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오는 2030년까지 파운드리 세계 1위에 도약하고 팹리스 시장 점유율 10%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30일 오후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에서 열린 ‘시스템 반도체 비전 선포식’에 참석해 “우리의 목표는 분명하다.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파운드리 분야 세계 1위, 팹리스 분야 시장점유율 10%를 달성해 종합반도체 강국으로 도약하는 것”이라며 국가차원의 시스템 반도체 육성 전략 의지를 내비쳤다.
문재인 대통령은 “메모리 반도체 세계 1위 위상은 우리가 만든 제품 경쟁력도 함께 상승시켰다”며 “오늘 국민 여러분께 보고드리는 시스템반도체 비전과 전략은 메모리반도체 분야 세계 1위를 도약대 삼아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것이다. 지금의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한국산 제품에 첨단을 넘어 미래를 담는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정부가 발표한 시스템 반도체 비전과 전략은 ▲팹리스(반도체 설계)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생태계 ▲인력 ▲기술 등 5대 중점대책을 중심으로 정부의 적극적인 성장 지원이 이뤄질 예정이다.
이는 세제 및 금융지원 등을 통해 팹리스 및 파운드리 산업의 성장을 도모하고, 반도체 생태계 조성으로 전문인력 양성과 선순환 구조를 마련하는 게 핵심이다. 나아가 미래차·바이오 등 시스템 반도체 유망시장 선점을 위한 차세대 기술개발도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 시스템 반도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시스템 반도체는 데이터를 저장(메모리)하는 메모리 반도체(D램, 낸드플래시 등)와 달리 데이터를 분석·처리하는 비메모리 반도체를 뜻한다.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이미지센서(CIS), 통신모뎀 등이 대표적이다.
이같은 시스템 반도체는 메모리(대량생산)와 달리 다품종 맞춤형 제품으로 세트업체 요구를 충족시킬 설계기술과 고급인력이 경쟁력을 좌우한다.
정부는 그간 메모리에 비해 취약한 시스템 반도체의 저변확대를 위해 시스템IC 2010(1998~2011년), 시스템IC 2015(2011~2016년) 사업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전문인력 부족, 생태계 경쟁력 미흡, 수요산업과 연계 미비로 여전히 낮은 시장점유율(2018년 기준 3.1%), 기술력 부족(미국 대비 80%), 규모의 영세성(글로벌 50대 팹리스 중 우리기업 1개) 등 국내 시스템 반도체 산업은 성장 정체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시스템반도체 산업의 자생적 생태계를 조성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학사·석/박사·실무 등 체계적 인력양성 사업을 도입할 계획이다. 나아가 민간의 시설 및 연구개발(R&D) 투자를 세제·금융 등으로 뒷받침한다는 방침이다.
■ 글로벌 수준의 팹리스 성장기반 구축
정부는 국내 팹리스 육성 계획의 목표로 글로벌 수준의 성장기반 마련을 내세웠다.
이를 위해 정부는 ▲전용펀드 신설 ▲우수기업연구소 선정 ▲반도체 설계툴 지원 ▲창업부터 성장단계까지 애로사항에 대한 원스톱 서비스 제공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 자동차·바이오·에너지·사물인터넷 가전·기계/로봇 등을 5대 전략분야로 선정하고, 팹리스 업체들과 수요기업을 연결하는 협력 플랫폼(얼라이언스 2.0)을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나아가 에너지, 안전, 국방, 교통인프라 등 공공유망시장에 수요기관과 팹리스 간 협력체계도 구축하기로 했다. 이는 수요발굴부터 과제기획, 기술개발, 공공조달로 이어지는 것으로 2030년까지 2천400억원 이상의 시장 창출이 예상된다.
5세대 이동통신(5G)과 시스템반도체의 연계도 지원한다. 네트워크 장비부터 기기, 무인 이동체 등 5G 산업별로 팹리스와 연계시스템을 구축하고 2021년까지 공동R&D를 지원할 예정이다.
반도체 설계 필수 프로그램인 설계 자동화 소프트웨어에 대해 국내 팹리스가 공동 이용 가능한 시스템도 제공될 예정이다. 정부는 시스템반도체 설계지원센터를 확대·개편해 창업·기술 컨설팅, 반도체 설계·개발(MPW 등), IP관리·검증(IP플랫폼), 사업화 지원 등도 One-Stop 서비스로 제공할 계획이다.
1천억원 규모의 민간주도 팹리스 전용펀드도 신규로 조성하고, 연간 7억원 규모로 4년간 R&D를 지원하는 우수기업연구소도 지정될 예정이다.
■ 대중소 첨단·틈새시장 동시공략 추진...단기간 내 세계 1위 파운드리 성장 가능
정부는 파운드리 산업 육성 전략으로 대표기업은 하이테크 첨단분야를, 중견기업은 미들테크 틈새시장을 공략하도록 세제 및 금융 지원을 확대할 방침이다.
틈새시장으로는 전력반도체, 아날로그반도체 등의 시장 진출을 위해 사업구조 고도화 지원프로그램(산은) 등을 활용할 예정이다. 중견 파운드리의 시설투자 금융을 지원해 생산성 향상시키는데도 집중할 계획이다.
첨단 분야로는 5G, 인공지능(AI), 바이오 등 시스템반도체 기술을 신성장동력·원천기술에 반영해 기업의 대규모 투자와 신기술 개발에 대한 세액 공제 혜택도 제공할 예정이다.
특히, 정부는 팹리스 업계의 성장이 파운드리 수요 증가로 이어지고, 파운드리 성장이 팹리스 제품의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도록 상생협력 생태계 조성에도 집중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MPW(Multi Project Wafer) 이용 시 물량제한, 셔틀운영 등을 개선해 공정별 적용 횟수(2~3회)를 확대하고, 팹리스·파운드리 간 가교역할을 하는 디자인하우스에 설계최적화 서비스인프라를 지원할 계획이다.
■ 2030년까지 반도체 고급인력 1만7천명 양성
정부는 다품종 맞춤형의 시스템 반도체 산업의 특성을 고려해 다양한 인력양성 프로그램 신설해 2030년까지 전문인력 1만7천명을 양성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계약학과 신설 및 단계적 확대 ▲반도체 설계·공정기술 R&D ▲폴리텍대학의 반도체 특화형 전환 ▲대학 공정실습 팹시설 확충 등 종합 플랜이 추진될 예정이다.
정부는 또 차세대 반도체 개발에 향후 10년간 1조원 이상을 투자할 예정이다. 더불어 핵심 기술의 해외기술유출 방지에도 나설 예정이다.
차세대 지능형 반도체 기술개발은 AI, 자동차, 바이오 등 유망 기술에 대해 향후 10년 간 범부처(산업부·과기정통부) 합동으로 1조원이 투자될 계획이며, 이는 원천기술부터 응용기술까지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사용될 예정이다. 산업부가 2026년까지 5천200억원, 과기정통부 2029년까지 4천800억원을 투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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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날 정부의 이 같은 시스템 반도체 육성 전략에 대해 "시스템 반도체 산업의 성공을 위해서 사람과 기술에 대한 투자를 더 적극적으로 하겠다"며 "또 생태계 조성 상생에 대해서도 늘 잊지 않겠다"며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야말로 세계 최고를 향한 도전을 멈추게 하지 않는 힘이라는 게 개인적인 믿음이기도 하다"라고 화답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4일 시스템 반도체 생태계 조성 전략으로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분야 연구개발 및 생산시설 확충에 133조원을 투자하고, 전문인력 1만5천명을 채용한다는 ‘반도체 비전 2030’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