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피타(Conpita)'로 글로벌 소프트웨어(SW) 서비스 기업으로 도약하겠습니다."
지난달 창립 19주년을 맞아 지디넷코리아와 인터뷰를 한 송영선 인프라닉스 대표는 "올해 매출 100억 원을 돌파하겠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인프라닉스는 기업 서버와 네트워크를 관리해주는 ICT 플랫폼 전문 기업이다. 삼성SDS를 다니던 송 대표가 나와 2000년 7월 창업했다.
당시만 해도 ICT 관리 솔루션 시장은 외산이 장악하고 있었다. 이에 인프라닉스는 '시스마스터 스위트(SysMaster Suite)'라는 고성능 ICT 관리 솔루션을 개발해 출시, 글로벌 외산 제품을 물리치며 시장에 안착했다. 그동안 약 300개 기업에 '시스마스터 스위트'를 공급했다. 삼성, LG 등 6개 대기업도 고객이다.
'시스마스터 스위트'와 함께 클라우드 시대를 맞아 인프라닉스는 멀티 클라우드 매니지드 서비스인 '시스티어(Systeer)'를 2015년 출시, 클라우드 시대를 선도하고 있다.
이제 인프라닉스 시선은 '글로벌'로 가있다. 이를 위해 올해 비장의 무기도 개발했다. '컨피타'다. '컨피타'는 도로, 문화재, 에너지, 도시를 사물인터넷(IoT) 사스(SaaS) 서비스로 관리해주는 플랫폼이다. 다양한 시설물을 IoT 사스 서비스로 관리할 수 있어 주목받고 있다. 국내서 처음 선보이는 서비스다.
송 대표는 "컨피타로 세계 시장을 공략하려니 오랜만에 설렌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창립 20주년을 1년 앞두고 바쁜 행보를 보이고 있는 송 대표를 서울 교대 근처 사무실에서 만나 창립 19주년 소회 등을 들어봤다. 송 대표는 올 2월부터 한국상용SW협회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고려대 수학과를 나온 그는 '나를 바꾼 책'으로 '해법 수학'을 꼽았다.
-인프라닉스를 설립하게 된 배경이 궁금하다
"대학을 졸업하고 삼성SDS에 들어갔다. 당시 SDS에서 삼성그룹의 정보통신 시스템을 관리하는 일을 맡았다. 그때만해도 관리 솔루션 대부분이 IBM '티볼리'와 HP '오픈뷰' 같은 외국산이였다. 외산 솔루션은 가격이 비쌌다. 사용하기도 어려웠다. 저가의 사용하기 쉬운 국산 솔루션을 개발하면 성공할 것 같아 SDS를 나와 인프라닉스를 창업했다."
-그래서 출시한 제품이 '시스마스터 스위트'인가
"그렇다. 2002년에 처음으로 출시했으니 벌써 17년이나 됐다. 현재 '버전8'까지 나와있다. '시스마스터 스위트' 때문에 외산 가격이 많이 내려갔다. 간접적으로 수출 효과를 거뒀다.(웃음). '시스마스터 스위트'는 지난 17년간 기능이 계속 고도화했다. 애플리케이션 관리 등 고객이 새로운 기능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현재 '시스마스터 스위트'는△시스템 매니저 △네트워크 매니저 △트래픽 매니저 △퍼실리티 매니저 등 4개 제품군으로 이뤄져 있다. '시스마스터 스위트' 외에 멀티 클라우드 시대를 맞아 멀티 클라우드 매니지드 서비스 '시스티어(Systeer)'도 2015년에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시스마스터 스위트' 고객사는 얼마나 되나
"그동안 '시스마스터 스위트'를 약 300개 기업에 공급했다. 프로야구 구단을 가진 10개 대기업 중 6곳이 우리 고객사다. 프로야구를 볼때 어느 팀을 응원할지 고민인데, 그래도 매출이 가장 많은 곳을 응원한다(웃음). 대규모 IT인프라를 가진 곳은 우리 제품을 사용하면 관리 비용 절감 등의 효과를 볼 수 있다."
-올해 목표로 '100-100-100'을 내세웠다. 무슨 뜻인가
"현재 클라우드 고객사가 90곳이다. 이를 100곳으로 늘리려 한다. 85곳인 '시스마스터 스위트' 유지보수 고객사를 100곳으로, 나머지 하나는 매출 100억 원을 달성하자는 의미다. 매출은 최근 3년간 가파르게 늘었다. 작년에 75억 원, 재작년에 50억 원을 돌파했다. 올해는 100억 원이 넘을 것으로 본다. 공공 클라우드 시장에 진입하면서 매출이 상승세다. 클라우드 시장은 7년전부터 준비해왔는데 재작년부터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우리 매출은 100% 순수 소프트웨어다. 순수 SW 매출은 제조업과 유통, SI업체의 몇배에 해당한다."
-'시스마스터 스위트'와 외산 제품을 비교하면
"지난 10여년간 ICT 인프라 관리 시장을 잘 개척하고 선도해왔다. 이런 경험이 클라우드 시대를 맞아 '경쟁 우위'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레거시 시스템을 클라우드에서 관리하는 건 우리에겐 매우 쉬운 일이다. 20년 가까이 레거시에서 경험했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가 가진 솔루션과 서비스는 레거시와 클라우드를 통합, 관리 할 수 있다. 우리는 벤더 중립적이다. 벤더에 상관없이 고객 관점에서 통합 관리 솔루션과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때문에 외산 제품과 단순 비교는 어렵다."
