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폭염 오기 전에 '전기료 폭탄' 누진제 손본다

구간 완화·폐지까지 검토…이달 개편해 다음 달 시행

디지털경제입력 :2019/06/03 16:50    수정: 2019/06/03 16:51

여름철 폭염으로 해마다 요금 폭탄 논란을 야기한 가정용 전기요금 누진제도가 결국 개편된다. 정부는 민·관 합동 태스크포스(TF)가 내놓은 3개 안을 중심으로 국민 공청회를 거쳐 이달 내로 누진제 개편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공사는 '전기요금 누진제 TF'가 마련한 누진제 개편(안) 논의를 위해 3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주택용 전기요금 개편 전문가 토론회'를 개최했다.

소비자 단체와 학계, 국책연구기관, 한전, 정부 관계자 등 12명으로 구성된 전기료 누진제 TF는 지난해 12월부터 전기료 부담 완화와 요금 불확실성 제거에 중점을 두고 논의를 진행해왔다.

3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주택용 전기요금 개편 전문가 토론회'. (사진=지디넷코리아)

■ 누진구간 완화 혹은 폐지…3개 방안 내용은?

이날 누진제 TF는 현행 3단계 누진제를 폐지 또는 완화하는 내용의 3개 안을 발표했다.

박종배 누진제 TF 위원장은 "매년 하계 누진제 논란이 발생해왔고, 특히 지난해 극심한 폭염으로 누진제를 한시적으로 조정한 바 있다"며 "금번 3개 누진제 개편안은 소비자들의 하계 전기료 부담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3개안은 ▲누진 체계를 유지하되, 여름철에만 별도로 누진구간을 확대하는 '누진구간 확대안' ▲여름철에만 누진 3단계를 폐지하는 '누진단계 축소안' ▲연중 단일 요금제로 변경해 누진제를 폐지하는 '누진제 폐지안' 등이다.

현행 누진제는 전력 사용량이 200kWh 이하인 1구간에 1kWh당 93.3원을 적용한다. 또 2구간(201∼400kWh)에 187.9원을, 3구간(400kWh 초과)에는 280.6원을 부과하고 있다.

1안(누진구간 확대안). (자료=산업부)
2안(누진단계 축소안). (자료=산업부)
3안(누진제 폐지안). (자료=산업부)

다시 말해, 1안(누진구간 확대안)은 현행 누진 요금체계를 유지하면서 7월과 8월 누진 구간을 확대 적용하는 방안이다. 1구간은 현행 200킬로와트시(kWh)에서 300kWh 이하로, 2구간과 3구간은 각각 301~450kWh, 450kWh 초과로 확대한다.2안(누진단계 축소안)은 7~8월 동안 3구간(400kWh 초과)을 폐지하고, 1구간(200kWh 이하)과 2구간(201kWh 초과)은 유지하는 안이다. 만약 201kWh를 초과 사용하면 2구간 요금인 187.9원만을 적용받는다.

3안(누진제 폐지안)은 누진제를 폐지하고 연중 단일 요금제로 변경하는 방안이다. 다만 이럴 경우 요금은 현행 1구간 요금 대비 35% 높은 수준으로 적용될 전망이다.

■ 대안별로 장단점 '뚜렷'…정부 "국민의견 수렴 후 개편작업 완료"

각 대안별로 장점과 단점도 명확하다.

(자료=산업부)

우선 1안(누진구간 확대안)은 지난해에 추진된 한시적 할인 방식을 상시화하는 것으로, 할인 대상은 450kWh 이하 구간의 대다수 국민이다. 그러나 현행 누진제 틀이 유지되는 측면이 있어, 역시 일시적인 제도 완화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자료=산업부)

2안(누진단계 축소안)은 여름철 전기료가 가장 높은 3구간을 폐지해 요금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가구당 평균 할인금액이 가장 크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그러나 전력소비가 많은 가구(400kWh 이상 사용)에만 혜택이 부여된다는 측면이 있다.

(자료=산업부)

마지막으로, 3안(누진제 폐지안)은 누진제 논란을 근본적으로 해소할 수 있지만, 약 1천400만 가구의 요금 인상이 발생한다는 점을 고려해야한다는 게 산업부의 설명이다.

산업부는 TF가 마련한 3개안에 대해 온라인 게시판, 공청회 등을 통해 국민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의견을 충분히 수렴한 후 개편안에 반영해 다음 달부터 새로운 제도를 시행할 방침이다.

의견 개진 방법은 4일 개설되는 한전 홈페이지 인터넷 게시판에 의견을 올리거나, 11일 오전 10시 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리는 공청회에 참여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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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관계자는 "누진제 TF가 토론회와 공청회, 온라인 게시판 등을 통해 수렴된 의견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최종 권고안을 한전에 제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후 한전이 전기요금 공급약관 개정안을 마련하고 이사회 의결을 거쳐 정부에 인가요청을 하면, 정부는 전기위원회 심의를 거쳐 이달 내 누진제 개편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