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합병 본계약이 체결됐다. SK텔레콤은 과거 CJ헬로비전(현 CJ헬로)에 이어 두 번째 유료방송 산업 인수합병 시도다. 정부 심사는 큰 무리 없이 통과할 전망이지만, 과거 실패 사례가 있던 터라 향후 관련 행정 절차에 관심이 쏠린다.
티브로드 인수합병 외에 LG유플러스의 CJ헬로 지분 인수에 관련된 정부 심사가 이뤄지고 있다. 또 옥수수와 푹의 통합법인 출범도 앞두고 있다. 유례없는 시장 구조개편이 동시다발로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유료방송의 1차적인 합종연횡 움직임에 이어 정부의 심사 움직임이 2차적인 인수합병 시도 등의 구조개편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에 정부 심사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6일 티브로드의 모회사인 태광산업과 합병 계약을 체결한 SK텔레콤은 다음 달 초에 정부 심사 요청서를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인수합병 본 계약을 체결하기 전 추진 계획만 밝히고, 지난달 28일 공정거래위원회에 임의적 사전심사 요청서를 접수했다. 정식 심사 요청 이전에 경쟁 제한성 검토만 미리 요청하는 식이다.
공정위 임의적 사전심사를 통해 심사 기간을 다분히 줄일 수 있게 됐다는 것이 업계 안팎의 평가다. 다만, 법적 심사 기간이 정해져 있지만 자료 보정 요청 등으로 심사 완료 시점을 예단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심사 기간을 미리 특정하기는 어렵지만 공정위는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 두 회사의 심사를 동시에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
공정위는 인수합병 추진에 앞서 유료방송 시장의 개편 움직임에 따라 방송매체 산업의 경쟁촉진방안을 마련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대통령 업무보고 당시 지상파, 유료방송, OTT 등으로 일부 시장획정 검토 작업도 진행했음을 밝혔다. 이에 따라 두 회사의 심사를 별도로 다루기 보다 공정위가 세운 기준에 따라 동일하게 살펴볼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유료방송과 기간통신산업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방송통신위원회도 바삐 움직일 전망이다.
LG유플러스의 CJ헬로 지분 인수는 과기정통부와 공정위 심사만 진행하지만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합병은 방통위의 심사도 거쳐야 한다.
방통위는 유료방송 인수합병에서 공공성과 지역성을 담보하고 콘텐츠 투자 촉진을 유도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공정경쟁에 미치는 영향과 함께 산업 지형 변화에 따른 새로운 정책을 마련해야 할 책무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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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결합 시 경쟁제한, 방송의 공공성, 케이블TV의 지역성 등이 주요 심사 화두로 꼽히고 있는 가운데 심사 결과와 승인 시 조건 등에 따라 추가적인 유료방송 구조개편의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
유료방송업계 한 관계자는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의 인수합병이 승인될 때 부여되는 조건은 다음 유료방송 사업자 간 합종연횡 시도와 규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