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은행(KB국민은행·신한은행·우리은행·KEB하나은행)의 올해 상반기 실적이 모두 공개됐다. 대출 잔액과 예수금 잔액 규모 모두 KB국민은행이 높고, 당기순이익도 4개 은행 중 가장 좋은 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2020년 신예대율 규제 시행이 예고된 상태에서 KB국민은행은 하반기 포트폴리오 구성에 더욱 공을 들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가계대출을 이번 분기만큼 계속 줄이거나 예수금을 대폭 확대해야 해 리딩뱅크의 험로가 예상된다.
29일 은행권에 따르면 4대 은행 중 2분기 및 상반기 실적이 가장 좋은 '리딩뱅크'는 KB국민은행으로 집계됐다. KB국민은행의 상반기 실적은 1조3천501억원, 2분기 당기순익은 7천322억원이다. 이 뒤를 신한은행 1조2천818억원(2분기 6천637억원), 우리은행 1조1천523억원(6천129억원), KEB하나은행 1조338억원(5천540억원)으로 집계됐다.
가계대출의 가중치를 종전보다 15% 높이고 기업대출의 가중치를 기존보다 15% 줄이는 새로운 예대율 규제를 6개월 여 앞둔 만큼, 4대 은행들은 기업대출 관리에 나선 모양새다.
가계대출 규모가 2018년말 대비 2019년 1분기 증가율이 0.74%였던 KB국민은행의 2분기 가계대출 증가율은 전기 대비 0.2%로 감소했다. KB국민은행의 2분기 가계대출 규모는 142조6천억원으로 지난 분기 142조3천억원 대비 3천억원밖에 늘지 않았다. 신한은행·우리은행 2분기 가계대출 전분기 대비 증가율 1.8%, KEB하나은행 2.7%에 비해 낮은 수치다.
기업 대출의 증가율은 모두 상승했다. 증가액 면에서는 우리은행이 가장 기업대출을 많이 확대했다. 1분기 우리은행 기업대출액은 114조5천470억원이었으나 2분기 121조9천240억원으로 7조3천770억원(2.7%) 증가했다. 이 뒤를 KEB하나은행 (3조3천560억원), 신한은행(2조2천880억원), KB국민은행 (1조4천억원)으로 나타났다.
예대율 규제의 분모가 되는 원화예수금은 총액은 KB국민은행이 가장 많지만, 증가액으로는 신한은행이 선방했다. 신한은행의 2분기 원화예수금은 221조7천950억원으로 1분기(216조7천480억원) 대비 5조470억원 늘어났다. KEB하나은행의 2분기 원화예수금 규모는 218조3천25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5조160억원 증가했다. KB국민은행의 2분기 원화예수금 잔액은 267조1천억원으로 1분기(263조1천억원) 대비 4조원 늘어났다. 우리은행은 2분기와 1분기 원화예수금 규모가 동일한 216조원으로 집계됐다.
기업대출과 원화예수금 규모가 동시에 늘어나면서, 2분기 현재까지 은행 예대율 규제를 모두 준수하고 있다. 규제 준수를 위해 은행은 예대율 100%를 넘어선 안된다. 2분기 기준으로 KB국민은행 97.7%, 우리은행 96.9%, KEB하나은행 97.3%며 신한은행은 97.0%로 확인됐다.
■ 매분기 수조원 예수금 확보 '골머리'
올해 하반기부터는 신 예대율 규제 준비를 위한 각 은행들의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다. 3월말 예금보험공사가 은행들이 현재 수준으로 부보예금과 기업대출, 가계대출 증가 규모가 유지된다는 가정 하에 예금액이 15% 늘어나야 한다고 추산했다. 이는 가계대출 증가만을 단순히 가정한 것이다. 신 예대율 규제는 가계대출의 가중치를 현 100%에서 115%로 가산한다.
3월말 부보예금(1천265조4천억원)을 역추산해보면, 확대해야 하는 15% 예수금 규모는 약190조원이다. 국책은행(IBK기업은행·한국수출입은행·한국산업은행)과 특수은행(NH농협은행·수협은행)을 제외한 14개 국내 및 지방은행이 늘려야 하는 예금액은 한 은행당 13조5천억원이다. 다음 해까지 2분기만 남은 상태라 1분기당 1개 은행은 6조7천500억원 이상의 신규 예수금을 창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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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하락함에 따라 수신금리도 하락이 예고돼 리테일(소매금융) 고객 잡기도 녹록하지 않다. 단번에 기관영업으로 예수금 규모를 늘릴 수 있지만 금고 유치 대비 제공해야 하는 금융혜택을 고려해야 한다. 올해 계약이 만료되는 시·도금고는 ▲충남도청(이하 예산 규모 7조원) ▲충북도청(4조원) ▲경북도청(8조6천억원) ▲경남도청(8조2천억원) ▲대구시청(8조3천억원) ▲울산시청(3조6천억원) ▲경기도 안양시(1조4천억원) 등에서 은행들이 베팅을 할 것으로 예측된다.
반대로 가중치가 줄어드는 기업대출은 연체율 관리가 절대적이다. 소규모 사업자 대출(SOHO·소호)과 중소기업 대출은 경기 영향을 타는 경향이 짙다. 올해 2분기 신한은행 중소기업 대출(소호 포함) 연체율은 0.38%로 전분기 대비 8bp 증가했다. 우리은행의 2분기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0.35%로 전분기 대비 1bp하락했지만, 대기업 대출 연체율은 1bp, 소호 대출 연체율은 4bp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