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400만 대 규모인 국내 PC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에 이어 3위를 차지하기 위한 해외 제조사의 경쟁이 치열하다.
한국레노버는 최근 2-3년간 개인용 노트북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3위를 지켜왔지만 지난 해 15% 이상 판매량이 감소했다. 반면 에이수스는 ROG 등 게임용 노트북을 앞세워 레노버와 격차를 크게 줄였다.
맥북프로, 맥북에어 등 노트북 라인업을 갖춘 애플은 충성도가 높은 소비자층을 확보하고 있어 특별한 할인 행사 없이 안정적으로 5위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한국HP는 2013년 이후 지속적으로 판매 순위가 하락해 5위권 바깥으로 밀려났다.
■ 3위 노리는 물밑 경쟁 "상징성 때문"
시장조사업체 한국IDC에 따르면 지난 해 국내 PC 출하량은 데스크톱 194만 대, 노트북 231만 대, 전체 426만 대로 소폭 감소했다.
이 중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각각 40% 내외를 차지한다. 삼성전자는 법인 리스나 대량 납품에서, LG전자는 초경량 노트북인 그램 등 개인용 시장에서 강세를 보인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물량을 제외한 약 90만 대가 해외 제조사의 몫인 셈이다.
특히 2015년 이후 데스크톱 PC보다 판매 비율이 더 높아진 노트북 시장에서 3위를 차지하기 위한 물밑 경쟁이 치열하다. 전체 순위로는 3위지만 '외산 업체 1위'를 내세울 수 있다는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 개인 시장 3위 위태로운 한국레노버, 추격하는 에이수스
각 시장조사업체와 제조사 자체 집계 자료, 판매량 등을 종합하면 현재 국내 개인용 노트북 시장에서 3위 업체는 한국레노버다. 한국레노버는 2016년 이후 씽크패드 등 고가 라인업과 아이디어패드 등 저가 라인업을 통해 꾸준히 점유율을 확보해 왔다.
그러나 지난 해 판매량은 8만 대로 15% 이상 줄었다. 2015년부터 꾸준히 불거지는 각종 보안 문제는 물론 A/S가 원활하지 않다는 소비자 불만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반면 5위권에 그치던 에이수스는 게임용 노트북인 ROG 시리즈를 앞세워 한국레노버와 격차를 수 천대 수준까지 좁혔다. 에이수스코리아 자체 집계에 따르면 국내 시장의 게임용 노트북 성장률은 70% 이상이다.
■ 한국레노버 "대표 교체, 실적과 무관"
이에 따라 한국레노버는 이달 초 인텔코리아 출신 이희성 대표이사를 선임하고 전략 수정에 들어간 상태다. 이희성 대표는 2015년 영국계 부동산 컨설팅 업체인 나이트프랭크코리아 사장으로 부임한지 4년만에 다시 PC 업계로 복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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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선임 이후 7년 이상 재직했던 강용남 전임 대표이사는 커넥티드 조명 전문 기업인 시그니파이코리아로 이동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런 인사가 지난 해 노트북 판매량과 무관하지 않다고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레노버는 "신임 대표이사 선임은 전임 강용남 대표의 이직에 따라 결정된 사안이며 어디까지나 강용남 전임 대표의 개인적인 선택"이라고 답변했다. 다만 판매량 등 구체적인 수치에 대해서는 본사 방침을 이유로 답변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