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 발전을 위해 과도하게 높은 대주주 관련 규제를 과감히 걷어내야 한다는 전문가들 의견이 제시됐다.
금융당국이 야심차게 추진했던 '제3인터넷전문은행'에서 모든 컨소시엄이 탈락하고, 앞선 인터넷전문은행도 대주주 적격성 심사 지연으로 난항을 겪자 이 같은 지적이 제기된 것이다.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4간담회실에서는 자유한국당 김종석 의원과 한국금융ICT융합학회가 주관한 '제3인터넷전문은행 불발로 본 한국인터넷전문은행의 위기 원인과 발전 방안'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명지대 문종진 경영대교수는 대주주 적격성 심사 규제 등이 인터넷전문은행 흥행을 어렵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문종진 교수는 "엄격한 대주주 적격성 규제도 기업들의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을 어렵게 한다"며 "과한 진입 장벽 심사 절차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문 교수는 '인터넷전문은행 발전 필요성을 감안해,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 시행령 중 '경미한 사안에 대해 예외로 한다'는 부분을 경직적으로 해석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에 따르면 인터넷전문은행 대주주가 되기 위해선 최근 5년 간 금융 관련 법령·공정거래법·조세법 등을 위반해 벌금형 이상 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 하지만 시행령에 따라 금융위는 이 사안이 경미하다고 판단할 경우 예외로 둔다.
한국금융ICT융합학회 오정근 회장도 "대주주 적격성 규제가 지나쳐 IT기업 등 모기업의 영업 배경을 활용하는데 한계가 있다"며 "정보통신기술(ICT)업종 특성을 고려한 대주주적격성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오정근 회장은 "점포 없는 인터넷은행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주택담보대출은 시중은행 수준으로 규제하는 등 촘촘한 금융 규제가 인터넷전문은행에도 예외없이 적용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문종진 교수와 오정근 회장은 ICT 기업이 아니어도 다양한 산업 자본이 인터넷전문은행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길을 터줄 필요가 있다는 견해도 제시했다.
문 교수는 "외국은 ICT 기업 외에도 산업 자본이 인터넷전문은행의 대주주가 가능하다"며 "주주의 특성을 반영한 서비스 개발로 주주의 고객을 흡수, 운영 초기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안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현재 일본에서는 세븐일레븐이 대주주인 '세븐은행', '소니'가 100% 주주인 '소니뱅크'가 있으며, 중국선 전자상거래 업체 '라쿠텐'이 100% 주주인 '라쿠텐뱅크'가 있다.
관련기사
- 케이뱅크, 412억 유증 두 번째 연기2019.07.02
- [기자수첩] 케이뱅크, 문제는 혁신성이야2019.07.02
- 카카오뱅크, '김범수 리스크' 해소…탄력 받았다2019.07.02
- 카카오뱅크 대주주 적격성 심사 재개된다2019.07.02
오정근 회장은 "비ICT 기업들에게도 인터넷전문은행에 진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지역 소상공인 대출 등 부문별 특화 인터넷전문은행도 허용해 적은 자본금으로 부문별 특화 인터넷전문은행을 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날 토론회서 김종석 의원은 인터넷전문은행 대주주 적격성 요건 완화 내용을 담은 법 법 개정안 통과에 노력을 기울여 인터넷전문은행 발전에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김종석 의원은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 관련해 조세법·공정거래법 위반 사항이 없어야 한다는 내용이 마지막까지 논란이 있었다"며 "당시에 정부와 여당이 케이티(KT)와 카카오가 걸린 이슈는 심각한 것이 없어 통과할 수 있다고 구두 약속했지만, 당시 우려가 현실화됐다"고 비판했다. 그는 "제3 인터넷은행 진입이 무산되는 등 결국 흥행에 실패해 힘들게 마련한 법안의 입법 취지가 무색해졌다"며 "지난 5월 말 대주주 적격성 요건 완화하는 개정법안 발의했으며 법안 개정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