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 조립 PC서 '웃고' 완제 PC서 '울고'...왜?

데스크톱 PC 열세, 노트북 판매량은 5배 증가

홈&모바일입력 :2019/09/16 17:47    수정: 2019/09/16 17:48

삼성전자, LG전자를 포함해 국내외 주요 제조사가 참여하는 완제 PC 시장에서 라이젠, 애슬론 등 AMD 프로세서 탑재 제품들이 여전히 고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AMD 프로세서 탑재 제품은 지난해부터 올 2분기까지 데스크톱 PC와 워크스테이션 시장에서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한 반면 노트북 시장에서는 올 1분기부터 레노버와 LG전자 등이 신제품을 투입하면서 판매량이 최대 5배 이상 증가하는 소정의 성과를 거뒀다.

AMD 3세대 라이젠 프로세서. (사진=AMD)

■ 지난해 AMD 데스크톱 PC 점유율 7% 미만

16일 시장조사기관 한국IDC에 따르면 지난 한 해 국내 출하된 PC는 총 424만 여대다. 이 중 AMD 프로세서를 탑재한 데스크톱 PC는 10만 7천여 대인 반면 인텔 프로세서 탑재 PC는 177만 4천여 대다. AMD PC의 점유율은 7%에 못 미친다.

인텔 프로세서 수급난이 본격화된 지난 해 하반기에도 출하량은 예년과 큰 변화가 없이 2만 6천여 대 수준을 계속해서 유지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역시 AMD 라이젠 프로세서 탑재 PC를 국내 시장에 판매하지 않는다.

2018-2019 2분기 국내 완제 PC 시장 프로세서 별 출하량. (자료=한국IDC)

특히 고성능 그래픽이나 연산 등을 수행하는 워크스테이션 PC는 전량 인텔 제온 프로세서를 탑재하고 있는 실정이다. AMD가 서버 시장을 겨냥해 에픽(EPYC) 프로세서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이는 전량 서버용이며 개인용 워크스테이션을 위한 제품은 아직 출시되지 않은 탓이다.

국내 중견 PC 제조사 관계자는 "조달 등 공공 시장에서는 여전히 인텔 프로세서 탑재 PC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다만 핵심 업무와 관계가 없는 일부 분야에서는 예산 절감을 위해 AMD 프로세서 탑재 PC를 소수 도입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 AMD 노트북 출하량은 전년 대비 크게 상승

AMD 프로세서는 국내 데스크톱 PC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한 반면 노트북 시장에서는 어느 정도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해 국내 시장에 출하된 노트북 230만 5천대 중 AMD 프로세서 탑재 제품은 1만 4천여 대로 시장 점유율은 1% 내외에 불과했다. 그러나 입학·진학 등 노트북 최대 성수기로 꼽히는 올 1월 AMD 노트북 출하량은 1만1천여 대로 증가했다.

한국레노버 아이디어패드 S540 14인치 모델. AMD 라이젠 2세대 프로세서를 탑재했다. (사진=한국레노버)

특히 올 2분기 출하량은 레노버와 LG전자가 AMD 라이젠 프로세서 탑재 노트북 신제품을 투입하며 1분기의 두 배인 2만 5천여 대로 늘었다. 시장 관계자들은 AMD 노트북이 올해 국내 시장에서 지난 해 출하량의 3배 이상을 무난히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출하 수량은 늘어났지만 점유율 면에서는 여전히 AMD 노트북이 열세다. 인텔 프로세서 탑재 노트북의 점유율은 여전히 90%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가장 판매 성적이 좋았던 올 2분기의 AMD 노트북 점유율은 5.03%에 그쳤다.

■ 점유율 상승 가로 막는 부정적 인식 여전

국내 완제 PC 시장에서 AMD 프로세서의 성적표는 3세대 라이젠 프로세서의 흥행에 힘입어 점유율 50%를 넘긴 조립 PC 시장과는 크게 비교된다.

총판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유통가 관계자는 "과거 발열 등으로 문제를 겪었던 AMD 노트북을 유통했던 업체들이 재고 부담이나 판매 후 소비자 불만 등을 우려해 대량 판매 시도를 하지 못하는 것도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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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세서의 품질이나 성능은 과거에 크게 개선되었지만 소비자는 물론 유통 업체나 일선 상인들의 인식이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과거 AMD 프로세서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바뀌는 데는 상당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