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 새 전자책 시장이 성장하긴 했지만, 여전히 국내 도서 전체 시장으로 보면 5% 비중에 불과하다. 가까이 보면 너무 작은 시장이지만, 멀리 보면 성장할 수 있는 시장이 아직도 크게 남아있다는 뜻이다.
아직 작은 시장이지만 리디북스는 국내 전자책 시장을 초창기부터 키우고, 선도하는 회사다. 지난해 매출은 793억원, 전년에 비해 40% 가까이 성장했다. 아직 적자를 보고 있지만, 국내 전자책 시장과 함께 회사도 빠르게 크고 있다.
리디북스 김수영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이제부터 더 많은 대중들이 전자책을 접하고 소비하는 시대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그 동안 천천히 열렸던 시장이 고도 성장기에 접어들었다는 생각이다.
“영국 시장 사례로 봤을 때 3~4% 성장이 지나면 고도 성장기로 진입하더라고요. 갑자기 시장이 확 커지는 거죠. 얼리어댑터가 먼저 시작하고, 그 다음 일반 대중들이 이용하기 시작하는 시점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예전에는 전자책이 뭐예요 라는 질문을 했다면, 이제 나는 전자책이 좋다 싫다 수준이 된 것 같아요.”
김수영 CSO는 리디북스의 세부적인 성장 전략이 따로 있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그 대신 '사용자가 좋아하는 것을 하자'는 원칙이 있다고 말했다. 이용자를 만족시키고 경험을 최적화 시키면 자연스레 성장으로 이질 수 있다는 생각이다. 이 덕분에 실제로 리디북스는 이용자 증가율이 더 빨라지고 있다.
“이용자를 만족시키고 경험을 최적화 시키면 성장으로 이어질 것이란 철학이 있어요. 이용자들이 뭘 원하는지 분명히 알고 제공하면 고객 만족도가 극대화 되죠. 리디북스의 누적 가입자는 약 360만 명인데, 지난해에만 84만 명이 신규 가입했어요. 대중들이 전자책에 익숙해지고, 또 도서 수가 가장 많이 구비돼 있다보니 저희가 혜택을 보는 것 같습니다.”
리디북스는 지난해 ‘책 끝을 접다’라는 도서 마케팅 채널 회사인 디노먼트와, 미디어 스타트업 아웃스탠딩을 인수했다. 디노먼트의 경우 광고주 입장에서 도서 마케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효과가 뛰어난 것을 확인, 한 가족이 되기로 했다. 아울러 콘텐츠 소비에 대한 사용자 욕구가 도서뿐 아니라 뉴스도 있는데, 유료 뉴스구독 서비스를 찾던 중 아웃스탠딩이 유일해 인수하게 됐다.
“한국에서 도서 출판 마케팅 하는 경우가 잘 없어서 디노먼트를 인수하게 됐어요. 디노먼트 팀은 현재 콘텐츠 마케팅 총괄을 하고 있어요. 페이스북 채널 등을 운영하면서 카드 뉴스 형태로 책을 소개하고 있죠. 아웃스탠딩의 경우 리디셀렉트 정액제 서비스를 하다 보니 사용자들이 책도 보지만 짧은 콘텐츠 소비에 대한 요구가 있어 인수한 경우입니다. 아웃스탠딩과는 콘텐츠를 주고 받기로 논의 하던 상황이었는데, 그냥 리디북스에 들어와서 같이 보자고 했죠. 아직 아웃스탠딩의 콘텐츠를 어떻게 제공할지 고민이지만, 독립성을 갖고 좋은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도록 경영적인 측면에서 지원할 계획입니다.”
국내 전자책 시장에는 리디북스 외에도 지난해부터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는 밀리의서재가 있다. 밀리의서재는 월정액 구독 모델로, 리디북스가 서비스 하는 리디셀렉트와 유사한 형태로 도서 콘텐츠를 제공한다. 이 때문에 고객이 겹쳐 시장을 양분하는 현상은 없을까. 이에 김수영 CSO는 두 서비스가 고객군과 콘셉트가 다르다고 설명했다.
“고객군이 겹치거나 이용자가 줄어드는 건 체감하지 못했어요. 밀리의서재는 구독 기간에만 책을 읽을 수 있지만, 리디북스는 도서를 소장하는 개념이기 때문에 고객이 다르죠. 리디셀렉트의 경우는 밀리의서재와 서비스 형태가 겹치지만 콘셉트가 다른 것 같아요. 리디셀렉트는 꾸준히 이용자에게 읽히는 책을 엄격히 선별한다면, 밀리의서재는 양이 많은 것 같아요. 리디셀렉트는 평점이나 댓글, 판매량 등을 고려해 높은 허들을 두고 도서 목록을 선정합니다.”
김수영 CSO는 앞으로도 출판사 업계와 협업하고 상생하는 구조로 전자책 시장을 키운다는 구상이다. 출판사가 잘하는 영역을 침범하지 않고 신뢰 관계를 꾸준히 구축해 국내 전체 도서 시장의 동반자가 되겠다는 각오다.
“초창기에는 출판사 영업을 열심히 했는데 문전박대를 많이 당했어요. 지금은 10년 정도 이 업을 해오다 보니 출판사와 신뢰가 쌓인 것 같고요. 종이책을 갉아먹는 것이 아니라 도서출판 시장을 확대하는 상생관계가 된 거죠. 리디북스는 유통과 판매에 특화된 회사이지, 제작을 잘하는 회사가 아니예요. 한국에 2천개가 넘는 출판사가 있는데 이들과 상생관계를 가지면서, 기성 출판사가 잘 못하는 것들을 저희가 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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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디북스는 전자책 단말기인 ‘페이퍼’를 출시하며 전자책 대중화를 더욱 꾀하고 있다. 1세대에 이어 얼마 전에는 좀 더 화면이 커진 2세대인 ‘페이퍼 프로’를 출시하기도 했다. 1세대는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페이퍼 프로부터는 자신있다는 것이 김수영 CSO 생각이다. 나아가 김 CSO는 이용자 경험 측면에서도, 또 가격면에서도 이용자들을 최대한 만족시키겠다는 각오다.
“전자책 단말기의 경우 그간 시행착오가 있었어요. 이런 시행착오를 개선한 페이퍼 프로는 어느 정도 자신이 있습니다. 앞으로도 신제품을 계속 연구개발해서 출시할 예정입니다. 애플 개발자 출신을 영입하기도 했죠. 고객들의 요구를 반영해 더 좋은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예요. 앞으로도 리디북스는 디지털 콘텐츠 영역에서 이용자들을 최대한 만족시킬 수 있는 서비스를 할 생각입니다. 고객들이 봤을 때 디지털 콘텐츠 영역에서 신뢰할만 한 콘텐츠 제공자라는 생각을 갖도록 길을 갈고 닦을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