공장 내 데이터를 남에게 주는 게 매우 어렵다. 보안성도 문제지만 입법기관에서 네거티브 규제로 전환하는 것이 굉장히 필요했을 것 같다. 독일은 전체적으로 어떻게 데이터를 집약하고 성공적인 성과를 낼 수 있었나.
■ "독일, 처음엔 규제에 대해 생각도 안해"
카거만 : 처음부터 명확한 계획이 있었던 건 아니다. 여러 우려들이 있었다. 현재는 협력해서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 GE, 지멘스 같은 단일 기업에서 나오는 솔루션이 아니라 30개 정도 기업이 참여했다. 과학계에서도 동참을 했다. 이런 데이터 시스템을 어떻게 설계해야 목적에 부합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을지 논의했다.
신뢰를 기반으로 협업하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이런 시스템은 중소기업에 더 효과가있었다. 한 개 회사가 플랫폼 구축하고 기기, 데이터를 통합하려면 비용이 굉장히 많이 든다. 따라서 대기업과 손을 잡아야하는데, 혹시 대기업이 우리 회사 정보를 마음대로 활용해 손해를 보게 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할 수 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신뢰 기반의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파트너가 플랫폼을 중립적으로 제공한다는 믿음이 있어야 한다. 독일에서는 이 시스템을 구축하는 연합체가 갈수록 커졌기 때문에 많은 기업들이 참여했다. 업계에서 많은 알려진 기업들이 참여하면서 신뢰를 구축했다.
사회 : 신뢰 뿐 아니라 법적인 장치도 필요했을 것 같다. 독일은 신뢰 뿐 아니라 어떤 법적인 조치가 추가로 있었는가.
카거만 : 신뢰만으로 한 건 아니다. 다만 정부가 가능하면 나중에 규제를 도입하기 위해 노력했다. 4차산업혁명 시대에 접어들면서 미래가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에서 사회적 규제를 마련하는 건 위험하다. 학습할 수 있는 여지가 필요했다. 규제는 그 이후에 도입했다. 기회를 주고 실험해 보도록 했다. 그 다음 가장 적합한 규정을 만들자고 한 것이다.
■ 컨트롤 타워, 어떤 모델이 좋을까
송 의원 : 국내엔 규제 단계가 많다. 자율주행차를 예로 들면 생산은 산자부, 소프트웨어는 미래부, 도로는 국토부, 안전문제는 안행위가 담당한다. 정부가 많은 사람 불러다가 하더라도 총괄하는 컨트롤 타워가 굉장히 효율적이다. 독일은 어떤가.
카거만 : 독일은 두 개 부처가 참여했다. 장관도 참여했다. 의사결정을 합의를 바탕으로 했다. 방금 말씀해주신 것에 공감을 한다. 협의에 시간 오래 걸리고 필요하고 분쟁하는 등 이슈가 있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긴 하지만 이런 과정은 꼭 필요하다고 본다. 독일은 총리가 기술 배경을 갖고 있는 전문가이다. 많은 도움이 됐고 대화에 적극 참여했다. 장점이 됐다. 인력을 키워야 한다고 설파했다. 정부 수장이 지원하는 것도 중요하게 작용했다. 이후에도 연설, 홍보활동을 적극적으로 함께 했다.
주 청장 : 조찬부터 여러 간담회를 했고 발표를 했는데 느낌이 좋다. 카거만 교수의 얘기는 정부보다 민간의 역할을 중요하게 보고 있다. 시장이 먼저 움직여야 한다. 컨센서스 만드는 것도 노사정협의회 같은 걸 만드는 것도 어렵다. 하지만 독일은 어떻게 노조가 이 일자리 문제를 처음 시작할 때부터 동의하고 참여했을까가 궁금했다.
