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4차혁명, 사용자-노조 머리 맞댔다"

카거만 회장 "오픈 플랫폼 통해 소통과 협력" 강조

컴퓨팅입력 :2017/03/29 15:27    수정: 2017/03/29 15:38

"디지털 변혁을 위해 하나의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태어난 것이 인더스트리 4.0이다. 좌파, 우파 할 것 없이 모든 사회를 통합하는 플랫폼을 구축한 것이다. 현실적인 어려움은 있지만, 하나의 목소리를 내는 플랫폼을 만들고, 통합된 원칙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독일 '인더스트리4.0 대부'인 헤닝 카거만 공학한림원(acatech) 회장은 오픈플랫폼을 통한 소통과 협력이 인더스트리4.0의 핵심 경쟁 포인트라고 강조했다.

또 인더스트리 4.0으로 인해 사라질 일자리에 대해 미리 대비하고 역량 강화 등을 통해 대처 방안을 세운 것 역시 사회의 신뢰를 이끌어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카거만 회장은 29일 서울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독일 인더스트리 4.0을 통해 본 한국형 4차산업혁명 모델’ 컨퍼런스에서 기조연설자로 참석해 인더스트리 4.0 플랫폼은 모든 이해당사자들이 포함돼 만들어진 개념으로, 모든 사회 구성원을 참여시키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는 지디넷코리아와 국회 4차산업혁명 포럼이 공동 주최했다.

헤닝 카거만 공학한림원(acatech) 회장

■ 소통 없인 표준-보안 문제도 해결 힘들다

이날 강연에서 카거만 회장은 소통과 협력을 특히 강조했다. 그래야만 표준이나 보안 같은 민감한 문제도 잘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업 대표나 노조 대표 할 것 없이 여러 이해관계자들을 포함시켜 논의를 하고 플랫폼을 구성해야 한다"면서 "그래야만 표준화나 보안, 디지털 주권에 대해서도 해결책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카거만 회장은 이러한 개념이 실행되려면, 서로에게 이점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한다.

실제로 독일은 인더스트리4.0을 처음 시작할 때부터 끊임 없는 대화와 소통을 통해 어려운 문제들을 극복하는 데 성공했다.

해닝 카거만 독일공학한림원 회장

카거만 회장은 "예를 들어 경제 성장 잠재력에 대해 설명하거나, 에너지 효율화를 통해 자원을 절약해 관련 정당을 설득시키고, 일과 삶의 균형을 통해 노동자들의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주장했다.인더스트리 4.0은 2010년 카거만 회장이 학자들과 함께 독일 정부에 제안하면서 본격 추진됐다. 이후 인더스트리4.0은 독일 제조업 부활의 아이콘으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특히 카거만 회장이 이끄는 공학한림원은 2013년부터 전략적 권고를 담은 보고서를 연이어 내놓고 있다.

지난 2015년 공개한 스마트 서비스 세상에 대한 보고서는 자동화를 기반으로 사용자가 중심이 돼 중앙집권화에서 분권화로 이원화 되는 패러다임의 변화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모든 서비스가 스마트 데이터를 통해 요구에 따라 맞춤화 되는 것을 뜻한다.

■ 일자리 문제 해결 위한 개인맞춤형 교육 중요

카거만 회장은 이날 보안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IT 보안과 관련해 국가적인 프로젝트가 있다"면서 "이 프로젝트를 통해 개발한 새로운 솔루션들은 참여한 중소기업들이 실제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대형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기업들, 특히 중소기업들은 지적재산권 보호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자칫하면 자신들의 소중한 재산권을 고스란히 빼앗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 중요한 개념이 디지털 주권이라고 카거만 회장은 강조했다. 카거만은 디지털 주권을 확보하기 위해선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방법으로 데이터를 교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표준계약을 통해 모든 회사들이 데이터 교류에 참여하도록 해야 한다고 카거만 회장은 강조했다.

4차산업혁명시대의 가장 큰 걱정거리중 하나는 일자리 문제다. 자동화로 인해 상당수 일자리가 없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한 편이다.

이에 대해 카거만 회장은 끊임없는 직업 교육을 통해 새로운 기술과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 때도 단순히 세미나를 듣거나 며칠 진행되는 교육만으론 일자리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카거만 회장은 "맞춤화된 교육으로 개인이 관련 기술을 빠르게 취득할 수 있도록 해 숙련도가 낮은 사람도 복잡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설명했다.

"초기부터 노조도 참여…인더스트리4.0 추진 부작용 줄였다"

이 때 중요한 것인 또 다른 이해 당사자인 노조의 참여다. 독일은 이 문제를 적극적인 대화와 소통을 통해 해결했다고 카거만 회장은 강조했다.

카거만 회장은 "독일의 경우 인더스트리 4.0을 논할 때 노조를 참여시켰기 때문에 반발이 없었다"며 "미리 준비하면 대비할 수 있는데, 먼저 기업은 교육에 투자를 해야 하고, 평생 학습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관련기사

카거만 회장은 개방된 태도로 협력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독일은 여러 기관들과 함께 협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는 "협력할 수 있는 부분은 각 나라별로 다르다 할 수 있다"며 "그 강점에 맞춰 교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끝으로 카거만 회장은 "한국과의 협력도 기대한다"고 연설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