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프로세서 시장에서 '다코어 박리다매' 전략을 내세운 AMD가 일반 소비자용 시장은 물론 고성능을 요구하는 전문가용 시장까지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AMD는 지난 달 말 12코어, 24개 스레드로 작동하는 '라이젠 9 3900X'에 이어 지난 주 E3 2019에서 16코어, 32스레드로 작동하는 '라이젠 9 3950X'로 인텔 코어X 라인업에 맞불을 놓았다.
반면 인텔은 이에 대항할 마땅한 카드를 내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10nm(나노미터) 공정에서 만들어진 데스크톱 PC용 프로세서의 로드맵도 불명확하다.
■ 16코어 프로세서로 인텔과 대등한 라인업 완성
AMD는 2017년 라이젠 프로세서 출시 이후 데스크톱 PC용 프로세서 시장에서 '코어는 인텔보다 더 많이, 가격은 인텔보다 더 낮게' 전략을 꾸준히 유지했다. 또 게임보다는 다중 작업 성능이 요구되는 동영상이나 각종 콘텐츠 편집 시장에 중점을 뒀다.
매년 컴퓨텍스에서 새 라이젠 프로세서를 공개할 때마다 조금씩 코어 탑재 갯수도 늘렸다. 지난 해 공개된 2세대 라이젠 프로세서는 최대 8코어, 16스레드(라이젠 7 2700X)에 그쳤지만 올해는 게임 특화를 내세워 12개 코어, 24개 스레드로 작동하는 라이젠 9 3900X를 공개했다.
지난 주 E3 2019에서는 16코어, 32스레드로 작동하는 새로운 플래그십 프로세서인 라이젠 9 3950X를 공개해 인텔 9세대 코어 프로세서 중 최상위 제품인 코어 i9-9980XE(18코어, 36스레드)와 대등한 라인업을 갖춘 상태다.
■ "64코어 탑재 스레드리퍼, 연내 출시 목표 개발중"
AMD는 32코어 이상을 탑재한 스레드리퍼 프로세서 신제품도 올 연말 투입할 것으로 보인다.
AMD는 2017년부터 지난 해까지 매년 컴퓨텍스를 통해 다코어 프로세서인 스레드리퍼(Threadripper)를 공개해왔다. 2017년 처음 공개된 1세대 스레드리퍼 프로세서는 최대 16코어, 32스레드로 작동하며 지난 해 공개된 2세대 제품은 최대 32코어, 64스레드로 작동한다.
AMD는 올해 컴퓨텍스 기조연설에서 3세대 라이젠 프로세서만 공개했다. 또 과거 스레드리퍼 라인업에 있었던 12코어/16코어 프로세서 라인업을 모두 스레드리퍼가 아닌 '라이젠' 브랜드로 내놨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스레드리퍼 라인업의 포지션이 애매해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러나 AMD는 스레드리퍼의 포지션을 게임용 프로세서가 아니라 다코어 작업에 특화된 워크스테이션용 프로세서로 옮긴 것으로 보인다.
WCCF테크는 최근 익명의 정보원을 인용해 AMD가 올 4분기 출시를 목표로 64코어, 128스레드로 작동하는 스레드리퍼 프로세서를 개발중이며 가격 역시 2천500달러(약 300만원)에서 3천달러(약 360만원)로 뛰어오를 것이라고 보도했다. 단 이 프로세서가 기존 14nm 공정에서 제조되는지, 혹은 7nm 공정에서 제조되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 내놓을 카드 마땅찮은 인텔의 딜레마
'다코어 박리다매'를 내세운 AMD의 전략은 인텔에도 적지 않은 부담으로 다가 올 전망이다.
AMD가 3세대 라이젠 프로세서 출시일을 7월 7일로 결정하는 등 7nm(나노미터) 마케팅에 공을 들이고 있는 반면 인텔은 이에 대응할 만한 카드가 없다. 8코어 모두 5GHz로 작동하는 코어 i9-9900KS 프로세서가 올 연말에 출시될 예정이지만 이 역시 14nm 공정에서 제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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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긱벤치 등 일부 벤치마크에서 라이젠 9 3950X 프로세서의 성능이 코어 i9-9980XE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긱벤치의 점수는 코어 하나만을 활용하는 싱글코어 점수와 멀티코어 점수로 나뉘는데, 라이젠 9 3950X 프로세서의 멀티코어 점수가 코어 i9-9980XE를 1만 점 이상 앞서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10nm 공정에서 만들어진 노트북용 10세대 프로세서가 이달부터 양산에 들어가 HP, 델, 에이수스 등 주요 PC 제조사에 공급되고 있지만 이를 탑재할 제품은 연말에나 나올 예정이다. 데스크톱 PC용 10nm 프로세서의 로드맵도 아직 명확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