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이 10nm(나노미터) 공정에서 생산된 10세대 코어 프로세서를 4년만에 정식 출시했다. 휴대성과 배터리 시간을 중시한 슬림 노트북·투인원용 U·Y 시리즈 11종을 주요 PC 제조사에 공급하기 시작했다.이번에 출시된 10세대 코어 프로세서는 기본 성능 이외에 그래픽 성능과 AI(인공지능) 연산 성능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또 모든 제품에 코어 하나를 두 개처럼 활용하는 하이퍼스레딩 기능이 기본 탑재된다.
이번에 출시된 10세대 코어 프로세서는 모두 노트북용이며 이를 탑재한 실제 제품은 올 연말부터 시장에 출시될 예정이다. 대규모 국제 전시회 등에 이를 탑재한 노트북 제품도 등장할 전망이다.
■ 인텔 10nm 프로세서, 험난한 여정 마쳐
인텔은 2015년 14nm 공정 프로세서를 출시한 뒤 10nm 공정에서 생산된 새 프로세서 출시 계획을 수 차례 연기했다. 지난 해에는 10nm 공정에서 생산된 일부 노트북용 프로세서가 레노버 등에 공급됐지만 성능 면에서는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를 받았다.
4월 말에는 "인텔이 10nm 프로세서를 생산하지 못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프로세서 시장의 가장 큰 경쟁자인 AMD는 지난 7월 7일 7nm 공정을 앞세운 3세대 라이젠 프로세서를 내놓으며 인텔을 압박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인텔은 지난 1월 CES 2019, 5월 투자자 미팅, 6월 컴퓨텍스 2019 기조연설 등 기회가 있을 때마다 다양한 경로를 통해 "10세대 코어 프로세서 출시에 차질이 없다"고 밝혔다.
이번 출시 역시 예년보다 2개월 이상 빠르다. 이는 시장의 의구심을 잠재우기 위한 선제 조치로 볼 수 있다.
■ 전 제품에 하이퍼스레딩 기본 탑재, AI 성능 강화
인텔은 통상적으로 휴대성과 배터리 시간을 중시한 슬림 노트북·투인원용 U·Y 시리즈를 먼저 출시한 다음 게임용 노트북이나 고성능 제품을 위한 H 시리즈 등을 투입한다. 이번에 출시되는 10세대 코어 프로세서 11종 역시 U 시리즈 6종, Y 시리즈 5종으로 구성되었다.
이들 제품 모두 지난 해 12월 공개된 새 아키텍처인 '서니 코브'(Sunny Cove)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한 번에 보다 많은 명령을 처리할 수 있도록 내부 구조를 개선하고 캐시 메모리 용량을 강화했다.
인텔은 지난 해 출시한 9세대 코어 프로세서 일부 제품에서 하이퍼스레딩 기능을 비활성화 하는 대신 물리적으로 코어 수를 늘려 성능을 향상시켰다.
이는 AMD 라이젠 프로세서가 내세우는 전략인 '더 많은 코어를 더 싼 값에'에 대응하는 한편 스펙터·멜트다운·포어섀도·좀비로드 등 하이퍼스레딩 기술이 문제가 되어 일어난 보안 문제를 회피하기 위한 수단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10세대 코어 프로세서에는 최하위 제품인 코어 i3-1000G1부터 최상위 제품인 코어 i7-1068G7까지 모든 프로세서에 하이퍼스레딩 기술이 적용되었다. 특히 코어 i5 제품부터는 전 제품이 4코어, 8스레드로 작동해 동영상 처리 등에서 상당한 성능 향상 효과를 볼 전망이다.
또 AI 관련 연산 가속 명령어인 딥 러닝 부스트와 함께 음성 인식, 소음 억제 등에 주로 이용되는 연산만 전담 처리하는 칩인 가우시안·뉴럴 가속기도 내장해 AI 관련 성능을 향상시켰다.
■ HDR·어댑티브 싱크 등 그래픽 성능 강화
인텔은 10세대 코어 프로세서에 탑재되는 내장 그래픽칩셋인 아이리스 플러스의 성능이 이전 세대 대비 최대 두 배 향상되었다고 밝혔다. VR 등에서 시선이 미치는 영역만 고품질로 표현해 부하를 줄이는 가변 비율 셰이딩과 BT.2020 HDR도 기본 지원한다.
이를 통해 디스플레이 백라이트를 유연하게 조절할 수 있는 LCD 디스플레이, 혹은 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노트북에서도 HDR 콘텐츠를 자연스럽게 표시할 수 있게 됐다.
특히 화면 표시 주사율을 조절해 움직임이 많은 장면에서 끊김이나 잘림을 줄이는 기술인 베사 어댑티브 싱크를 기본 탑재했다. 이는 게임 수요가 점점 늘고 있는 환경을 고려한 것이다.
단 어댑티브 싱크를 지원하려면 노트북에 내장되는 패널이 이를 지원해야 한다는 전제 조건이 따른다. 또 대부분의 게임용 노트북은 직접 연결된 화면에서만 이를 지원하며 외부 모니터 연결시는 이를 지원하지 않는다. 이와 관련 상세한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은 상황이다.
■ 실제 제품은 올 연말부터 시판 예정
인텔이 이번에 출시한 10세대 코어 프로세서는 노트북용이다. 델, HP, 에이서, 레노버 등 주요 PC 제조사에 공급된다. 지난 5월 말 컴퓨텍스 2019에서는 이를 탑재한 일부 시제품이 공개되었지만 실 제품은 올 연말 이후에나 등장할 예정이다.
관련기사
- 애플, 인텔 스마트폰 모뎀사업 10억달러에 인수2019.08.05
- 인텔, 디지털 뉴런 800만개 갖춘 컴퓨터 시스템 공개2019.08.05
- AMD 3세대 라이젠, 초반 흥행 '순항'2019.08.05
- 中 언론 "SK하이닉스, 인텔 다롄 팹 인수 논의중"2019.08.05
10세대 코어 프로세서 정식 출시에 따라 대규모 국제 전시회 등에 이를 탑재한 노트북 제품도 등장할 전망이다. 가장 유력한 행사는 오는 9월 독일 베를린에서 개최되는 국제 가전 전시회인 IFA다. 휴대성과 배터리 지속 시간 등을 강화한 '아테나 프로젝트' 등 제품이 등장할 가능성도 크다.
한편 인텔이 주력 상품을 10세대 코어 프로세서로 전환하면서 14nm 공정에도 상당 부분 여력이 생길 전망이다. 14nm 공정에서 생산중인 데스크톱·노트북용 프로세서 생산도 예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