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하반기부터 불거진 인텔 프로세서 수급난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대만 주요 제조사를 중심으로 올 연말부터 내년 초 출시할 노트북 신제품에 탑재될 10세대 코어 프로세서가 부족하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인텔 역시 "올 상반기 중 시장조사업체와 내부 예상치를 넘어서는 PC 제품 수요가 있었고 수급 불균형이 일부 존재하지만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중"이라고 뱕혀 이를 일부 시인했다.
단 국내외 PC 제조사들은 9세대 코어 프로세서 등 기존 프로세서를 이용한 생산에서는 당분간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 디지타임스 "14nm 공정 수급 불균형"
대만 디지타임스는 지난달 24일 주요 대만 제조사를 인용해 "14nm(나노미터) 공정에서 생산된 프로세서의 생산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며 올해 말에서 내년 초로 예정된 신제품 출시가 지연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디지타임스가 지목한 프로세서는 인텔이 지난 8월 공개한 10세대 코어 프로세서, 코멧레이크(Comet Lake)다. 10nm 공정에서 생산된 아이스레이크 프로세서로 모두 소화할 수 없는 사무용이나 업무용 등 B2B 수요를 일정 부분 분담하기 위한 성격을 지녔다.
10nm 공정에서 새 아키텍처인 서니 코브(Sunny Cove) 기반으로 만들어진 아이스레이크와 달리 코멧레이크는 9세대 코어 프로세서와 동일한 14nm 공정에서 만들어진다. 그래픽 성능 역시 전 세대와 동일하지만 코어 수와 작동 클록을 높였다.
■ 인텔 "수급 균형 개선하기 위해 노력중"
인텔은 지난 하반기부터 9세대 코어 프로세서 등을 포함한 프로세서 수급난이 가시화되자 로버트 스완 임시 CEO 명의의 공개서한에서 '공급이 수요를 쫓아가지 못하는 상황'임을 강조했다.
또 2018년 초부터 전 세계 14nm(나노미터) 공정 생산 시설에 총 10억 달러(약 1조원)를 투자해 설비를 증설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후 내장 그래픽칩셋이 비활성화된 코어 프로세서를 출시하고 일부 칩셋 생산 공정을 14nm에서 22nm로 전환하기도 했다.
지디넷코리아의 질의에 인텔은 "PC 고객사들을 위한 수급 균형을 개선하기 위해 계속 노력중"이라고 밝혔다.
또 "올 상반기 중 시장조사업체와 내부 예상치를 넘어서는 PC 제품 수요가 있었고 이에 따라 14nm 제품 생산량을 확충했다. 연말 성수기에 대비해 10nm 제품 생산량도 늘려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텔은 또 "고객사들의 고성장 분야를 지원할 최신 세대의 인텔 코어 i5, i7과 i9 제품 생산에 높은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 "출하량 예측치와 실제 주문량 차이 있었다"
그러나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올 1분기 PC 출하량은 총 5천848만 4천대로 지난 해 같은 기간보다 오히려 180만 대 가량 감소했다. 올 2분기 PC 출하량은 6천485만 8천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92만 7천대 가량 늘어났다.
결국 출하량 증가·감소를 모두 감안하면 올 상반기 PC 출하량은 지난 해에 비해 고작 110만 대 가량 증가한 셈이다. 이는 올 상반기 전체 PC 출하량의 1% 가량이다. '내부 예상치를 넘어서는 수요'라는 인텔의 설명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이에 대해 인텔은 "주요 시장조사업체 등의 예측치에 맞춰 프로세서 생산 계획을 잡았지만 실제 PC 제조사의 주문량과는 차이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 "기존 인텔 칩 탑재 PC 생산에는 문제 없을 것"
국내외 PC 제조사들은 9세대 코어 프로세서 등 기존 프로세서를 이용한 PC 생산에서는 당분간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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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을 요구한 글로벌 제조사 관계자는 "올 상반기만 해도 프로세서를 공급받는데 지연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큰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국내 중견 PC 제조사 역시 "지금까지 공급사를 통해 특별한 정보를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제조사 관계자는 "최신 프로세서가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B2B 시장 등에서는 큰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