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월 18일 핀테크와 은행이 '계급장'을 떼고 한판 붙는다. 다양한 은행 계좌를 한 데 등록하고, 타 은행에서 타 은행으로 자금을 이체하는 등의 금융서비스를 시행할 수 있는 오픈뱅킹이 본격 시행되기 때문이다. 이는 곧 누가 더 금융플랫폼 사업자로 고객에게 매력적인지를 가늠할 수 있는 리트머스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오픈뱅킹과 더불어 고객이 자신의 금융데이터를 옮기고 관리해줄 사업자를 택할 수 있는 '마이데이터'까지. 세분화되는 금융 라이선스로 국내 금융시장은 역동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 중심에는 디지털이 자리잡고 있다. 은행부터 핀테크까지, 디지털 전환의 주역들을 만나본다.[편집자주]
지난 25일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사옥에서 만난 KEB하나은행 염정호 미래금융사업본부장은 출시가 얼마 남지 않은 '베일의 상품'에 관한 회의 중이었다. 염정호 본부장은 SK텔링크와 손잡고, 통신과 금융서비스가 결합된 요금제 연내 출시를 준비 중인 장본인이기도 하다.
염정호 본부장은 "오픈뱅킹을 쓸 때 기능적으로 편리하다는 사실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며 "담겨있는 킬러 콘텐츠가 있어야 하는데, KEB하나은행은 현재 수신 관점의 오픈뱅킹을 여신까지로 확장한 서비스를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Q. 오픈뱅킹이 시작됐다.
"오픈뱅킹이 기능적으로 좋고, 나쁘고 크게 의미는 없다고 본다. 오픈뱅킹 하는 목적이 무엇인지를 봐야 한다. 고객 입장에서 계좌 이동이 자유로워졌는데, 은행 입장에선 고객을 뺏기지 말고 다른 은행의 고객도 끌어와야 하고 현재 고객도 잡아둬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고객을 잡아두고, 끌어오는 거를 둘 다 다하는 것이 오픈뱅킹에서 중요하다. 킬러 콘텐츠를 만들어야 하는데, 이것이 은행들의 차별화 전략이 될 것이라 본다."
Q. KEB하나은행의 오픈뱅킹 킬러 콘텐츠는 뭔가.
"오픈뱅킹이 수신 측면에서 얘기되고 있는데 한 단계 더 나아가서 대출 관점에서 보자고 생각했다. 고객이 보유한 대출을 보고, 그 대출에 비해 KEB하나은행 대출이 더 유리하다. 갈아타는 것도 3분이면 된다라고 하면 어떨까. 대환 대출을 서비스를 진행하려고 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 콘셉트를 말하면 고객이 모바일서 신용대출을 받으려고 조회하면, 다른 은행 대출 보유 시 대출 한도금액이 아주 적거나 안나온다. A라는 사람이 오픈뱅킹을 등록하고, 신용대출을 모바일서 조회한다고 해보자. 이번에 나올 대환 대출 서비스는 'A 씨 대출 한도는 1억5천만원이다. 그렇지만 기존에 보유한 별표은행 300만원, 달표은행 400만원의 대출을 갚아야 한다는 전제'라며 '이런 점이 KEB하나은행 대출이 더 유리하고 갈아타는 것도 금방 된다'고 소개하는 것이다. 아예 관점이 다른 거다. 아예 대출 한도가 안나오는 것과, 갚으면 한도가 나오는 것은.
다만 모바일 신용대출이지만 한 번은 영업점에 방문해야 한다. 다른 은행 대출을 안갚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어서다. 대환 대출을 신청하고 5영업일 내 지점을 방문, 다른 은행 대출을 갚으면 절차가 끝난다."
Q. 오픈뱅킹서 대출 API 는 없지 않나.
"맞다. 스크래핑으로 가져오는 것이다. 대출 이력 정보를 스크래핑을 통해 읽어오는 것이다."
Q. 알뜰폰(MVNO) 사업자와 제휴했다. KB국민은행에 비해 다소 늦었다.
"알뜰폰 사업을 하거나 제휴했을 때 정말 될까라는 고민을 많이 했다. 알뜰폰 이용자 수가 줄어가는 상황에서 들어가서 잘못하면 덫에 걸리는게 아닌가 했다. 알뜰폰 사업을 자체로만 보면 역마진이다. 다만 통신을 빌미로 해서 금융 손님을 묶어놓자는 전략으로 KB국민은행이 선택한 것일거고. KEB하나은행은 알뜰폰 이용자들의 데이터를 붙여 정교한 신용평가모형을 만들자는 생각이 들었다."
Q. 통신과 금융데이터 결합 측면서 '핀크'가 있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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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금융이 메인이 아니다. 메인은 생활이고 금융이 붙는 거다. 금융이 바뀌지 않으면 죽을 수 있는 시대라 변신을 해야 했다. 통신 데이터를 가져오기 위해 SK텔레콤과 별도 회사인 핀크를 만든 것이다.
최근 SK텔레콤과 협력하여 통신데이터 기반 신용평가모형을 출시하였고, 하나금융 이외의 타행이나 저축은행에도 접목할 수 있도록 추진하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