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뱅킹 목표, 신한은행이 운영자인 플랫폼되는 것"

[DT의 주역들] 문봉기 디지털사업본부 본부장

금융입력 :2019/11/18 17:10    수정: 2019/11/18 17:13

오는 12월 18일 핀테크와 은행이 '계급장'을 떼고 한판 붙는다. 다양한 은행 계좌를 한 데 등록하고, 타 은행에서 타 은행으로 자금을 이체하는 등의 금융서비스를 시행할 수 있는 오픈뱅킹이 본격 시행되기 때문이다. 이는 곧 누가 더 금융플랫폼 사업자로 고객에게 매력적인지를 가늠할 수 있는 리트머스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오픈뱅킹과 더불어 고객이 자신의 금융데이터를 옮기고 관리해줄 사업자를 택할 수 있는 '마이데이터'까지. 세분화되는 금융 라이선스로 국내 금융시장은 역동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 중심에는 디지털이 자리잡고 있다. 은행부터 핀테크까지, 디지털 전환의 주역들을 만나본다.[편집자주]

지난 12일 서울 중구 부영빌딩에서 신한은행 문봉기 디지털사업 본부장을 만났다. 문봉기 본부장은 과거 모바일 뱅킹 애플리케이션(앱) '써니뱅크'를, 이보다 더 이전에는 메일로 자금을 보내는 '머니메일'을 기획하는데 일조했던 인물이다. 문 본부장은 전자금융부와, 평촌금융센터와 신월중앙에서 지점장, 신사업추진실 등을 거친 인물이다. 모바일 뱅킹 앱 '쏠(Sol)을 '플랫폼'으로 키우는 데 집중하고 있는 문봉기 본부장은 "오픈뱅킹은 플랫폼이 돼야 하며, 신한은행 쏠도 그저 운영회사가 신한은행인 플랫폼으로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신한은행 문봉기 디지털사업부 본부장.(사진=지디넷코리아)

Q. 오픈뱅킹이 시작됐다.

"준비를 많이 했다. 메뉴 레벨로 오픈뱅킹을 시행한 다른 은행도 있는데, (신한은행은) 그러면 안된다고 생각했다. 오픈뱅킹은 핀테크도 함께 하는 서비스다. 핀테크에선 이 서비스를 제공할 때 한 개 은행을 대상으로 하는게 아니고 플랫폼으로 만들어 놓을 것이다. 플랫폼 만들고 은행을 이용하는 사람들 들어와라로 갈 것인데, 우리도 그렇게 플랫폼으로 가야 한다고 봤다. 고객 입장에서도 맞을 거라고 판단했다.

신한은행은 이런 거다. 메뉴로 오픈뱅킹 > 이체> 타행 이체로 구분지어놓은 것이 아니라, 이체를 들어가면 타행에서 타행으로 계좌이체가 있는 식이다. 오픈뱅킹 메뉴가 별도로 있다면 불편하다. 예를 들어 예금 신규 가입하려고 하는데 1천만원이 필요하다고 해보자. 다른 은행 계좌 잔액을 모아서 한다 이런 생각을 고객은 할거다. 근데 별도 메뉴면 한번에 작업을 할 수 없다. 현재 신한은행은 33개 메뉴에 오픈뱅킹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해놨다. 모든 메뉴에 들어가도록 확장할 예정이다."

Q. 신한은행의 계좌가 없이도 오픈뱅킹을 쓸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게 본질이다. 플랫폼이 되려면 신한은행 고객이 아니어도 이용할 수 있어야 하는거다. 운영은 신한은행이 하지만 은행 계좌가 있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쓸 수 있게 하는 것. 그게 오픈뱅킹이고 플랫폼이라고 본다."