결국은 독일은 많은 기업들이 경쟁력을 잃는 문제를 경험했고, 기업들이 동유럽으로 중국으로, 인도로 나가면서 독일 노조가 이렇게 갔다가는 독일 산업이 큰일이 나겠다고 공감한 것이다. 그래서 노조가 더 공부하고 워킹그룹을 만들고 참여해야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정부가 주도한 것이 아니라 민간이 한 것이다. 독일이 전세계 경쟁국과 관계에서 경쟁력을 높이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하고 노동자들도 재교육을 흔쾌하게 신뢰 만든 것이다. 정말 부럽다. 우리 중소기업청도 배우고 여러가지 고민하고 있다.
사회 : 독일은 스마트팩토리 공급자다. 스마트팩토리를 전세계에 팔 수 있다. 그러다보니 독일은 스마트팩토리 수요자들보다 (일자리 문제의) 충격이 덜하지 않느냐. 그런 측면에서 노조와의 논의가 독일 내에서 인더스트리4.0 입장에서 도움이 되었을 것 같다.
카거만 : 말씀하신 게 맞다. 하지만 노조에게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설득했던 것이 정말 중요했다. 그냥 이뤄진 게 아니다. 2010년 독일은 전기자동차관련 국가 플랫폼을 구축한 바 있다. 당시 상황을 보면, 총리 산하에서 위원회를 결성하면서 굉장히 노력을 해왔다. 그때부터 노조가 참여했다. 당시에도 노조는 걱정을 했다. 전기차 구조가 굉장히 단순하다 보니 제조 인력들에게 두려움을 준 것이다.
건설적인 논의를 위해서 경제 모델을 제시했다. 경쟁력을 키울 수 있을 것이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경제 모델을 수립해서 노조에 보여줬다. 가시적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지금 하지 않으면 기회가 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물론 일자리가 없어질 수도 있지만,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 필요하고 지금해야 한다고 설득했다. 문제의 시급성을 보여준 것이 설득에 효과가 있었다. 이전 상황에 만족할 게 아니라, 새로운 부분을 보여주면서 계속 노조를 이끌었다. 사실 쉽지는 않았다.
주 청장 : 사람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정말 아주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두번째 포인트는 중소·중견기업이 스마트팩토리뿐 아니라 산업 전반적으로 추구하는 방향에 대해 질문 하나 드리겠다. 대학의 역할은 어떤 것인가. 기관들이 목표 달성을 위해서 중소기업과 연계해 어떤 역할 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카거만 : 대학의 미래에 대해서도 인더스트리4.0에서 어느 정도 논의했다. 대학은 지식 이전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결론을 냈다. 대학은 전국에 분포돼 있다. 일부 지역에는 중소기업 밖에 없어 대학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대학이 혁신의 중심지로써 기업을 지원할 수 있다. 또 글로벌 기업이 많은 지역은 이미 산학협력이 굉장히 잘 형성돼 있다.
■ SW 교육, 어떤 방법이 좋을까
사회 : 최근 특히 소프트웨어 교육 중요성도 강조하는데 송 의원님의 생각은 어떠한가.
송 의원 : 대기업이 압축적으로 성장하기엔 한계가 있다. 스타트업, 중소기업들이 혁신적으로 판을 바꿔야 한다. 젊은 창업자 마인드를 갖고 혁신에 뛰어들기 위한 교육이 필요하다.
캐나다 워털루대학 총장이 와서 창업 교육에 설명한 적 있다. 워털루대학은 한 두 학기를 아예 인턴십으로 그 기업에서 기술, 업무에 대해 맞춤형 교육을 받는다. 내가 기업에 있을 때 보면, 인턴으로 참여한 학생들이 어떤 산업으로 갈 것인지 또 어떻게 하면 그 산업에 맞는 인재가 될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하는 것을 봤다. (인턴십이 활성화 될 수 있도록) 인턴십 프로젝트를 하는 학기도 중요한 과목으로 인정해 주고 기업들도 참여를 적극적으로 해줘야 한다고 본다. 독일은 직업교육, 모듈식 교육이 잘 되어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대학에서 인턴십을 많이 하려고 하지만 아직까지 문제가 많다. 인터십 자율학기제가 필요하다.
