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WS히어로 개발자 “업무성과, 강압 아닌 자유에서 나와”

AWS 리인벤트 2019, 송주영 beNX 데브옵스 엔지니어

컴퓨팅입력 :2019/12/04 07:50    수정: 2019/12/26 15:02

[라스베이거스(미국)=남혁우 기자] “대기업은 폐쇄적이고 강압적인 분위기에서 성과를 낼 것이라는 고정관념이 있는데 그렇지 않다. 오히려 개인을 규제하지 않고 자유롭게 업무에 집중하는 문화를 통해 많은 성과를 내고 있다.”

AWS 히어로로 선정된 비엔엑스(beNX)의 송주영 데브옵스 엔지니어는 2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AWS 리인벤트 2019’ 현장에서 강압적인 업무 문화를 개선하고 불필요한 작업을 최소화하는 과정을 거쳐야 높은 업무 효율을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AWS 히어로는 클라우드 기술에 대한 활발한 지식 공유를 통해 개발자 커뮤니티에 많은 영향을 제공한 AWS 전문가를 선정하는 지원하는 제도다.

비엔엑스(beNX) 송주영 데브옵스 엔지니어.

개발자 커뮤니티를 활성화 시켜 서로 개발 노하우를 공유하고 저변을 확대하기 위한 일환으로 AWS 히어로로 선정된 개발자는 AWS 리인벤트 초청을 비롯해 AWS의 신규 서비스 로드맵과 관련 정보를 미리 확인하고 피드백을 제공하는 등 AWS의 개발 작업에 참여하는 등의 혜택이 제공된다.

지난 11월 국내 최초 컨테이너 히어로로 선정된 송주영 데브옵스 엔지니어는 방탄소년단(BTS) 등 아이돌과 팬을 온라인상에서 연결하는 모바일 커뮤니티인 위버스와 팬 커머스 앱 위플리 등의 구축 및 운영을 담당하는 엔지니어로 활동 중이다.

이전에는 삼성전자에서 9억 명이 넘는 사용자가 사용하는 컨테이너 기반 삼성 스마트싱 플랫폼 및 계정 서비스를 클라우드 기반으로 구축하기도 했다.

송 엔지니어는 클라우드 기술이 국내에 많이 알려지지 않았던 2012년부터 AWS한국 사용자모임의 데브옵스 소모임을 운영하며 현재 클라우드 분야에서 가장 주목 받는 기술 중 하나인 컨테이너 기술을 소개해왔다.

특히 컨테이너를 활용해 불필요한 업무를 최소화할 수 있는 기술을 비롯해 관련 철학과 이론을 열정적으로 공유하며 세계적으로 컨테이너 기술 발전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현재 송주영 데브옵스 엔지니어는 “업무량이 늘어나면 일을 최대한 단축시키거나 빨리 처리할 수 있는 기술을 만드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 하지만 이러한 외부에 보여지지 않는 기술은 평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며 “기업 문화가 제대로 바뀌기 위해선 업무를 평가하는 방식도 세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래는 비엔엑스 송주영 엔지니어와의 일문일답.

Q.국내 최초로 AWS 컨테이너 히어로로 선정된 소감은 어떤가? 적극적으로 정보를 공유해 온 계기가 있다면?

A. 개인적으로 경력이 긴 편이 아니고 국내에 훌륭한 엔지니어가 많아서 될 수 있을지 몰랐다. 그래서 선정됐다는 소식에 너무 기쁘고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AWS의 엔지니어를 비롯해 비엔엑스와 이전 회사 동료에게 많은 도움을 받아 성장해온 만큼 감사한 마음이 있었다. 또한 AWS의 엔지니어의 추천으로 개발 경험을 공유하는 과정에서 대기업에선 당연하게 여겨지던 경험이 중소기업은 비용 문제 등으로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대기업에 속해 있던 일원으로서 내가 가진 경험과 노하우를 알려줘야겠다는 의무감도 있었다.

실제로 자금에 여유가 있고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대기업은 막대한 비용을 투자해 대규모 글로벌 서비스나 AWS의 다양한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지만 중소기업은 서비스 하나에도 부담을 느끼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현재 업무에 어떤 서비스가 효율적인지 파악이 어려운 면이 있다.

Q. 클라우드, 컨테이너 등을 배우는 개발자에게 조언을 한다면?

A. 해외 기업이 트렌드를 이끌고 있있 만큼 자료는 국내 뿐 아니라 해외 자료를 같이 보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리인벤트 같은 행사에서 소개되는 제품은 모두 충분한 검증 절차를 걸친 의미 있는 자료기 때문에 학습에 많은 도움이 된다.

그동안 AWS 한국 사용자모임에서 많이 활동해왔고 앞으로도 여기에서 가장 많은 활동을 할 것 같다. 이곳은 무료나 소모입 강의가 다양할 뿐 아니라 누구나 참석할 수 있는 열린 분위기이기 때문에 이를 통해 공부를 시작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Q. AWS가 공개한 내용 중에 관심 있는 기술은 무엇인가?

