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올해 1분기 반도체 사업에서 실적 쇼크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부터 불거진 반도체 위기론이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30일 삼성전자는 1분기 반도체 사업 부문 실적으로 매출 14조4천700억원, 영업이익 4조1천2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30.37%, 영업이익은 64.33% 감소한 수치다. 전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22.83%, 영업이익은 46.98%나 줄어들었다.
SK하이닉스도 상황은 비슷하다. SK하이닉스의 1분기 실적은 매출 6조7천772억원, 영업이익 1조3천665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22%, 영업이익은 69% 감소했다. 전분기 대비해서는 매출은 31.81%, 영업이익은 69.15% 줄어들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1분기 반도체 사업의 실적 부진 배경을 계절적 비수기로 인한 수요 둔화와 메모리 반도체의 가격 하락을 꼽았다.
전세원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마케팅담당 부사장은 이와 관련해 “1분기 거시경제의 불확실성과 수요약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낸드플래시는 계절적 비수기 및 재고 조정 영향을 받았다”며 “비메모리는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했고, 데이터센터 수요 약세가 지속됐다. 이에 D램 및 낸드플래시 ASP가 20% 중반으로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D램 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램(8Gb DDR4 1G×8 2133MHz 기준) 고정거래가격은 지난해 9월 8.19달러(약 9천547원)에서 올해 4월 4.00달러(약 4천663원)로 지속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낸드플래시(128Gb 16G×8 MLC 기준) 고정거래가격도 지난해 11월 4.74달러(약 5천525원)에서 올해 4월 3.98달러(약 4천639원)로 지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2분기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전반적인 수요 약세로 인한 실적 부진을 우려했다.
다만, 하반기부터는 2분기부터 서버와 모바일 등 일부 시장을 중심으로 수요가 회복되면서 실적 반등(상저하고)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는 1분기 서버 업체들이 D램 구매에 보수적으로 나섰지만, 2분기에는 재고 수준이 낮아짐에 따라 수요가 회복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더불어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을 중심으로 고용량의 메모리 채용이 기대되는 것도 하반기 시장 반등을 기대하는 이유다.
차진석 SK하이닉스 부사장은 이에 대해 “2017년과 2018년에 데이터센터 고객사들이 경쟁적으로 투자를 하면서 메모리 시장에서 구매 과잉이 있었다. 그 여파로 올해는 고객사들이 구매를 지연하고 재고 소진에 집중하고 있다”며 “2분기는 서버용 D램 수요가 점진적으로 회복, 모바일용 D램은 완연한 회복이 예상된다. 올해 인텔의 새로운 프로레서 등장이나 5세대 이동통신,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등이 준비 과정을 거쳐 내년부터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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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증권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2분기 실적으로 1분기보다 하회한 성적을 거둘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IBK투자증권은 삼성전자가 2분기 반도체 사업에서 매출 15조1천450억원, 영업이익 3조9천910억원의 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했다. 하이투자증권은 SK하이닉스가 2분기 실적으로 매출 6조3천140억원, 영업이익 5천49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