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원전' 신고리3·4호기 준공…안전·경제성 높였다

사업비 총 7.5兆 투입…年 208억kWh 전력생산

우리 원자력 기술이 집약된 국내 첫 '한국형원전'이 완공됐다. 총 사업비로 자그마치 7조5천억원이 투입된 신규 원전은 세계 최초의 3세대 가압경수로(PWR) 노형으로, 안전성과 경제성이 대폭 개선됐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수력원자력은 6일 울산 울주군 새울원자력본부에서 신고리3·4호기 준공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준공식에는 성윤모 산업부 장관과 국내·외 관련 기업 최고경영자(CEO),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관련사와 주요 원전 도입국 대사, 원자력 마이스터고 학생, 울주군 지역주민 등 1천500명이 참석했다.

울산 울주군 신고리3·4호기 전경. 사진 오른쪽이 신고리3호기다. (사진=한국수력원자력)

■ 美·EU로부터 인증받은 '韓원전' 국내 첫 모델

신규 원전은 최근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의 최종 설계인증을 따낸 신형경수로 'APR1400' 원전이다. 국내 고유의 기술로 개발해 업계에서는 '한국형원전'으로도 불린다. 이 원전은 신고리 3~6호기와 신한울 1~4호기에 적용됐고, 국외에서는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총 4기가 건설되고 있다.

글로벌 원자력업계는 지난 1990년대부터 안전성과 경제성을 개선한 원전 노형개발을 진행해왔다. 신규 원전은 100만킬로와트(kW)급 원전 대비 안전성과 경제성, 편의성을 크게 높인 점이 특징이다. 발전용량은 140만kW급으로, 100만kW급에 비해 40% 증가했다. 설계수명도 60년으로 50% 늘었다.

정부는 지난 1992년부터 약 2천300억원을 투입해 주력 원전 모델인 'OPR1000'을 개량해 신형 원전을 개발했다. 앞서 2017년 10월에는 유럽 사업자요건(EUR) 인증도 취득, 우리나라가 원자력 기술 강국임을 입증했다. 상업운전 개시 시점은 해외의 경쟁 원자로인 미국 AP1000, 프랑스 EPR 보다도 빠르다.

특히 신고리3·4호기는 ▲디지털제어설비(MMIS) 전면 적용 ▲0.3g(규모 7.0)로 내진설계 ▲해일 대비 방수문 설치 ▲무전원 수소제거설비 설치 ▲이동형 발전기 구비 등을 통해 안전성을 높였다. 단계별 시운전시험을 통해 기기의 안전성능도 최종 확인했다는 게 한수원의 설명이다.

APR 1400 계통도. (사진=한국전력기술)

■ 신고리3·4호기, 국내 발전량 3.7% 생산한다

종합 준공에 앞서 신고리3호기는 2016년 12월 상업운전을 시작했다. 이어 신고리4호기도 올해 2월 운영허가를 취득, 시운전을 마치고 8월 29일 상업운전에 착수했다.

신고리3·4호기는 앞으로 연간 208억kWh의 전력을 생산할 전망이다. 이는 국내 발전량(5천699억kWh)의 3.7%에 해당하는 규모로, 인근 부산·울산·경남 전력 소비량의 약 23%를 생산할 예정이다.

신규 원전은 중소기업의 동반성장과 일자리 창출에도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다.

한수원에 따르면 300여개의 한수원 협력사, 연인원 420만명이 이 원전 건설에 참여했다. 한수원은 주변 지역을 위한 특별 지원사업비로 약 1천100억원을 지원했다. 앞으로 60년의 운영기간 중 지속적인 일자리 창출과 지방세수 증가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신고리 3·4호기는 1992년 기술 자립을 목표로 시작된 신형경수로 개발의 역사를 담고 있다"며 "UAE 원전 수출 시 참조 발전소로, 신고리 3·4호기 준공은 우리 원전이 세계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재훈 한수원 사장은 "신고리3,4호기 준공을 통해 대한민국 원자력 기술의 위상을 한층 더 높였다"며 "이를 기반으로 앞으로 해외 각국에서 수주 소식을 들려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울산 울주군 신고리3·4호기. (사진=한국수력원자력)

한편, 산업부는 이날 김상돈 한수원 본부장 등 신고리 3·4호기 종합 준공에 기여한 유공자 54명에 대해 훈장과 포장, 대통령 표창 등의 포상을 진행했다.

김 본부장은 신형경수로 최초 건설과 시운전 중 각종 문제 해결, 핵심기자재 기술관리 강화 등 품질관리 분야에서 공로를 인정받아 은탑산업훈장을 수상했다.

원재연 한수원 처장은 신고리 3·4호기 건설기술과 사업관리 총괄, 핵심기자재 국산화 등의 공로로 동탑산업훈장을 수상했다.

이 밖에도 고한중 한국전력기술 처장 등 4명은 산업포장을, 이연호 두산중공업 부장 등 8명은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고, 박기동 SK건설 현장소장 등 10명은 국무총리 표창을, 허종율 피케이밸브 대표이사 등 30명은 산업부 장관 표창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