Q. 신한은행의 오픈뱅킹 서비스 특징을 꼽는다면.

"오픈뱅킹은 PISP (지급지시전달업), 자산관리서비스는 마이데이터 등을 통한 계좌정보제공업(AISP)과 연관돼 있다. 아직 신용정보법이 개정되지 않아 할 수 있는 것엔 한계가 있다. PC기반인 스크래핑을 통해서만 접근이 가능한 상태라서다. 오픈뱅킹은 시간이 지날 수록 이용자가 확 늘어날 것이고, 신용정보법이 개정된다면 자산관리 부분도 크게 성장할 거다. 신한은행도 오픈뱅킹 시행일에 맞춰 '마이 자산' 서비스를 내놨다. 빅데이터를 갖고 개개인의 삶의 양식을 바꾸고, 초개인적 금융비서생활을 제공할 것이다."

Q. 핀테크가 오픈뱅킹 서비스에 참여한다. '토스' 같은 대형 플랫폼이 있는데 어떻게 바라보나.

"우리를 힘들게 하지만 기회를 준다고 본다. 2000년인가에 '머니메일'이란 서비스가 있었다. 휴대전화와 이메일로 송금하는 서비스였다. 당시에 (기획에) 참여했었는데, 그 때 만들어진 배경은 '페이팔' 때문이었다. 자산관리 서비스도 신한은행이 최초로 내놨다. e신한이란 신설법인을 만들어 '이모든'이란 자산 종합 포털 서비스도 했었다. 둘 다 얼마 못갔다. 고객은 받아들일 준비가 안됐었고, 정부도 관심이 크지 않았다. 이젠 다르다. 오픈뱅킹에 더해 이런 새로운 서비스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린 것이다."

Q. '공급자 중심에서 수요자 중심으로 금융을 바꾸자'는 철학 속에서 디지털 전환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본다. 은행도 디지털 전환을 통해, 수요자 중심으로 간다고 평가해도 될까.

"모바일 쇼핑할 때 나는 한 회사만 쓴다. 어쩌다 보니 쓰게 됐는데 배송이 빠르고 저렴해서 계속 쓰게 된 것이다. 이 이커머스 업체가 나한테 신뢰를나한테 신뢰를 주고 있구나 이것이 습관으로 다가왔다. 은행도 고객 현재 신한은행과 거래하고있지만, 고객 중심의 서비스를 계속적으로 제공하지 않는다면 어느 순간에 맘이 싹 달라질 거다.

은행의 점주권이라고 있다. 서울·수도권 지역의 1차 점주권이 500m, 2차 점주권은 1km다. 그렇지만 이제 거리가 중요한게 아니다. '돈을 예금해야지'라고 맘을 먹고 신한은행이 떠오른다면, 점주권이 신한은행인 시대다. 제일 먼저 어떤 은행을 떠올리느냐가 중요하다. 이를 결정하는 건 굉장히 미묘한 순간이고 적은 차이다. 디지털 전환으로 고객 중심 서비스로 만들지 않으면 현재 고객이 계속 있을 것이란 장담을 못한다. 그래서 플랫폼을 만들겠다고 강조하는 것이다."

Q. 은행의 디지털 전환은 수익성 향상과 연결된다고 보나.

관련기사

"세상이 흐르면서, 고객 생각도 같이 흘러간다. 우리도 뭔가 노력을 한다. 이게 서로 간 영향을 주고 받는다. 디지털 통해서 단순히 비용 절감할 수 있고 고객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는 등 긍정적 효과가 많다. 반대로 점포가 줄어드는 등 사회적 이슈도 있다. 'OO을 위해서 디지털을 해야 한다'는 직선적 생각은 위험하다.

세상이 흘러가는 것은 막을 수 없기 때문에, 핵심은 정말 고객이 생각하는 것과 편리한 방향이 뭔지를 고민해야 한다. 5개년 계획은 이제 말도 안된다. 최대로 잡아봐야 2~3년인데 이마저도 아니라고 하면 방향을 틀어야 한다. 그래야 살아남을 수 있다. 고객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서 조금 앞에 가거나 따라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