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능 데스크톱 PC의 새로운 수요처로 게임에 이어 영상 제작이 등장했다. 풀HD, 또는 4K 영상 원본을 동시에 띄우고 매끄럽게 편집하는데 고성능 프로세서와 그래픽카드, 고용량·고성능 SSD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런 수요는 인텔과 AMD의 데스크톱 프로세서 경쟁에도 상당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동영상 편집 중 가장 많은 시간을 요구하는 인코딩 작업에 더 많은 코어를 동원할 수 있는 AMD 3세대 라이젠 프로세서가 유리했다는 평가다.
■ "게임 비수기 수요, 영상 편집용 PC가 흡수"
용산전자상가 등 조립PC 관련 업계는 7월에서 9월, 12월에서 2월 등 입학·졸업 시즌과 여름방학·겨울방학 등이 겹치는 시기를 성수기로 본다. 고성능을 요구하는 게임을 즐기기 위해 프로세서나 그래픽카드 등 업그레이드 수요가 집중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통설도 지난 해 하반기부터 유튜브 등을 통한 1인 매체 열풍이 불며 깨지고 있는 상황이다. 풀HD, 혹은 4K로 촬영한 영상 원본을 매끄럽게 편집하는 데도 고성능 프로세서와 그래픽카드, 고용량·고성능 SSD가 요구되기 때문이다.
완제 조립PC 쇼핑몰 샵다나와 관계자는 "영상 편집용 PC 판매량이 늘어나면서 올 3분기 PC 판매량이 지난 해 3분기 대비 5만대에서 6만 1천대로 1만 대 이상 늘어났으며 특히 캡처보드 등 방송용 하드웨어 장치를 탑재한 조립 PC의 판매량이 상승했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 7월 AMD 3세대 라이젠 프로세서 출시와 이에 따른 인텔 9세대 코어 프로세서 가격 인하가 있었고 직접 영상 편집·송출용 PC를 조립하는 소비자가 많은 것을 감안하면 조립PC 판매량은 더 크게 증가했을 것으로 보인다.
■ "동영상 편집, 프로세서 점유율에도 영향"
동영상 편집용 고성능 PC 수요는 인텔과 AMD의 경쟁 구도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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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편집 후 최종 결과물을 출력하는 인코딩 과정에서는 많은 코어가 한꺼번에 작동하는 것이 시간 단축에 더 유리하다. 그래픽이나 게임 엔진 최적화 등 변수가 많은 게임보다 AMD 3세대 라이젠 프로세서가 이점을 가져가기 쉬운 상황이다.한 주요 온라인 PC 쇼핑몰 관계자는 "AMD 라이젠 프로세서는 같은 가격의 인텔 코어 프로세서보다 더 많은 코어/스레드 활용이 가능해 제한된 예산으로 영상 제작 등 활동을 시작하려는 소비자의 선호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PC 쇼핑몰 관계자도 "자체 집계 결과 AMD 라이젠 프로세서 탑재 PC 점유율이 약 3% 내외 차이로 근소하게 인텔을 앞선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 "현재는 AMD 프로세서 선호도가 높지만 인텔 i9-9900KS나 AMD 라이젠9 3950X 등 하이엔드 프로세서 출시에 따라 시장 상황이 변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