또 독일도 소프트웨어 인력이 부족하다고 했는데, 우리나라도 소프트웨어 융합형 인재가 부족하다. 이를 위해 법안을 발의(소프트웨어교육지원법안)해도 국회에서 통과가 안 되니 힘들다. 소프트웨어로 성공한 롤모델을 찾아보기 힘들다. 소프트웨어로 성공해 본 DNA가 부족하다 보니 여러 현장에서 목소리가 아직 소통이 덜 되고 있다. 한국에서는 시급하고 보고 장기적 계획을 보고 만들어가야 한다고 본다. 다른 나라 여러 상황이 있겠지만 한국은 두 가지 분야에 대해서 공교육을 통해 젊은 친구들에 대한 현장 교육이 중요하다고 본다.
카거만 : 독일도 학교에서 프로그래밍을 필수 교과로 가르칠 것인가 논의 하고 있다. 이런 것도 중요하지만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는 사람들이 몸소 보여주는 게 더 중요하다고 본다. 언어, 수학, 물리학 과목이라도 기술을 융합하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소프트웨어 교과를 신설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른 교과목에 (융합해서) 포함해야 한다는 것이다.
독일도 소프트웨어 기업을 활성화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소프트웨어만 하는 기업이 많아지는 것도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전통산업에 신기술을) 융합할 수 있는 기업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보쉬 같은 (전통산업) 회사의 CEO가 자사를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바꿀 것이라고 얘기한다.
사회 : 협력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독일은 대기업, 중소기업이 협력이 잘 되고 있는데 한국은 잘 안되고 있다. 기업 차원에서 생태계 차원에서 협력이 문제다. 두 번째는 국가간의 협력이다. 국가간의 협력 프로그램을 어떻게 하면 좋을 지 순서대로 자유롭게 토론해주시면 되겠다.
송 의원 : 우선 인식 변화기 필요하다. 압축해서 말했는데 대기업이 좋은 중소기업 기술을 자연스럽게 매입할 수도 있고, 합병할 수도 있다는, 이런 다양성을 인식하고 인정하는 게 중요한 시작이라고 본다. 대기업이 중소기업을 흡수합병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이 적지 않다.
그런데 아마존이 갖고 있는 플랫폼에는 수천 개, 만개 이상 중소기업 함께 그 플랫폼 위에서 서비스를 하면서 살고 있다. 이런 모델이 우리나라에도 도입해야 한다. 플랫폼 가진 사업자는 플랫폼에 투자하고, 스타트업은 이 플랫폼을 통해 빠르게 시장에 나갈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본다. 그런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상생은 인식의 변화에서 일어나는 것이다.
국가적인 협력에 대해서 얘기하면, 대한민국의 장점이 많다. 열정적이고, 고품질 인재가 많다. 우리는 지리학적 위치도 좋다. 좋은 스타팅 포인트가 되는 국가라는 점은 모두가 알고 있다. 통신 인프라 속도도 빠르다. 지하철에서 동영상을 보면서 갈 수 있는 나라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일자리나 고용창출하고 작동하는 내수시장은 작다. 인구가 적기 때문이다. 스타트업이 먹고 살기 위해서는 대기업과 협력해서 동북아시아나 유라시아, 동남아시아 같은 곳으로 가야 한다. 상생의 구조는 어떠한 개념이 있는 게 아니다. 단계를 밟아 강하게 추진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주 청장 : 대중소 기업 협력 문제는 두 가지 측면에서 접근할 수 있다. 하나는 대기업 또 다른 하나는 중소기업 입장에서 보는 거다. 이제 둘이 협력해야 윈윈하는 시대가 됐다.
먼저 대기업 입장에서 보는 대중소기업협력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 대기업은 협력을 그동안 시혜란 차원에서 봤다. 이제는 시대가 바뀌었다. 대가업이 단독으로, 개별적으로 사업하던 시대가 아니다. 기술의 발전 속도가 빠르고 융합이 이뤄지고 있다. 4차산업혁명시대로 가면서, 생태계 경쟁이 됐다. 더 이상 한 기업 혼자만의 경쟁이 아니다. 생태계 경쟁 차원에서 보면, 대기업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 중소기업까지 협력해야 한다. 자기 경쟁력 올려서 살아남기 위해선 중소기업과 협력해야 한다.
