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자본금 증자에 애를 먹고 있는 반면, '카카오뱅크'는 동력 기반 마련에 성공했다. 카카오가 카카오뱅크 지분 34%를 소유할 수 있는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케이뱅크가 부족한 실탄을 채우기에 동분서주한 가운데 카카오뱅크는 공격적 영업으로 고객 확대에 나설 예정이다.
2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의 법제처 해석 결과를 토대로 카카오의 카카오뱅크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속개된다. 법제처는 24일 카카오뱅크가 카카오의 계열주이긴 하지만,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카카오뱅크의 주식이 없다는 점을 들어 대주주 적격성 심사 대상이 아니라는 회신서를 금융위에 보냈다.
그 동안 김범수 의장이 현재 5개 계열사 신고 누락해 재판을 받고 있다는 점 때문에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 회의적인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법제처 해석 덕분에 김범수 의장 리스크를 단번에 해소할 수 있게 됐다. 금융위는 카카오의 지분 확대 방안에 대한 공동 출자 약정서 등을 토대로 심사 결과를 시일 내 마무리짓는다는 입장이다.
대주주 적격성 심사 결과가 나오면 카카오는 34%까지 카카오뱅크 지분을 확대한다. 현재 카카오뱅크의 최대주주인 한국투자금융의 지분을 사들이는 방식이다. 카카오는 한국금융지주보다 1주 많은 최대주주로 자리매김한다는 약정서를 작성했으며, 이를 토대로 지분 매입에 나선다.
카카오뱅크는 확충된 자본금으로 공격적 영업에 나선다. 카카오뱅크의 부실채권 비율(고정이하 여신 비율)이 0.18%로 크게 높지 않기 때문에 다양한 라인업의 대출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영업력을 다지기 위해 경력 개발자도 채용한다. 기존 은행들은 같은 금융지주 내 IT 자회사를 이용하거나 아웃소싱으로 IT 인력을 해결해 왔다. 카카오뱅크는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기업이 토대인 은행인만큼 개발자를 직접 뽑는 것이다.
케이뱅크는 영업력 확대보다는 가용할 수 있는 자산서 효과를 낼 수 있는 방안을 찾고, 대규모 자본금 확충에 심혈을 기울이는 중이다. 오는 27일은 412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주금납입일이지만, 이 액수로는 케이뱅크의 영업 정상화에 턱없이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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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뱅크는 케이티(KT)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재개될 경우를 감안해, 지분의 10% 가량을 사들인 신규 투자자와 기존 주주들의 설득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지나치게 적은 지분을 매입하는 신규 투자자는 추가 유상증자 논의 시 의견 조율이 어렵다는 점, 지나치게 많은 지분을 사들이는 투자자는 향후 케이티의 은행 지분 초과 한도 승인 시 걸림돌이 될 수 있어서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케이뱅크 지분에 관심있는 신규 투자자를 만나고 찾아보고 있다"며 "유상증자를 확대하기 위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시행 중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