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가 업계 최고 수준의 전기자동차 배터리 경쟁력을 자신했다. 내년 이후 각국 정부의 친환경차 정책 강화와 신규 모델 출시로 전기차 시장 전망이 앞으로도 매우 밝다는 판단에서다.
손미카엘 삼성SDI 전지사업부문 전략마케팅 전무는 29일 3분기 실적발표 이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지난해와 올해 글로벌 자동차 판매가 소폭 감소하는 추세로, 경기에 따라 부침이 있다"면서 "그러나 같은 기간 전기차 판매는 두 배 이상 성장했고, 앞으로도 큰 폭으로의 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삼성SDI가 전기차 시장 전망을 높게 보는 이유는 세 가지다.
먼저 유럽 지역을 중심으로 내년부터 이산화탄소(CO2) 규제가 강화됨에 따라 전기차 생산이 두 배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각국 정부도 이에 발맞춰 보조금 세제 혜택 등 지원책 마련에 분주하다.
일반 내연기관차와 비교해 전기차의 상품경쟁력이 점차 강화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이전보다 가격은 상당히 낮아지는 추세이고, 성능에 대한 장점도 부각되는 상황이다.
또 보조금 제도 변화와 신규 모델의 부재로 성장세가 주춤한 중국·미국 시장은 머지않아 인프라 확대와 신규모델 출시로 성장모멘텀을 회복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이러한 근거를 바탕으로 업계는 전기차 시장이 2030년까지 연평균 20% 이상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손 전무는 "당사는 현재 울산·중국(시안)·헝가리에 전기차배터리 사업장을 두고 있는데, 3개 공장 모두 높은 제조 수율을 보이면서 안정적인 생산성을 유지하고 있다"며 "당사는 국내 라인에서 신공법과 신제품을 검증하고 해외로 수평전개하는 전략을 취하는데, 이를 통해 시장 초기 어려움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기적인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제품 경쟁력과 생산기술, 오퍼레이션 역량이 매우 중요하다고 판단된다"며 "당사는 업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향후에도 유지하고 발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5세대 이동통신(5G)에 활용되는 폴리머전지의 개발 방향에 대한 질문에는 "추세를 보면 5G 도입으로 전력소모량이 크게 증가하고 배터리 용량, 사용시간에 대한 요구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당사는 에너지 밀도와 충전 속도를 높이는 폴리머 전지 기술개발에 중점 두고 있는데, 이러한 전략은 배터리 가격 상승을 동반하기 때문에 수익성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폴리머전지 시장에서 주요 고객사가 제조자 개발생산(ODM) 비중을 늘릴 가능성에 대해서는 "ODM 스마트폰은 최저가 제품으로 주로 각형을 대체하는 저가 폴리머를 채용할 것으로 보인다. 당사가 주력해온 시장이 아니다"라며 "주요 고객의 플래그십 모델과 보급형 스마트폰 시장에 적기 진입해 무선 이어폰과 스마트워치로 매출 수익성을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손 전무는 전동공구 시장과 관련해 "과거 고성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둔화하는 추세는 맞다"며 "미-중 무역분쟁과 경기상황으로 인한 일시적인 영향으로 본다. 3분기에는 일부 고객들이 재고 조정을 진행하면서 당사 판매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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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유선(Coded)에서 무선(Codeless)로 전환이 빨라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원형전지는 전동공구 이외에도 전기차, 전기 바이크 등 E모빌리티 시장이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삼성SDI는 현재 전동공구(드릴) 등에 쓰이는 소형(원통형) 배터리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글로벌 전동공구 시장 점유율 70%를 과점 중인 3개 업체에 가장 많이 제품을 공급하는 회사로 꼽힌다. 전기차배터리·ESS에 비해 단가는 낮지만 규모의 경제를 이뤄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