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넷플릭스에 맞서려면 방송 규제 완화해야”

국내 미디어 사업자 스스로 경쟁력 높일 수 있도록 지원해야

방송/통신입력 :2019/07/02 15:15

유튜브·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인터넷동영상) 사업자들의 국내 시장 침공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미디어 서비스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각종 방송 규제를 완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OTT에 대한 규제는 물론, 불합리하게 방송에 포함돼 규제를 받는 각종 미디어 서비스에 대한 규제도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2일 ‘OTT와 미디어 규제모델을 논하다’를 주제로 한국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토론회에 참석한 권남훈 건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글로벌 OTT가 성장하고 있지만, 국내 방송사업자들이 규제에 묶여 있으면 새로운 흐름에 대응할 수가 없다”며 “방송법 등에 규정된 수많은 규제를 풀어서 사업자가 스스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정부가)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2일 한국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ICT 정책-지식 디베이트' 현장 모습.

권남훈 교수는 도전적인 과제가 제시됐을 때 사업자들이 스스로 경쟁력을 높였던 사례로, 글로벌 대형마트 체인점인 월마트의 한국 진출과 해외 영화 규제 해지로 한국 영화의 위기감이 고조됐던 순간을 꼽았다. 막강한 위력을 갖춘 해외 사업자가 국내 진출함에 따라 토종 사업자의 경쟁력 약화가 우려됐지만, 사업자들이 스스로 대응 수단을 마련한 결과 경쟁력을 갖출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권 교수는 과거 사례에 빗대, 우리 미디어 서비스가 글로벌 OTT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권 교수는 “넷플릭스가 위협적인 이유는 월 요금을 납부하면 콘텐츠를 무제한 볼 수 있다는 점과 다양한 종류의 콘텐츠를 갖추고 있다는 점”이라며 “국내 플랫폼 사업자와 콘텐츠 제작 사업자 간 복잡한 송신료 체계 등 얽혀있는 문제를 풀고, 콘텐츠 경쟁력을 높이면 넷플릭스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이상우 연세대학교 정보대학원 교수도 방송법상 규제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에 힘을 보탰다. 구글 등 해외사업자와 국내 사업자의 역차별이 문제로 지적된다는 점에서, 규제 완화를 통해 공정한 경쟁 구도를 만들어줘야 한다는 뜻이다.

이상우 교수는 “(각종 규제로 인해) 해외 사업자에 비해 국내 사업자가 역차별을 받고 있다는 지적이 있지만,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들은 사실상 집행력이 없다”며 “규제 집행력 해외 사업자에게 미치지 못한다면 국내 사업자 규제 풀어 균형을 맞춰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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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교수는 지상파를 제외한 유료방송 사업자와 OTT 사업자 등 미디어 관련 규제를 모두 완화하는 방안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지상파 방송사는 한정된 자원인 주파수 활용해서 방송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지만, 그 외 미디어 서비스에 대해서는 규제를 전부 풀어주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며 “동일 서비스 동일 규제 원칙 때문에 새로운 미디어 서비스를 규제하기보다는, (기존 미디어 시장의) 불합리한 규제를 풀어주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