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진 쇼미더웹툰] 아버지의 삶...‘마당 씨의 가족 앨범’

홍연식 作...'마당 씨' 시리즈 마지막 이야기

인터넷입력 :2019/10/27 10:20

대중문화는 현재를 사는 우리들의 이야기다.

그 중에서도 웹툰은 요즘 사람들에게 익숙한 디지털 디바이스인 스마트폰을 통해 주로 전달되면서도, 드라마나 예능 등 쉴 틈 없이 연속적으로 진행되는 콘텐츠와 다르다. 감상할 때 차분히 생각을 정리하거나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여백의 미학을 갖고 있다.

이런 공감과 반추의 매력 때문에, 정서적 위안과 위로를 원하는 이들이 웹툰을 많이 찾고 있다.

이에 지디넷코리아는 레진엔터테인먼트의 레진코믹스와 함께 지친 일상을 잠시 잊을 수 있는 다양한 웹툰 속 이야기를 소개하고자 한다.

레진코믹스 웹툰 ‘마당 씨의 가족 앨범’(작가 홍연식), 자료제공: 레진엔터테인먼트

레진코믹스 웹툰 '마당 씨의 가족 앨범'은 태어나면서부터 내가 속한 가족과 성인이 된 후 내가 만든 가족 사이에서 건강한 삶과 행복에 대한 고민을 전하는 홍연식 작가의 '마당 씨' 시리즈 세 번째이자 마지막 이야기다. 웹툰은 아버지와는 다른 삶을 살겠다 다짐하는 주인공 마당 씨가 어느 순간 그 다짐이 집착이 돼 저도 모르는 사이 아버지와 닮은 모습으로 아들을 대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면서 깊어지는 고민을 그리고 있다.

마당 씨 시리즈 전작과 마찬가지로 마당 씨 부부와 아들 이완은 시골에서 사는 중이다. 그곳에서 부부는 각자의 그림 작업에 바쁜 와중에도 이제 네 살 된 아들을 위해 삼시 세 끼 건강한 밥상을 차리고 최대한 많은 시간을 아이와 함께하려 한다. 작품 곳곳에는 아내와 아이를 생각하는 마당 씨의 사랑이 묻어난다.

그럼에도 웹툰의 시작은 마당 씨의 어두운 기억 속 아버지의 모습에서 출발한다. 어린 시절 그의 아버지는 술을 마시면 어머니에게 폭력을 행사했고, 어머니는 그런 아버지에게 저항 한 번 못하고 힘겹게 살다 돌아가셨다. 한 아이의 아버지가 된 아들은 유년 시절의 기억으로 여전히 상처가 아물지 않았는데, 그의 아버지는 늙고 병든 지금도 여전히 변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더 고집스러워졌고 삶에 대한 미련은 예전보다 커진 듯싶다. 태생적 가족인 아버지는 마당 씨에게 있어 지금도 불안과 어두움의 동의어다. 그럼에도 아버지의 늙은 손을 놓을 수 없는 것이 아들인 마당 씨의 현실이다.

분리될 수 없는 관계... 아들 이완이 뛰노는 마당 깊은 집과 병든 아버지가 눕혀져 있는 병원을 오가며, 다른 삶을 살겠다는 마당 씨의 다짐은 그래서 더 단단해졌는지도 모르겠다. 엄마를 함부로 대했던 아버지와 달리 마당 씨는 아내에게 존칭을 쓰고, 어두운 지하방에서 술을 마시던 모습을 보여주던 아버지와 달리 그는 햇살 가득한 시골마당에서 손수 기른 채소로 아들 완이를 위해 자연밥상을 준비한다.

레진코믹스 웹툰 ‘마당 씨의 가족 앨범’(작가 홍연식), 자료제공: 레진엔터테인먼트

마당 씨는 태생적 가족 안에 자리한 자신의 아버지와 달리 본인이 만든 가족 안에서 아버지와는 다른 삶을 꿈꾼다. 다만 그 다짐이 점점 집착이 되면서 마당 씨 이야기는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다. 아들을 좋은 환경에서 키우고 싶은 마당 씨는 급기야 세상에는 두 가지 식품만이 존재한다고 믿는다. 원재료는 소량만 들어가면서 각종 화학 첨가물로 맛과 향을 내는 공장 식품과 손수 마련한 신선한 재료로 건강하게 만든 아빠표 음식이 그것이다. 아내는 어쩌다 한 번 정도는 인스턴트 음식도 괜찮지 않냐 하지만 그는 음식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지 않는다. 아내는 둘째 출산일이 다가오면서 각자의 그림 작업 시간 확보를 위해서라도 아들을 하루 중 일정 시간 어린이집에 보내면 어떻겠냐 하지만 마당 씨는 자신이 아들한테 먹이는 수준의 식사를 제공할 수 있는 어린이집은 없다며 학교에 들어가기 전까지라도 아들을 최대한 집에서 키우고 싶어한다.

부부는 점점 육아 문제로 다투기 시작하고, 아이 역시 부모와 함께 있는 것에 익숙하다보니 또래 친구들과 어울리기보다 많은 시간을 아빠나 엄마에게 의지한다. 그런 가운데 마당 씨도 집안 일에 치여 저도 모르게 아이에게 목소리를 높이는 일이 잦게 된다. 마당 씨도 알고 있다. 둘째가 태어나면 더 많은 시간이 육아와 집안일에 쓰이게 되고, 그림 그리는 일을 직업으로 갖고 있는 부부 모두 일할 수 있는 시간은 더 줄어들 거라는 것을. 빚도 갚고 생활도 해야하며 아이도 잘 키워야하고 아버지 간병비도 생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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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 씨는 넉넉하지 않은 환경에서도 자신이 그리던 아버지 상에 다가가려 애쓰지만 그럴수록 이상과 현실의 간극이 벌어지게 된다. 이런 현실에서 마당 씨는 자신이 선택한 삶의 방식이 과연 옳은 것인지, 지금의 행동이 진정 가족에게 도움이 되는 것인지 고민하게 된다. 그럼에도 마당 씨의 고민은 결국 더 나은 방향의 삶을 향한 고민이기에, 무엇보다 최대한 자신이 닮고 싶지 않았던 아버지와 대척점에 서기 위해 애쓰는 과정이기에 응원과 위안을 느끼게 한다.

'불편하고 행복하게'와 '마당 씨의 식탁'으로 '오늘의 우리만화상'을 두 차례 수상한 홍연식 작가는 동시대인들에게 가족에 대한 화두를 꾸준히 전하고 있다. 출판사 우리나비를 통해 에피소드 일부가 '마당 씨의 가족 앨범'(상편)으로 출간 중이며 레진코믹스에서는 새로운 회차가 매주 월요일 연재 중이다. 10월27일 현재 둘째 아기가 태어난 24화까지의 이야기를 무료로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