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비트 "인덱스로 암호화폐 표준부터 ETF까지 노린다"

"현재 암호화폐 시작은 초기 주식시장과 굉장히 유사"

컴퓨팅입력 :2019/06/28 11:04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가 자체 암호화폐 인덱스인 UBCI(Upbit Crypto Index)를 표준으로 만들고, 향후 이를 이용한 상장지수펀드(ETF)까지 내놓을 계획이다. 암호화폐가 향후 제도화를 통해 금융자산으로 인정받게 되면, 주식시장과 유사한 방향으로 운영될 것이라는 전망 하에 인덱스를 통한 상품 개발 등 장기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암호화폐 거래소를 운영하는 두나무(대표 이석우)는 지난 27일 서울 강남구 업비트 라운지에서 블록체인 스터디를 열고, 자사 암호화폐 인덱스 UBCI를 소개했다.

UBCI는 업비트에 상장된 암호화폐를 구성 종목으로 해, 실시간 산출·제공되는 지수 체계를 말한다. 주식 시장의 코스피, 코스닥 지수와 같이 암호화폐 시장의 거래흐름을 UBCI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김대현 두나무 계량분석연구소 팀장이 지난 27일 서울 강남구 업비트 라운지에서 열린 블록체인 스터디에서 암호화폐 인덱스 UBCI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김대현 두나무 계량분석연구소 팀장은 "암호화폐 시장이 초기 주식시장과 굉장히 유사하다"며 "주식시장에서 우수성을 인정받은 인덱스, 파생상품, 커스터디, 담보, 대출 등의 도구들을 암호화폐 시장으로 흡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중에서도 현재 업비트가 바로 실행해 볼 수 있는 도구는 바로 인덱스다. 김 팀장은 "파생상품이나 금융상품은 현재로서는 규제 때문에 저희가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게 아니"라며 "하지만 인덱스는 바로 적용해볼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암호화폐 시장의 소비자에게 좋은 정보를 전달해 줄 수 있겠다고 생각해 업비트 개발과 동시에 지수 개발도 함께 진행했다"고 밝혔다.

인덱스는 ▲대표성 ▲투명성 ▲다양성 ▲벤치마크 ▲투자가능성 5가지 요소를 고려해 만들게 된다. 기존 주식 시장을 예로 들자면, 코스피 지수와 코스닥 지수는 대표성을 띠는 요소이고, 지수 산출방식을 정확히 사전에 공개하는 것이 투명성 부분에 해당된다.

김 팀장은 이 5가지 요소를 충분히 고려하고, 한국 거래소 사이트도 참고해 UBCI를 설계했다고 밝혔다. 또 "국내 인덱스 산출기관 2곳 중 민간업체인 에프앤가이드의 인덱스팀의 팀장급 인력을 채용해, 제도권 인덱스 산출방식의 좋은 부분은 차용하고, 암호화폐 특수환경에 맞게 새롭게 개발도 하면서 전문지식에 맞는 지수개발을 했다"고 강조했다. 국내 인덱스 산출기관은 한국거래소와 최근 와이즈에프앤과 흡수 합병한 에프앤가이드 2곳이다.

UBCI인덱스

현재 UBCI가 제공하는 인덱스는 ▲암호화폐 시장 전체의 트렌드를 확인할 수 있는 '시장 인덱스'와 ▲플랫폼·게임·SNS·광고 산업 등 특정 테마 암호화폐의 투자·성과 확인을 위한 '테마 인덱스' ▲가장 높은 수익률을 보이거나 반등을 노리는 암호화폐의 전략적 투자를 위한 '전략 인덱스' 이 3가지로 구성돼 있다. UBCI의 시작점은 업비트 출시 시점인 2017년 10월 1일이다.

시장 인덱스는 크게 업비트 시장지수(UBMI)와 업비트 알트코인지수(UBAI)로 나눌 수 있다. 기존 주식시장에 비교하자면, UBMI는 코스피에 UBAI는 코스닥에 비유할 수 있다. 이외에도 업비트에 상장된 암호화폐 중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으로 구성한 UBMI 10(Upbit Top 10), 상위 30개 종목의 UBMI 30(Upbit Top30) 등이 있다.

테마 인덱스는 ▲가지보존및바스켓 ▲간편결제플랫폼 ▲게임시장 ▲광고시장 ▲프라이버시코인 ▲분산화거래소 ▲영지식증명 ▲비트코인그룹 등 17개의 암호화폐 테마로 이뤄져 있다.

전략 인덱스는 모멘텀 탑5 인덱스와 로우볼 탑5를 제공한다. 모멘텀 탑5 인텍스는 과거 우수한 수익률을 보인 종목을 보유하는 모멘텀 전략에 초점을 맞춘 전략지수다. 업비트 탑 30지수에 포함된 암호화폐들 중 우수한 30일 수익률을 가진 5종의 암호화폐를 동일가중으로 반영한다.

반대로 로우볼 탑5는 낮은 변동성을 보인 암호화폐 종목을 보유하는 로우볼 전략에 초점을 맞춘 전략지수로, 업비트 탑30 지수에 포함된 암호화폐들 중 가장 작은 변동성을 가진 5종의 흐름을 보여준다.

UBCI는 지난해 5월에 출시돼, 이제 만 1년이 지났다. 김 팀장은 "그동안 시장이 너무 안 좋아서 UBCI가 많이 활용되진 못했지만,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본다"며 향후 활용 가능성을 높게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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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지금의 암호화폐 시장에서의 인덱스는 아직 시장 정보를 요약하는 앞부분 단계에 머물러 있다"면서도 "하지만 인덱스의 역할은 결국 상장지수펀드까지 갈 거라고 보며, 업비트도 현재의 단계를 넘어 올라가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비트는 현재 한 주 동안의 시장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UBCI 위클리 리포트'도 매주 발간하고 있다. 김 팀장은 "앞으로 UBCI의 쓰임새가 많아진다면, UBCI 사용자들의 수요를 위클리 리포트에 녹여서 더 발전시켜 나갈 예정"이라며 "계속 인데스를 발전시켜 나갈 예정이며, 국내에서도 곧 인덱스를 통한 상품 출시 등의 기회가 올 거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