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가 지난 주부터 3세대 라이젠 프로세서를 국내외 글로벌 시장에 정식 출시했다. 초반 일부 제품의 가격 책정 문제를 두고 잡음이 있었지만 현재는 국내를 포함한 전세계 시장에서 순조롭게 판매되고 있다.
특히 국내 시장에서는 인텔 프로세서에 피로감(?)을 느낀 소비자들이 AMD 라이젠 프로세서에 관심을 보이면서 10년만에 최고 점유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다만 여전히 조립 PC 시장에 의존하는 유통 구조, 또 최근 불거지기 시작한 메모리 수급 문제가 복병으로 꼽힌다.
■ AMD 3세대 라이젠, 10년만에 점유율 기록 갱신
시장조사업체 다나와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11일 국내 조립 PC 프로세서 시장에서 AMD의 판매량·판매금액 점유율이 각각 53.4%, 50.8%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10년간 AMD 데스크톱 프로세서 판매 성적 중 가장 높은 수치이다.
다나와리서치는 "점유율 역전 현상은 이달 8일부터 판매되기 시작한 3세대 라이젠 프로세서 때문이다. 올해부터 도입된 7nm(나노미터) 미세 공정이 적용되는 등 출시 이전부터 성능 향상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고 설명했다.
또 "라이젠 5 3600과 라이젠 5 3700X가 출시 3일만에 각각 10.45%, 7.15%의 판매량 점유율을 기록하는 등 높은 수치를 기록했지만 인텔 코어 i5-9400F 등 일부 제품은 3% 이상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일본 시장에서도 인텔·AMD 프로세서의 점유율 역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3일 시장조사업체 BCN리테일에 따르면 6월 말 판매 대수 기준 점유율 집계에서 AMD는 50.5%, 인텔은 49.5%를 기록했다.
■ 출시 전 가격 혼선도 막지 못한 흥행
AMD는 지난 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3세대 라이젠 프로세서 판매 가격을 두고 혼선을 빚었다.
AMD는 지난 5일 오전 국내 언론사를 대상으로 3세대 라이젠 프로세서의 판매 가격을 공지했지만 보도자료 배포 한 시간 만에 가격 관련 보도 유보를 요청했다. 8일 오전 공개된 판매 가격은 전 제품이 2천원에서 최대 6천원까지 상승했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은 출시 직전 가격을 두고 빚어진 혼선이 실 수요자들의 구매 의사에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고 보고 있다. 2015년 인텔 6세대 코어 프로세서(스카이레이크) 이후로 4년째 지속되고 있는 14nm 공정이 소비자에게 피로감을 주었다는 것이다.
■ 데스크톱 편중된 라인업·메모리 가격 변수
다나와리서치는 "당분간 라이젠을 필두로 한 AMD 프로세서의 인기가 지속되겠지만 인텔 10nm 기반 프로세서 출시 일정과 가격 인하 등 대응에 따라 판매 추이가 바뀔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AMD 라이젠 프로세서의 유통 기반이 여전히 데스크톱 PC, 그 중에서도 조립 PC 시장에 편중되었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최근 LG전자 울트라기어 등 노트북에 AMD 라이젠 프로세서를 탑재했지만 AMD나 LG전자 모두 적극적으로 홍보하지는 않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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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의 대(對) 한국 수출 규제로 인한 국내 메모리 시장 가격 변화도 향후 변수로 꼽힌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 국내 메모리 제조사는 감산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국내 대형 수입사는 '재고 부족'을 이유로 PC 메모리 가격을 올려받거나 기존 주문을 임의로 취소하고 있다. 이에 일부 소비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