중소기업 입장에서 보는 협력도 변해야 한다. 이제 대기업만 의존해선 안된다. 대기업 중소기업이 한 기업에 의존해서는 동반성장이 될 수 없다. 협력을 다양화 해야 한다. 국내 대기업과 협력한 레퍼런스를 가지고 글로벌 기업과 협력하는 게 중요하다. 중기청도 중소기업의 세계회를 가장 중요한 정책으로 보고 있다. 한국과 독일 기업도 경쟁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서로 협력하고 있다. 한국 중소 자동차 부품회사는 독일의 BMW, 다임러, 폭스바겐 등에 공급한다. 독일의 중소기업은 한국의 삼성 등과 협력하고 있다. 이렇게 교차되고 있다. 중소기업도 대기업과의 협력을 의존적인 개념이 아니라 다양화하면 국제적으로 진정한 동반 성장이란 차원에서 볼 필요가 있다.
카거만 회장께 한 가지 조언을 구하고 싶다. 한국에서도 혁신적인 중소기업이 많은데 한국형 생태계가 잘 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얘기해줄 부분이 있을지 궁금하다.
카거만 : 고객들에게 개인 취향에 맞춤화된 제품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한데, 한 개 기업이 이런 것들을 다 할수 없다. 따라서 역동적이고 교류가 많은 생태계가 필요하다. 이런 생태계를 관리하고 운영하기 위해선 대기업이 필요하다. 대기업이 플랫폼을 제공해야 한다. 다만 그 플랫폼은 개방적이고 매력적여야 한다. 그래서 생태계 접점으로써 역할을 해야한다. 중소기업이 이 플랫폼위에 제품과 서비스를 올릴 수 있는 구조여야 모두 윈윈할 수 있다.
글로벌 생태계도 필요하다고 본다. 생태계를 조성하는데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수요가 발생하면 또 다른 기업이 수요를 충족시켜줄 수 있어야 한다. 기술적인 측면에서도 민첩하고 유연한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서 할 일이 많다.
사회 : 표준화가 중요하다고 했다. 국가간 불균형 고려한 협력에 대해서 주실 수 있는 말씀이 있으시면 부탁드린다.
카거만 : 두 부분에 대해서 말씀드리겠다. 첫 번째는 상호호환성과 관련 부분이다. 상호호환성이 있으려면 표준화하는 게 중요하다. 연구개발도 중요하다. 두 번째는 규제와 관련된 부분이다. 보호주의를 원하지 않는다면 이런 비즈니스를 영위하는 데 있어서 마찰이 없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많은 사람이 참여하지 않게 된다. 따라서 굉장히 스무스한 규정에 따라야 작용해야 한다. 플랫폼이 복잡하면 참여하기가 어려워질 것이다. 중소기업은 분명히 글로벌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표준이 된다는 걸 알아야 참여 가능할 것이다.
송 의원 : 국가간 협력은 여러차원이 있을 수 있다. 표준화, 상호운영성, 개방성 등이 필요하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사업모델 공유라고 생각한다. 부품 제조에 강한 나라도 있고 물류에 강한 나라도 있다. 국가의 특징에 맞게 사업 모델을 서로 교류하는 방식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본다. 표준화에 대해선 정말로 세계적인 표준이 만들어질 수 있는지 의문이 있다. TV나 비디오 카메라 회사 중엔 표준 때문에 망해버린 회사도 있다. 애플 등 운영체제(OS)도 다 다르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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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인력의 교류가 굉장히 중요하다. 표준화는 물론 비즈니스 모델을 서로 교류하는 방식의 협력에 대해서 산업계와 정부가 함께 노력할 때 국가간 협력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한국과 독일부터 협력문제를 함께 논의해보는 오픈 워킹 그룹을 한번 만들어보는 것이 의미있을 것 같다. 나도 국회차원에서 논의 해보겠다. 독일에서도 노력하는 시도가 있길 바란다.
사회 : 예정됐던 시간이 많이 지났다. 긴 시간 열띤 토론해주신 점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