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작지만 강한 ‘리디페이퍼’...“가격은 부담”

독서량 늘리고 싶다면 “합리적” vs 다른 기기 있다면 “보류”

인터넷입력 :2019/12/11 13:38    수정: 2019/12/11 15:20

리디의 3세대 전자책 ‘리디페이퍼’가 전작 대비 더욱 강력한 성능과 편의성을 갖추고 출시됐다.

19만9천원이란 가격이 부담스럽다는 반응이 많지만, 전자책이 주는 매력을 충분히 살렸다는 점에서는 합격점을 주고 싶다.

■ 리디페이퍼 가격, 전작과 비교해 보니

리디페이퍼

먼저 1세대, 2세대 페이퍼 시리즈와의 가격 비교부터 해보자.

리디는 지난 2015년 9월 처음으로 ‘리디북스 페이퍼’란 이름으로 전자책 단말기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 때 리디북스 페이퍼는 해상도 차이에 따라 두 가지 모델로 출시됐다. 300ppi 단말기 가격은 14만9천원, 212ppi 라이트 모델 가격은 8만9천원이었다. 화면 크기는 3세대 ‘리디페이퍼’와 같은 6인치였다.

2017년 12월 출시된 7.8인치 크기의 ‘페이퍼 프로’의 출시가는 24만9천원이었다. 전작보다 두께가 약 0.4mm 얇아졌지만(8.1mm→7.7mm) 화면은 더 커지고 램(RAM)도 2배(512MB→1GB)로 높인 제품이었다.

‘리디페이퍼’는 1세대 모델과 비교했을 때 동일한 화면 크기이면서 해상도 역시 300ppi로 같다. 무게(173g)는 1세대(190g)에 비해 17g 정도 줄었다. 2세대 페이퍼 프로 무게 250g과 비교하면 77g정도 가벼운 셈이다. 램은 2세대와 동일한 1GB며, 저장공간은 8GB다.

'리디페이퍼' 가격은 19만9천원. 1세대에 비해 5만원 비싸고 2세대에 비해 5만원 저렴하다. 전작들과 비교했을 때 딱 중간 가격으로 책정된 것을 알 수 있다.

■ “확실히 더 빠르고 또렷하네”

전작 기기들을 모두 사용해본 기자가 3세대 기기인 '리디페이퍼'는 전작들과 비교했을 때 확실히 글자가 더 또렷해 보이고 넘김 속도가 덜 답답하다고 느껴졌다.

회사 측 설명에 따르면 화면 전환 속도가 더 빨라진 이유는 E잉크 본사와 직접 협업해 새로운 웨이브폼(화면 전환에 사용되는 기술)을 도입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기존 제품 대비 페이지 넘김에 단축된 시간은 22%라고 한다. 화면이 더 선명해 보이는 이유는 전자잉크 위 레이어의 두께를 줄이고, 플라스틱 필름 재질 대신 글래스 재질의 터치 패널을 사용해 빛 투과율을 높였기 때문이다.

더욱 선명하고 또렷해진 리디페이퍼.

6인치 화면이 주는 장단점은 분명했다. 일반 도서를 읽을 때 6인치 화면은 전혀 불편하지 않다. 특히나 글자 크기나, 문단 너비 등을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글씨가 잘 안보여 불편할 일이 없다.

하지만 만화나 잡지를 읽을 때는 확실히 작은 화면이 불편하다. 잘 안 보여 화면을 확대해야 하거나 눈을 부릅떠야 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했다. 잡지는 그림만 볼 게 아니면 포기하는 게 나아 보였다.

그러나 '리디페이퍼'는 작은 화면 덕분에 휴대성이 확 높아진다. 페이퍼 프로의 경우는 주머니에 절대 넣을 수 없다. 하지만 '리디페이퍼'의 경우는 패딩 옆 주머니나 안 주머니에 쏙 들어가기 때문에 자투리 시간 틈틈이 독서할 수 있다는 강점을 지녔다.

■ “리디셀렉트 매력은 얼마나 클까?”

리디는 다소 높은 가격 때문인지 연말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리디페이퍼'와 보호 필름을 구매할 경우 리디셀렉트 3개월 이용권을, '리디페이퍼'와 케이스를 구매하는 경우 6개월 이용권을 준다. 또 '리디페이퍼'와 케이스, 보호 필름을 모두 구매하면 9개월 이용권을 증정한다.

월 정액 구독 서비스 리디셀렉트 정가가 9천900원인 걸 감안하면 3만원에서 9만원 정도의 가격 혜택을 볼 수 있는 셈이다. 그런데 리디셀렉트는 현재 이벤트 기간이다. 지금 가입하면 월 6천500원에 평생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이 가격대로면 1만9천500원~5만8천500원 정도 비용을 아낀다는 계산이 나온다. 보호 필름은 2만원, 하드 플립 케이스는 3만5천원이다.

리디셀렉트 도서 구성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90년생이 온다 ▲직지 ▲유럽도시 기행 ▲초격차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12가지 인생의 법칙 ▲오베라는 남자 등 베스트셀러였거나 현재도 잘 팔리는 도서들이 간혹 눈에 띄지만 약간의 아쉬움이 남는다.

이에 “나는 최근 인기인 책을 볼거야”라고 생각하는 독자들은 리디셀렉트에 대한 만족감이 크지 않을 수 있다. 다만 “그 동안 보고 싶었던 책만 읽느라 한정됐던 독서 범위를 넓혀보고 싶어”라는 생각을 지녔다면 리디셀렉트의 가성비는 훌륭할 것으로 보인다.

■ "살까, 말까?"

'리디페이퍼'를 며칠 간 사용해 보면서 끊임없이 든 생각은 예전에도 그랬지만 “전자책이 종이책을 대체할 수 있을까”와 “19만9천원 가격은 적절한가”다.

이에 대한 결론은 쉽게 내리기 힘들다. 전자책과 종이책의 매력이 확연히 다르기 때문에 역시나 둘은 어느 한쪽을 완전히 대체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동할 때는 전자책, 어느 한 곳에서 차분히 독서를 즐기고 싶을 땐 종이책 정도로 생각이 정리된다.

가격적인 부분은 사람마다 다를 것 같다. 얼마나 '리디페이퍼'를 유용하게 쓰느냐에 따라 19만9천원 가격을 사람마다 다르게 느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래도 필요한 가전 기기들이 늘어나면서 주머니 사정을 더 따질 수밖에 없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또 국내 독서 인구를 늘린다는 측면에서 리디 측이 좀 더 비용을 낮추는 방법은 없었을까 아쉬움이 살짝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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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리디페이퍼' 공개 첫날 짧은 제품 동영상을 공유한 결과 마이크로 5핀 충전 단자에 대한 독자들의 아쉬움이 적지 않았다. 충전 속도와 효율 측면에서 다른 규격을 사용하길 바랐다는 의견이었다.

종합하면 '리디페이퍼'는 전자책에 제대로 빠져 새해에는 독서양과 질을 높여보겠다는 이용자에게는 충분히 매력적인 제품이다. 하지만 페이퍼 전작이나 다른 브랜드 제품을 갖고 있다면 다음 세대를 기다려 보라고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