최근 AWS의 쿠버네티스 서비스인 ESK에 서버나 클러스터를 관리하지 않고 컨테이너를 실행할 수 있도록 돕는 파게이트를 접목한 ‘EKS 온 파게이트’가 출시됐다. 이와 함께 기업이 사용할 인프라 비용을 사전에 지불하고 할인을 받는 비용절감 프로젝트인 세이빙 플랜에도 파게이트가 적용된다는 소식이 들렸다.

이는 그동안 업무 처리를 위해 클라우드 서버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적합한 CPU, 메모리 등을 선정하는 복잡한 산정 작업을 하지 않고 사용시간과 컨테이너 수만 지정하면 될 정도로 엔지니어의 업무를 효율화 할 수 있다는 의미다.

즉 그동안 소모적으로 시간을 낭비하던 일을 최소화해 엔지니어가 보다 중요한 일에 집중할 수 있고 업무효율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최근 미디어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클라우드 프론트, 미디어 컨버트 등 미디어 관련 클라우드 기술을 많이 사용하게 됐는데 기존엔 구현이 어려웠던 다양한 기능을 생각보다 더 손쉽게 만들 수 있었다.

빅히트의 모바일 커뮤니티 '위버스'.

Q. 비엔엑스로 이전하게 된 이유가 있다면?

A. 삼성전자에서 대규모 서비스와 글로벌 서비스 등 소중한 경험을 겪었고 성장할 수 있는 동력을 얻을 수도 있었다. 다만 이제는 중견기업에서 점차 성장하는 경험을 하고 싶었다.

그래서 지금 가장 이슈가 되고 한국적인 색체가 있으면서 대한민국을 대표할만한 기업이 어디일지 고민한 끝에 선택한 회사가 비엔엑스다.

Q. 비엔엑스로 옮기면서 업무 환경은 더 자유롭게 바뀐 편인가?

A. 이런 질문을 많이 받는데 실제론 지금 회사 뿐 아니라 전 회사도 상당히 자유로웠다. 반바지를 입고 업무를 하기도 하고 출퇴근도 팀원에게 공유만 잘되면 자유롭게 이뤄졌다.

대기업은 고리타분하고 폐쇄적일 것인라는 고정관념이 있는데 생각보다 훨씬 자유롭다. 아직도 많은 사람이 강압적인 문화아래서 성과를 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렇지 않다.

우리 팀도 사람을 규제하는 규칙 중심이 아니라 업무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를 중심에 둔 문화를 통해 좋은 사례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

이러한 업무 중심의 기업문화를 알리고 편견을 깨는 일에 대해서는 대기업이 리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Q. 업무량이 많아서 어쩔 수 없이 일을 많이 할 수 밖에 없다는 의견도 있다.

A. 방대한 양의 업무를 최소화하고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업무를 자동화하고 최대한 빨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데브옵스의 주요 과제 중 하나다. 만약 일을 자동화하지 못하고 빨리할 수 없었다면 지금까지 해온 프로젝트는 모두 불가능했을 것이다.

삼성전자에서 참여했던 통합 IoT 솔루션인 ‘스마트싱스’ 같은 경우 200가지 이상의 기능이 포함된 마이크로 서비스로 접속하는 다양한 ioT 기기의 변화에도 모두 반응해야 했기 때문에 굉장히 복잡하고 규모가 큰 프로젝트였다.

이를 기간 내에 개발하기 위해 프로젝트에 참여한 20명 이하의 엔지니어는 개발 과정의 모든 부분을 자동화하고 검증화하는 프로그램을 구축해야 헸다.

Q. 이렇게 기업문화가 바뀌기 위해선 업무를 평가하는 기준부터 달라져야 할 것 같다.

A. 맞다. 기업이 급변하는 시대에 맞춰 변하려면 팀의 성과 및 평가지표도 중요하다. 단순히 업무 시간이나 성과 등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엔지니어가 어떤 일을 했고 팀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다각도로 연구하고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표적으로 삼성전자나 비엔엑스 모두 우리의 기술을 외부에 소개하고 발표하는 것을 긍정적이고 업무의 일환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제재가 아닌 지원을 해주고 있다.

Q.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

A. 기술이 사람을 인생을 행복하게 만든다는 말처럼 기술 혁신을 통해 많은 사람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 우선 지금은 많은 팬이 좀더 편하게 엔터테인먼트를 즐길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또한 앤디 제시 AWS 대표가 작년 리인벤트에서 프로그램 엔지니어가 하는 일이 작곡가가 음악을 만드는 일과 비슷하다고 발표한 것처럼 개인적으론 엔지니어가 이제는 예술가라는 직함을 가져도 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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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이 인간의 감정을 움직이는 행위라고 가정한다면 불필요한 작업은 모두 자동화하고 개인의 감정 상태에 따라 업무를 배정하는 등 개인이 기쁘게 일에 집중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든다면 그것 역시 예술이고 이를 만든 엔지니어는 예술가로 평가 받을 수 있을 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를 위한 첫 걸음으로 지금은 사람이 하고 싶은 일 외에 억지로 해야 하는 부가적인 일을 최대한 자동화해 업무에 대한 스트레스를 최소화 하는 것을 목표로 연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