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비자원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는 20일 '콘덴서 먼지 쌓임 현상' 등으로 논란이 된 LG전자의 의류건조기를 구매하거나 사용한 소비자들이 자동세척 기능 불량 등을 이유로 구입대금의 환급을 요구한 집단분쟁조정 신청 사건과 관련 LG전자가 신청인들에게 위자료 10만원씩을 지급하라고 결정했다.
이번 사건에서 LG전자는 콘덴서 먼지 쌓임 현상이 건조기 자체 성능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건조기의 하자로 판단할 근거가 없고, 잔류 응축수와 콘덴서의 녹이 드럼 안 의류에 유입되지 않아 인체에 영향을 끼칠 우려가 없으며, 관련 기능에 대해 사실과 부합하게 광고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같은 LG전자 측 주장에 대해 위원회는 LG전자가 콘덴서 자동세척의 구체적인 작동 환경에 대해 광고한 내용은 신청인들에게 '품질보증'을 약속한 것으로 보아야 하는데, 실제 콘덴서 자동세척 기능이 광고내용과 차이가 있어 콘덴서에 먼지가 쌓였으므로 이에 대해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또한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는 LG전자가 콘덴서 자동세척 시스템에 대해 10년 동안 무상보증을 실시하겠다고 이미 발표했고, 한국소비자원의 시정권고를 수용해 무상수리를 이행하고 있어 품질보증책임을 이행한 것으로 보는 것이 상당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위원회는 LG전자가 광고에서 콘덴서 자동세척이 조건 없이 이루어지는 것으로 표현했으나 실제로는 일정 조건에서만 자동세척이 이루어져 광고를 믿고 제품을 선택한 소비자의 선택권이 제한되었을 여지가 있다고 했다. 이에 더해 수리로 인해 겪었거나 겪을 불편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구매자 1인당 위자료 10만원씩을 지급하라고 결정했다.
한편, 의류 건조기의 잔류 응축수, 녹발생으로 인해 피부질환 등의 질병이 발생했다는 신청인들의 주장은 그 인과관계를 확인하기 어려워 인정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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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의 조정결정서를 작성해 당사자에게 14일 이내에 송달할 예정이다. 문서를 송달받은 당사자는 결정서를 받은 날로부터 15일 이내에 조정결정 내용에 대한 수락 여부를 조정위원회에 통보해야 한다. 당사자가 위원회 조정결정을 수락하는 경우 재판상 화해의 효력이 발생하며, 위원회는 LG전자에게 당사자가 아닌 자에 대한 보상계획서를 제출하도록 권고할 수 있다. 이번 소비자원의 결정은 법적 구속력을 갖고 있지 않아 LG전자 측이 이를 받아들일지는 아직 미지수다.
LG전자 의류건조기 논란은 콘덴서 자동세척 방식인 LG '트롬 듀얼인버터 히트펌프 건조기'에 대해 소비자들이 '먼지낌' 현상 등 불만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소비자 247명은 지난 7월 제품 광고와 달리 콘덴서 자동세척이 원활하게 되지 않는 등의 이유로 구입대금 환불을 요구하며 소비자원에 집단분쟁 조정을 신청했다. 이에 LG전자는 한국소비자원의 시정권고를 받아들여 지난 2016년 4월부터 최근까지 판매된 의류건조기 145만대 전량에 대해 10년간 무상수리 조치를 실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