-상장 계획이 있나
"상장은 주주를 생각해야 하는 등 이에 걸맞은 국민 기업이 되야 한다. 상장사는 주주, 직원, 고객 모두가 중요하다. 우리는 아직까지 직원과 고객이 중요하다."
-수출 실적은
"지난해 10여곳에 수출했다. 매출은 아직 작은 편이다."
-'컨피타'가 회사 미래고, 이를 앞세워 글로벌 사스(SaaS)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했는데. '컨피타'가 무엇인가.
"컨피타는 IoT 사스 서비스 플랫폼이다. 문화재와 교량, 지하 공동구 노후시설물 등을 IoT로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 플랫폼이다. 서비스 형태를 '사스'로 하는 것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는 서비스다.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 최근 실리콘밸리에 있는 AI 기반 카메라 회사와 제휴도 맺었다. 앞으로 협력을 계속 확대할 생각이다. '컨피타'는 메이드 인 코리아 '항공모함'이다. 세계 IoT 서비스 시장을 겨냥한. 삼성에서 일할때 3천억원 까지 다뤄봤다.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를 내고 싶은 마음이 크다. 올해 '컨피타'를 만든게 가장 큰 소득이다. 세계 시장을 공략하려니 오랜만에 설레인다."
-올 2월 한국상용SW협회장에 취임했다. 국산 상용SW 가치를 제대로 인정해줘야 한다고 계속 강조하고 있는데
"순수 SW업체 매출은 제조업체와 유통업체, SI 업체의 몇 배다. 예전에는 SW업체 매출을 제조업체의 10배라고 했다. SW 판매는 패키지 매출과 라이선스 매출이 함께 발생한다. 그런데 일반SW회계 규정에 라이선스 부분을 매출로 잡아주지 않는다. 상용SW 기업의 가치가 제대로 평가 받지 못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협회 차원에서 나설 것이고, 작업을 추진중이다."
-클라우드산업협회와 함께 'SW-구름 정보 포털'을 만들겠다고 했다. 어떤 의미인가
"창피한 이야기지만 아직 매출 등 회원사 정보를 담은 '상용SW 백서'가 없다. 기존에 있는 백서는 카탈로그 수준밖에 안된다. 상용SW 백서를 만드는데 국회와 정부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클라우드 시대를 맞아 국산SW의 서비스화를 위해 필요한 작업이기도 하다."
-정부가 만든 클라우드 플랫폼 '파스타(PaaS-TA)'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한국형'의 한계로 '파스타'에 대한 부정적 여론도 많다
"나는 긍정적이다. '파스타'는 국가적으로 필요한 일로, 계속되야 한다고 생각한다. 전화교환기 국산화가 왜 필요했나. 교환기 국산화로 AT&T 등 외산을 대체했고, 이후 반도체와 휴대폰 강국으로 이어졌다. 국산화는 생태계 조성에 꼭 필요하다. '파스타'도 마찬가지다. 국내 클라우드 생태계를 위해 '파스타'는 계속 발전시켜야 한다."
-한국상용SW협회장으로 정부에 바라는게 있다면
"SW 가치를 인정해주는데 도움을 줬으면 좋겠다. 그래야 SW회사가 투자 여력이 생기고, 우수한 인력이 SW 분야로 오는 선순환 생태계가 만들어진다. 과기정통부 산하 정보통신산업진흥원(나이파)에 상용 SW를 지원하는 팀도 있었으면 좋겠다. 오픈소스 팀은 있는데 왜 상용SW팀은 없나. 상용SW 지원 팀도 만들어 줬으면 한다."
-20년 가까이 기업을 경영한 선배로서 후배 경영자에 조언한다면
"기본이 중요하다. 하나 와 둘 없이 셋이 있을 수 없다. 그런데 대부분 사람은 셋을 먼저 생각한다. 오산이다. 하나와 둘이 있은 다음에야 셋이 있다. 기본에, 업의 본질에 충실해야 한다. 창업은 대학 졸업후 바로 하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으니, 큰 회사에 먼저 들어가 경험을 쌓은 후 했으면 한다."
-나를 바꾼 책이 있다면
"해법수학이다. 중고등학교때부터 수학을 좋아했다. 시골에서 학교를 다니다 보니 혼자서 해법 수학을 공부해야 했다. 학교에서는 다른 수학을 가르치니 어쩔 수 없었다. 2차 함수 등을 밤새워 풀었다. 너무 재미있었다. 결국 대학(고려대)을 수학과로 갔고, 컴퓨터를 하게 됐고, 지금의 내가 있게 됐다. 사실 클라우드도 수학과 관련이 있다. 클라우드를 수학 관점에서 보면 매핑하기가 굉장히 좋다."
-존경하는 사람이나 멘토는
"정주영 회장과 이병철 회장이다."
-좋아하는 말은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꽃과 열매를 많이 맺는다는 말이다. 늘 염두에 두고 있다."
-버킷리스트는
"지금 하는 일이 재미있다. 그러다보니 특별히 버킷리스트를 생각해 본적이 없다. 컴퓨터와 신제품을 만드는 일이 너무 재미있다. 최근 시작한 '컨피타' 사업도 흥분된다. '컨피타'로 글로벌 서비스 기업이 되고픈 마음이 간절하니, 이걸 버킷리스트라고 해야 하나.(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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