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CIO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CEO가 밀어줘야”

"큰 비용과 대규모 기업문화 변화 필요, 정확한 목표 설정과 경영진의 의지 핵심"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많은 비용이 투자되는 만큼 최고경영자(CEO) 등 강력한 스폰서십이 없으면 실행하기 어렵다. 경영진의 전폭적인 지원아래 새로운 기술에 연연하기보다 이를 통해 어떤 효과를 얻을 수 있을지 정확하게 정의하고 신중하게 시작해야 한다.”

송창록 SK하이닉스 부사장은 22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HPE 디스커버 모어 2019 서울’ 컨퍼런스에서 이같이 말했다. SK하이닉스의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을 맡은 최고정보책임자(CIO)로서의 경험을 소개한 것이다.

그동안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은 유통, 핀테크 등 기업대 고객 거래(B2C) 기반 업체를 중심으로 이뤄져 온 만큼 제조업 등 기업 간 거래(B2B) 기반 기업관련 사례는 적다.

이를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에 대해 고민하던 송창록 부사장은 HPE에 컨설팅을 받고 해외에서 먼저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을 시작한 반도체 기업을 사례로 로드맵을 만들었다.

함기호 HPE 대표이사와 SK하이닉스 송창록 부사장.

로드맵은 점차 비즈니스 싸이클이 짧아지고 고객이 원하는 품목이 다양해지는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조직 구조와 구성원을 활성화하고 공장에서 쌓이는 데이터를 디지털 기술과 결합해 가치를 생산하는 방향으로 설정했다.

송 부사장은 “기업에서 디지털트랜스포메션 신기술을 적용하기 위해선 기존 방식에 극도로 최적화된 조직의 리더, 구성원의 마인드나 자세가 바뀌어야 한다”며 “이는 CEO의 전폭적인 지지가 없으면 불가능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현업 실무자는 제삼자의 시각으로 객관화가 어려운 만큼 기업문화 변화를 위해 실제 직원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찾아낼 수 있는 전문 컨설팅 등을 받아볼 것을 추천했다.

SK하이닉스는 새로운 시스템 환경에 필요한 직원을 선별해 교육을 진행했을 뿐 아니라 방대한 데이터를 전문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데이터사이언스 임원 조직을 구축했다.

이를 통해 한 달에 200만 건 이상 쌓이는 생산라인 데이터 중 특별한 상황(이벤트)를 분석해 자동으로 결정하고 해결하는 이벤트 드리븐 디시전 메이킹 등의 플랫폼으로 업무 효율을 높였다.

송 부사장은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은 비용이 제법 들어가고 기업이 전체적으로 변화해야 하기 때문에 CEO 등 경영진의 강력한 지원이 없으면 단순 기술 도입으로 끝날 수 있다”며 “기술보다는 지금 우리가 이를 왜 해야 하는지 정의하고 누구에게 어떤 혜택을 줄 수 있는지를 명확히 하고 신중하게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HPE가 개최한 디스커버 모어 2019 서울 컨퍼런스는 HPE의 연례 플래그십 컨퍼런스인 HPE 디스커버를 기반으로 현지에 맞게 재구성한 콘텐츠를 선보이는 행사다. 전 산업 분야에 걸쳐 엣지와 클라우드를 넘나드는 데이터에서 가치 창출을 가속화할 수 있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방안과 사례를 소개한 올해는 약 400여 명 규모의 HPE 고객 및 협력 파트너사가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