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 애플과 합의위해 수 십억 달러 양보"

포스페이턴츠 분석…당초 요구액은 100억 달러 넘어

애플과 퀄컴이 지난달 법정 밖 화해로 소송을 끝내면서 합의금 규모에 관심이 쏠렸다. 당시 두 회사는 애플이 지불할 특허 로열티 규모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하지만 퀄컴이 1일(현지시간) 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이 부분에 대한 궁금증이 풀렸다.

퀄컴은 이날 6월 마감되는 분기에 애플과 특허 소송 합의와 관련된 매출이 45억~47억 달러 가량 추가될 것이라고 밝혔다.

물론 엄밀히 말해 47억 달러는 합의금은 아니다. 애플과 퀄컴은 모든 소송을 취하하면서 4월1일부터 6년 간 특허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애플이 지불할 47억 달러는 6년 라이선스 계약 대가로 일시불로 지급할 로열티다. 여기에다 퀄컴이 애플과 계약 위반 소송 이후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사내에 유보해뒀던 미지급 리베이트도 포함된 금액이다.

(사진=씨넷)

그렇다면 이 금액은 두 회사가 소송 때 요구했던 것과 비교하면 어느 정도 수준일까? 특허 전문 사이트 포스페이턴츠가 이 부분을 분석했다.

소송 당시 퀄컴은 애플에 요구한 로열티는 70억 달러였다. 포스페이턴츠에 따르면 퀄컴은 70억 달러가 “종전 라이선스 계약이 지속될 경우 애플이 지불해야 했을 금액”이라고 주장했다.

여기에다 지연배상금 13억 달러도 함께 요구했다. 지연배상금은 애플이 2017년 1월부터 로열티 지급을 중단한 부분과 관련된 배상금이다.

여기에다 퀄컴이 추가로 요구한 것들을 종합하면 퀄컴이 요구한 전체 배상액은 100억 달러에 이른다.

이 같은 수치를 토대로 포스페이턴츠는 “퀄컴은 애플과 합의하기 위해 (당초 요구액에서) 수십억 달러를 할인해야만 했다”고 지적했다.

물론 이런 평가는 어디까지나 결과론일 따름이다. 포스페이턴츠가 지적한대로 소송에서 퀄컴이 패소할 수도 있다. 또 애플과 퀄컴이 드러난 부분 외에 이면 계약을 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두 회사 소송에선 퀄컴의 특허 라이선스 비즈니스 모델 자체도 도마 위에 올랐다. 소송 승패에 따라선 퀄컴의 로열티 징수 기준 자체가 흔들릴 수도 있었다.

따라서 지금 시점에서 두 회사 합의로 누가 더 큰 실익을 챙겼는지 따지는 것은 크게 의미는 없다. 다만 애플이 5G 모뎀 확보를 위해 많은 것을 포기한 것 못지 않게 퀄컴 역시 상당한 양보를 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